[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황성운)은 오는 12월 9일(화) 낮 2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합주곡 디지털 음원 데이터 구축 성과보고회’를 연다.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AI) 학습용 국악 데이터 구축 성과를 국민에게 공개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국악 데이터의 활용 방향과 미래 국악 생태계 조성 전략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했다. 행사는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 국악, “ 누구나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국악을 창작할 수 있는 환경 마련!” 국립국악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추진하는 <2025 초거대인공지능 확산 생태계 조성사업>의 하나로 국악 전문 이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을 끝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국립국악원은 1,000곡 규모의 국악 합주곡 디지털 음원 데이터와 약 7,000개 이상의 국악기 단일 음원을 구축했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등 국악기 주요 악기 음색을 세밀하게 기록ㆍ표준화한 데이터다.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국악 작곡 시스템 ‘국립국악원×믹스오디오(MixAudio)’를 개발해 누구나 인공지능을 활용해 국악을 작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44) 1897년, 그녀는 아펜젤러 목사에게 세례를 받고 ‘마르다(Martha, 瑪多)’라는 세례명을 받았습니다. “마르다!” 커틀러가 그녀를 불렀습니다. “…….” 그녀는 가만히 서 있기만 했습니다. “오늘부터 당신 이름은 마르다입니다. 김마르다!” 그날부터 그녀는 김마르다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김마르다. 우리나라 첫 간호사의 이름이다. 그녀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코와 손가락을 베인 아픈 개인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근대 의료기관 ‘보구여관’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간호사’라는 천직을 만났다. 한봉지가 쓴 이 책, 《우리나라 최초의 간호사 김마르다》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김마르다’라는 여성의 인생을 담담히 서술한 책이다. 그녀가 겪었던 아픔과 고통, 슬픔이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승화되고, 또 가정폭력의 희생자로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던 그녀가 점차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자신감을 되찾아가는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그녀가 ‘보구여관’을 찾아간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보구여관은 말 그대로 여성 환자를 ‘보호하고 구원한다’라는 뜻이었다. 1884년 4월 서울 정동 이화학당에 여성의원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철이, 온이 겨울로 가득차는 온겨울달, 12월의 첫날입니다. 오늘 거리에는 딸랑거리는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사랑의 온도를 높이기 비롯했습니다. 그런데 나라의 살림을 꾸리는 국회에서는 예산안 처리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기별이 들려옵니다. 해끝 바람빛(풍경)이 나눔과 다툼으로 갈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조금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온겨울달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입니다. 이렇게 값진 때에 흐지부지한 끝맺음 대신, 야무지고 단단한 마무리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은 바로 '매조지하다'입니다. '매조지다'라는 말, 소리 내어 읽어보면 참 단단하고 찰진 느낌이 들지 않나요? 이 말은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마무리하다'라는 말보다 훨씬 더 야무진 느낌을 주지요. 이 말의 짜임을 살펴보면 그 맛이 더 깊어집니다. '매다+조지다'라고 할 수 있는데 끈이나 매듭을 묶는다는 뜻의 '매다'와 짜임새가 느슨하지 않도록 단단히 맞추어서 박다는 뜻을 가진 '조지다'가 더해진 말이지 싶습니다. 그저 일을 끝내는 게 아니라, 풀리지 않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를 잡지 못하게 함은 올해 농정(農政)과 가장 큰 관계가 있는 일이다. 평년에는 혹 임시로 장패(藏牌)* 하는 일이 있었으나, 이는 풍년이 들어 흥청거리는 정사이지 결코 흉년에 말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의정부에서는 앞서 미리 각 행정구역에 알려 전보다 갑절 엄히 단속하게 하고, 형조와 한성부에도 미리 단속함과 아울러 도성의 안팎에 거듭 분명히 알아듣게 하여 금령(禁令)을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좌ㆍ우 포도대장도 한결같이 두루 알도록 하라.“ 위는 《순조실록》 32권, 순조 32년(1832년) 12월 1일 기록으로 흉년을 맞아 소를 잡지 못하게 함을 온 나라에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는 조선시대 농경 사회에서 논밭을 갈고 짐을 나르는 등 농사의 핵심 일꾼으로 여기는데 흉년에는 곡식 생산이 더욱 어려워지므로, 소를 보호해 농업 기반을 지키는 것이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근본으로 알았던 사회(조선시대) 전체의 생존에 직결되었지요. 또한 이 ‘우금’은 소 돌림병이 생겼을 때도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 내내 도살한 사람을 유배 보내는 등 엄히 다스렸어도 소고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희옥 애국지사님 가족분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동신초등학교 6학년 1반 이수빈입니다. 저희 반에서 대대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가 일제의 탄압 속에서 독립운동으로 저항하며 광복을 바랐던 독립운동가들을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전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아프고 큰 상처를 6학년이 돼서야 깨닫게 된 것이 그저 후회되고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오희옥 애국지사님을 알게 된 계기였던 프로젝트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일제강점기 때 나라를 빼앗긴 위험 속에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독립운동가들을 알아가고 그에 관련된 체험활동을 하며 그분들의 활동에 감사함을 전하는 일입니다. (중간줄임) 편지를 쓰기 전 오희옥 애국지사님께서 '광복절 경축식'에서 임시정부 시절 애국가를 부르시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꽃 같은 나이 14살에 어떻게 독립운동이란 길을 선택을 하셨는지 상상이 안 갑니다. 그 당시 정말 무섭고 두려우셨을 텐데 용기를 내신 것이 감히 제가 말을 못할 정도로 대단하시고, 또 감사합니다. 오희옥 애국자사님께서 애국가를 부르실 때 진심이 느껴져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부디 하늘에서는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광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8월 29일부터 오는 2026년 3월 29일까지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 101번길 75.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큐리움에서는 개관 10돌을 기려 <날개 아래 바다 - 서천갯벌의 생명 이야기>를 씨큐리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서천의 갯벌은 ‘한국의 갯벌(Getbol,Korean Tidal Flasts)’의 일부로 2021년 7월 26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번 전시는 서천갯벌이 가진 탁월한 생태적 값어치와 갯벌 보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들의 주요 기착지로서의 역할을 소개하고자 하였다. 전시내용은 유부도 갯벌영상을 시작으로 ▲한국의 갯벌 ▲서천 갯벌의 생물다양성▲ 서천갯벌의 물새 ▲서천갯벌과 인간으로 크게 4개의 주제로 구성하였습니다. 멸종위기종을 포함하여 50여 종의 다양한 물새 실물 표본들을 관람할 수 있으며 갯벌 속에 사는 갯지렁이 등의 작은 생물들의 확대 모형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갯벌에서 사진찍기와 퍼즐맞추기 등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였습니다. 관람 시간은 아침 9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며, 매주 월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는 11월 28일부터 12월 12일까지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의 새로운 이름을 공모한다. 이번 공모전은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를 정착시키고 누리집 이용을 활성화하고, 운영 목적 및 기능에 부합하는 신선하고 친근한 이름을 짓기 위해 기획되었다. *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일반적인 배출방법, 우리동네(시군구) 배출방법과 수거장소 등을 통합 안내하는 승강장(wasteguide.or.kr 또는 분리배출.kr)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건수에 제한 없이 접수할 수 있다. 접수된 아이디어는 1차 검증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전문가 심사를 통해 수상작이 결정되며, △주제 적합성, △표현력, △독창성, △전달성, △활용성, 등의 기준으로 심사를 받는다. 최우수작(1점)은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의 새로운 이름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상과 상금 100만 원을 주고, 우수작(2점)은 30만 원, 장려작(2점)은 20만 원의 상금을 준다. 참여자 200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1만 원대 모바일상품권(기프티콘)도 준다. 분리배출 누리집 이름 공모전에 대한 자세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국산 고구마가 외래품종을 빠르게 대체하며 국내 고구마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우수 품종 보급 확대로 국산 고구마 품종 점유율이 2016년 14.9%에서 2025년 41.1%로 올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재배면적도 2,548헥타르(ha)에서 7,151헥타르(ha)로 약 2.8배 확대했다. 국산 품종 중에서는 ‘호풍미’, ‘소담미’, ‘진율미’가 주력 품종으로 국산 고구마의 73.5%를 차지하며 점유율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호박고구마형 ‘호풍미’는 병해에 강하고 이상기상에서도 안정적인 수량을 확보해 재배 안정성이 우수하다. 이에 힘입어 보급 4년 만에 전체 재배면적의 16.5%(2,860.7ha)*를 차지하며 재배면적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꿀고구마형 ‘소담미’(7.2%, 1,244.2ha), 밤고구마형 ‘진율미’(6.6%, 1,149.7ha), 호박고구마형 ‘호감미’(5.5%, 956.9ha) 등이 이으며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25년 지역별 ‘호풍미’ 재배면적(ha): 당진시(500), 여주시(360), 해남군(286.5), 무안군(205), 강화군(130.5), 논산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백두산 가는 길 돌아보니 높고 힘찬 산줄기 (달) 굽이굽이 물줄기 따라 가면 (돌) 강바람 산바람 우릴 반기고 (빛) 압강은 아리수처럼 푸근해 (심) ... 24.11.10.불한시사 합작시 꼭 작년 이맘때쯤이었으니 감회가 더욱 새롭다. 시벗들과 함께한 고구려 답사 여행 중, 그 현장의 바람과 빛 속에서 쓰였던 합작시 가운데 하나로, 그때그때 마주친 풍경의 감동을 찬탄하며 한 줄 한 줄 쌓아 올린 즉흥의 흔적이다. 현장의 시공이 고스란히 겹쳐 묻혀 있으니, 오늘 다시 떠올려도 그날의 공기까지 그대로 되살아난다. 저 푸른 압록강 물줄기를 따라가며 멀리 백두산으로 닿아가는 가파른 산악과 웅혼한 능선을 올려다보던 누군가의 눈길, 길게 이어진 철조망 바깥으로 굴곡의 역사처럼 굽이굽이 흘러가던 압록강과 강 건너 북녘 산야를 묵묵히 응시하던 순간의 깊은 시름이 아직도 마음 어딘가를 서늘히 울린다. 바람은 북방 초겨울의 숨결을 실어 오면서도 한켠으론 따뜻했고, 그 바람을 들이마시던 호흡 속에 저기 저 강산이 품고 있는 한과 정이 뒤섞여 아득히 번져갔다. 백두산 가는 길 도도한 강물을 따라 그 웅대한 풍경 앞에서 누군가 그저 오래전 잃었던 어머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제가 사는 이곳 진주의 숨씨(공기)도 아침저녁으로 제법 매섭습니다. 어느덧 들겨울(11월)도 끝자락, 스무아흐렛날이네요. 간밤에 기온이 뚝 떨어져 옷깃을 한껏 여미게 되는 오늘, 기별종이(신문)에서 마주한 기별이 바깥바람보다 더 시리게 다가옵니다. 요새 이른바 '고독사'로 누리(세상)를 등지는 분들 가운데 가웃(절반)이 쉰에서 예순 살 언저리의 남성이라는 알림이었습니다. 일자리에서 물러나거나 헤어짐으로 한동아리(사회)와 멀어진 채 홀로 지내는 이들의 아픔을 다룬 글을 읽으며, 문득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외진 곳’을 떠올려 보게 되었습니다. 흔히 이런 곳을 두고 ‘사각지대’나 ‘소외된 곳’ 같은 한자말을 쓰곤 하는데요. 오늘은 이 딱딱한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자, 찬 바람이 불면 더 시리고 아프게 느껴지는 우리 토박이말, ‘도린곁’ 이야기를 해 드립니다. 이 말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 참 쓸쓸하면서도 야릇한 울림이 있지 않나요? ‘도린곁’은 ‘사람이 별로 가지 않는 외진 곳’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낱말의 짜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맛이 더 깊어집니다. 둥글게 빙 돌려서 베거나 파낸다는 뜻을 가진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