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사람이 자연으로부터 기(氣)를 충분히 얻고 그 흐름이 원활하면 건강할 수 있다. 자연의 기를 받는 방법으로는 제철에 나오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우리 조상님들은 다달이 끼어 있는 명절에는 절식(節食)이라는 것을 먹었다. 경칩(驚蟄)이 되면 냉이국, 두릅적, 애탕, 봄나물 등 봄에 나는 식품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 요즘의 식생활은 매일 똑같은 감자튀김, 햄버거, 콜라 등 패스트푸드와 비타민과 미네랄이 파괴된 가공식품 등 기가 빠진 음식들을 먹고 있으니 어찌 건강할 수 있겠는가. 춘곤증의 계절이다. 한의학에서는 기후는 봄인데 몸은 아직 겨울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증상으로 본다. 따라서 몸의 기운이 잘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봄나물과 수렴(收斂)하는 작용이 있는 신맛 나는 조미료를 써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간(肝)기능이 강화되어 춘곤증을 이길 수 있다. 봄이면 어디든 파릇파릇하게 자라는 쑥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흔한 쑥은 민간약으로 한약제로 뜸의 재료로 식품으로 오랜 역사 속에서 요긴하게 사용되어 왔다. ▲ 다진 쇠고기에 데친 쑥을 다져 넣고 완자를 빚어 장국에 끓인 수라상의 애탕국 《동
[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냉이국에 밥을 말아 아침 먹고,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들으며 출근한다. 후리지아 꽃이 꽂혀 있는 책상에 앉아 박목월님의 시 '소찬(素饌)'을 소리 내어 몇 번이고 읽는다. 오늘 나의 밥상에는 냉이국 한 그릇 풋나물무침에 신태(新苔햇김) 미나리김치 (...) 혀에 그득한 자연의 쓰고도 향긋한 것이여 경건한 봄의 말씀의 맛이여. 냉이는 흙냄새와 햇볕 냄새가 난다. 냉이국은 온 몸을 돌아 겨우내 묵은 몸을 다시 살아나게 한다. 피아노 선율은 사랑에 빠진 처녀처럼 애타고, 두근거리며, 부드럽게 감정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박목월님 시는 겸허하고, 소찬으로도 행복하고, 자연에 감사하게 만든다. 이것은 내가 음식, 음악, 시에서 찾은 나만의 봄맞이 이벤트이다. 봄나물의 씁쓸한 맛을 통해 봄이 보내는 신호를 일찌감치 감지하는 것은 혀, 미각이다. 올해도 달래, 봄동, 돌미나리, 쑥, 머위, 취나물, 원추리 등등 시시때때로 봄나물들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봄의 전령은 역시 '냉이'이다. ▲ 냉이죽 약과 식재료로 모두 사용되는 냉이에 대하여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제채(薺-냉이 제 菜-나물 채)라고 하고, 성질은 따뜻
[그린경제/얼레빗 =지명순 교수] 여자가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은 무죄라고 했던가! S라인 몸매, 아기 피부처럼 매끄러운 살결, 건강한 머릿결 등은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다.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고, 고급 화장품을 사고, 헤어클리닉에서 관리 받는 등 돈과 시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름다움은 건강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고 또 건강은 음식을 잘 먹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 먹기를 소홀히 하고는 아름다워질 수가 없다.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때에 맞추어 잘 먹고 그러고도 예뻐지기 위해 특별히 먹을 것에 신경 쓴다면 '잣'을 권하고 싶다. 여성의 몸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25%이상으로 남자의 12.5%보다 체지방 비율이 높은 것은 생식기능과 관련이 깊다. 한편 체지방 속에는 성호르몬도 함유되어 있다. 지방조직이 호르몬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안드로겐(남성호르몬)이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으로 바뀌는 것인데 여성의 혈중 에스트로겐 중 3분의 1이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생성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여성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여성호르몬이 잘 분비된다는 것이니 지방의 섭취는 아름다움에 절
[그림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기나긴 겨울밤 우리 할머니가 단골로 들려주시던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는 날마다 들어도 재미있었다. 호랑이가 온다고 해도 울던 아이가 곶감을 준다고 하니 울음을 뚝! 그친다. 문밖에서 듣고 있던 호랑이는 곶감이 무서워 도망간다는 설화 속 이야기다. 그런데 하필이면 여러 가지 음식 중 왜 곶감이었을까? 그 까닭은 곶감이 우리 땅에 가장 오래 전부터 먹어온 건조과일이고 별다른 먹을거리가 없었던 시절 쫀득하고 달콤한 맛의 곶감은 겨울철 가장 맛있는 간식이었을 것이다. 감 맛이 매우 달기(甘)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맛이 좋다는 의미로 '감'이라 곶감이라고 불렀고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이라는 의미에서 '곶감'이라 부른다. 그리고 어떤 일을 빨리 해치우거나 맛있는 것을 빨리 먹는 것을 우리는 '감쪽같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꼬챙이에 꽂은 감을 누가 볼 사이도 없이 빨리 먹어치우는 데서 나온 것이다. 햇빛에 말린 곶감을 백시(白枾)라고 하며 말린 감이라는 뜻으로 건시(乾枾) 그리고 황시(黃枾)라고도 한다. 또한 곶감을 시병(枾餠) 또는 시화(枾花)라고도 하는데 이는 곶감이 떡(餠)과 같이 납작하게 눌러지고 흰 꽃이 핀 것과 같이
[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군밤 사려~ 이 소리를 들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 군밥을 까먹던 열일곱 처녀들은 어느덧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중년의 아줌마가 되었다. '밤'하면 생각나는 추억 한가지쯤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밤나무는 우리 땅에서 재배역사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되었고, 온 나라 어느 곳이나 사람이 사는 곳이면 흔히 있는 나무이기 때문에 식품과 약재로 다양하게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관혼상제에도 빠지지 않고 쓰여 우리 생활문화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밤이 제물(祭物)로 사용되는 까닭은 밤의 생태습성 때문인데, 밤을 심으면 껍질을 땅속에 남겨두고 싹은 올라오지만 껍질은 땅속에서 오랫동안 썩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는 까닭에 자신의 근본 즉, 조상을 잊지 않는다고 여겼다. 폐백을 드리면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치마폭에 밤을 던지는데 그 까닭은 밤송이 하나에 3개의 밤톨이 들어 있어서 이것을 3정승으로 여기고 훌륭한 자손 낳으라는 뜻이다. 밤은 100g당 162Kcal, 단백질 3.2g, 지질 0.6g, 탄수화물 35.8g, 칼슘 28mg, 비타민B1, 비타민A, 비타민C 등 각종 영
[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과거 해조류(海藻類)를 영어권에서는 'seaweed(바다의 잡초)'라고 불렀지만 요즘은 'sea vegetable(바다의 채소)'로 부르며 건강식품으로 인식을 바꾸어 가고 있다. 세계적인 장수 마을로 유명한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의 다시마 소비율은 일본 평균 섭취량의 두 배에 달하고 이 지역 주민의 암 발생률은 일본 평균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변비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칼로리가 거의 없고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다시마의 미끈미끈한 점액성분의 일종인 '푸코이단'은 혈액응고 억제작용이 있어 동맥경화와 이로 인한 뇌경색,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다시마 튀김 이밖에도 면역체계 활성화 등 항암작용의 효능까지 증명되고 있다. 아이들 손바닥만 한 다시마 한 장에는 어른 주먹만 한 감자 한 개와 맞먹는 칼륨이 들어 있다. 또 마그네슘, 칼슘 등 무기질도 풍부하며, 라미닌, 알긴산 등의 성분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강하 작용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곤포(昆布),
[그린경제/얼레빗=지명순 교수] 붉게 물든 산을 오를 때면 참나무 낙엽 밟는 바스락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참나무는 들판에 곡식이 풍년이 들면 도토리가 적게 달리고 흉년에는 많은 열매가 달린다고 하여 인(仁)을 갖춘 나무라고 하였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나무라는 뜻에서 '참'나무라고 부른다. 도토리 열매는 굶주리는 백성들 살리고, 나무로는 움막집을 짓고, 껍데기는 기와를 대신하여 너와집을 짓고, 재질이 단단하여 도끼나 괭이의 손잡이가 되기도 하며, 화력이 강하여 온돌방을 따뜻하게 덥히는 장작이 되고, 향이 좋아 고기 굽는 숯으로 최고로 친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썩혀서 표고버섯을 길러내는 나무이다. 가을이면 참나무의 기운을 한껏 머금은 표고버섯이 풍성하다. 표고는 궁중음식에서 소고기가 들어가는 요리에는 반드시 사용되는데 음식의 독특한 향과 맛을 더할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의 위험도 막을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 표고버섯 구이 표고버섯에 풍부한 엘리다테닌이라는 성분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개선한다. 또한 미국 FDA에서 선정한 10대 항암식품으로 선정되었는데 레티난이라는 항암작용을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한국인의 오랜 채식위주의 식생활은 소장(小腸)의 평균 길이를 동남아인보다는 40cm, 서양인보다는 80cm나 길게 만들었다. 하지만, 서구 식생활의 도입과 인스턴트패스트푸드의 발달은 식이섬유소 섭취량은 감소시키고,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섭취량은 증가시켰다. 더불어 대장암 발생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건수의 12%에 달하고 있다. 식이섬유(Dietary Fiber)는 몸 안에서 소화흡수되지 않고 체외로 배설되는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물에 녹는 수용성과 녹지 않는 불용성의 2가지가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과일(Pectin)해조류(Alginic acid)콩류(Gum)에 풍부하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현미통밀보리 등 거친 음식과 김치나물 등에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장의 움직임을 촉진시켜 변비를 예방하고, 콜레스테롤(Cholesterol)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고, 음식의 소화관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노폐물과 발암물질 등을 배출시킨다. 또한 젖산균(Lactobacillus)의 생육을 도와 장을 건강하게 한다. ▲ 고구마 단자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으로 당질 함량이 25%로 그 대부분이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오늘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우리의 큰 명절 한가위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8월조에서도 8월이라 중추되니 신도주(新稻酒햅쌀로 빚은 술), 오려송편(올벼로 빚은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先山)에 제물하고, 이웃집과 나누어 먹세라고 노래하고 있다. 하늘의 반달 모양을 닮은 송편은 하늘의 열매, 나무에 달린 과일은 땅 위의 열매, 흙 속에서 자란 토란은 땅 아래의 열매로 여겨,'하늘땅땅 아래'의 모든 것을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조상님께 감사드리는 것이 추석 차례이다. 갖가지 맛있는 음식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토란탕만큼은 추석이 아니면 먹기 어려운 귀한 음식이다. 토란은 토련(土蓮)이라고도 부르는 천남성과(天南星科)의 여러 해 살이 풀로서, 열대온대 지방에서 식용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다. 줄기는 하늘을 향해 쭉 뻗고, 녹색의 넓고 큰 잎은 연(蓮)잎과 비슷하다. 잎 표면에 왁스성분이 있어 빗방울이 잎에 떨어지면 동그란 물방울이 생긴다. 추석 때쯤 되면 뿌리는 통통하게 살이 올라 먹기에 알맞다. 토란은 칼로리가 100g당 58㎉ 로 구근류(球根類)중 가장 낮으며, 주성분은 전분이고 텍스트린과 설탕이 들어 있어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산 그늘진 밭 귀퉁이에서 참깨 단을 막대기로 내리치면 솨~솨~ 쏟아지는 깨알 소리에 할머니는 힘든 줄도 모르신다. 한가위에 참기름 짜고 볶아서 송편에 반지르르하게 바르고, 삼색나물 무치고, 고기에 발라서 굽고, 양념장에도 넣어 맛난 추석 음식 만들 요량이시다. 또 도시에 사는 아들딸 명절 쇠고 돌아가는 길에 한 병씩 들려 보낼 생각도 있으신가 보다. 참깨는 노부모에게 효도한다 하여 효마자(孝麻子)라 부르기도 한다. 참깨를 상식(常食)하면 늙어서 풍을 쫓고 희어진 머리를 검게 해주며 근심걱정을 없애준다고 하여 선인들은 이것을 일컬어 참깨에는 삼거지덕(三去之德)이 있다고 하였다. 삼거지덕을 과학적으로도 살펴보면, 참깨에는 지방 함량이 50%로서 그 성분 구성이 리놀레산(Linoleic acid) 40%, 올레산(Oleic acid) 45%,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 등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여 우리 몸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 줌으로써 동맥경화로 인한 풍(風)을 예방해 준다. 뇌 속의 레시틴(Lecithin) 결핍을 예방하여 건망증우울증불안증에 효과적이다. 또한 칼슘을 630mg이나 함유하고 있어 뼈를 튼튼하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