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를 꼽으라면 부탄을 꼽습니다. 우린 부탄 하면 불에 타는 가스를 생각할지 모르지만, 히말라야 동부에 있는 내륙국 부탄도 있습니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1/5 정도이고 인구는 78만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지요. 부탄은 경제지수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를 우선시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곧 경제적 성장보다는 국민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지요. 그 나라는 첫눈이 내리는 날을 공휴일로 삼습니다. 온 마을이 잔치 분위기가 되는 동화 같은 나라지요. 그 나라는 '사랑해'라는 말이 없습니다. 대신에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 내 마음이 빛납니다.'라는 표현을 쓰지요. 그렇게 국민의 행복 증진에 힘을 쓰는 나라지만, 그 나라에서는 행복에 순위를 매기지 않습니다. 행복을 내세우지도, 그렇다고 불행을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부탄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합니다. 히말라야산맥에 자리 잡고 있어 높은 산과 울창한 숲이 많습니다. 또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 부탄 정부는 자연환경 보호에 힘쓰고 있지요. 자연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것은 장자의 ‘무위자연’을 닮았습니다. 우린 어떻게 하면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 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세 이런 전차로 어린 백셩이 니르고져 홀베이셔도 마참네 제 뜨들 시러펴디 몯할 노미하니라 우리 한국인들은 이런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을 외우고 다닌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서 문자로 서로 통하지 아니하기에, 이 때문에 일반 국민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 뜻을 능히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들을 위해 한글이라는 문자를 발명해 주신 세종대왕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이 한국인 모두에게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배우기 쉽고 쓰기 쉽고, 생각을 쉽게 표현하고 나눌 수 있는 이 글자가 조선 왕조 끝날 때까지 정식 글자로 사용되지 못하고 모든 공문서나 기록이 대부분 한문으로 표기됨으로써 우리 국민의 불편과 문화의 지체현상이 말할 수도 없었던 역사가 있었다. 한글이 언문이라는 이름으로 있다가 국문(나랏글)으로 선포된 것이 고종 때인 1894년이다. 이때부터 비로소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이 일치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고종은 칙령을 통해 모든 법령을 국문으로 바탕으로 삼고 한문 번역을 붙이거나 국한문을 섞어 쓰도록 하였다. 훈민정음 창제 450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주일에 교회만 다녀온 뒤 계속 집에 있었습니다. 지난 8월 말에 갔다 온 몽골 여행기를 아직도 다 못 쓰고 있어서, 오후 내내 글 쓰는 데 집중했지요. 같이 갔다 온 친구들은 다들 내가 당연히 여행기를 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쓰고 끝내지 못했으니 슬며시 압박감을 느낍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걸음 수를 보니 3,000보도 안 됩니다. “오늘은 하루 걸음 목표치인 12,000보는 근처에도 못 가보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걷자는 생각으로 집 앞 반포대교 근처 한강에 나왔습니다. 요즘 일요일마다 뚜벅이 축제를 하느라 한강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잠수대교는 차량 통행을 막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합니다. 물론 다리 양옆으로 먹거리도 많이 팔고요. 잠수교에 차가 안 다니는 것을 보다 보니, 순간 이럴 때 나도 차도 한가운데로 잠수대교를 뛰어서 건너가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봄에 뚜벅이축제를 할 때 잠수교를 왕복하는 이어달리기 하는 것을 본 기억도 작용하였지요. 그래서 달려서 낙타등을 넘어 잠수교를 건너갔는데, 이때 왼쪽으로 동작대교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 여기까지 온 것,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해서 쓸모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확실한 쓸모가 없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꾸미개 곧 장신구도 그렇다. 꾸미개가 없다고 해서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꾸미개가 있으면 일상이 훨씬 풍요로울 수 있다. 박세경이 쓴 이 책, 《곱구나! 우리 장신구》는 일상을 아름답게 가꿔주었던 전통 꾸미개를 다룬다. 지금도 특별한 날에는 꾸미개를 즐겨 착용하지만, 예전에도 일상을 빛내주는 용도로는 꾸미개만 한 것이 없었다. 혼인이나 과거급제처럼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꾸미개는 특히 빛을 발했다. 꾸미개에 얽힌 옛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정겹다. 돌잔치, 혼인, 장원급제, 장례와 같이 굵직굵직한 삶의 큰 사건에는 늘 꾸미개가 있었다. 일생에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중요한 순간들을 가장 예를 갖추어 진중하게 맞이했던 진심이 느껴진다. 그 가운데 장원급제 때의 차림과 꾸미개가 특히 눈길을 끈다.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처럼 과거에 급제한 사람은 연두색 앵삼을 입고, ‘복두’라는 관모를 쓰고, 복두에 어사화를 꽂았다. 어사화는 보라색, 노란색, 다홍색 등 다양한 색깔로 만든 꽃으로 임금이 내린 꾸미개였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내가 하는 부탁이 남이 보면 청탁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선물이 남이 보면 뇌물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단합이 남이 보면 담합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할 땐 정과 의리지만, 남이 보면 부정과 비리일 수 있습니다. 남의 시선으로 나를 돌아볼 때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대한민국이 보입니다." 위의 글은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으로 뇌물은 주어도 범죄(증뢰)이고 받아도 범죄(수뢰)입니다. 공직에 오르기 전에 받아도(사전수뢰) 범죄이고 퇴임 후에 받아도(사후수뢰) 범죄입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대신 받아도(제삼자 뇌물공여) 범죄이고 다른 사람 일로 줘도(알선수뢰) 범죄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뇌물이 연관 돼있으면 무조건 처벌 대상입니다. 심지어 뇌물을 현실적으로 받지 않아도 (요구, 약속만 하여도) 처벌하고 실지로 제공하지 않아도(약속, 공여, 공여 의사표시) 처벌됩니다. 뇌물이 공무수행과 정상적인 국가작용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것이기에 처벌 요건을 강화한 것이지요. 거액의 뇌물의 경우에는 몰수는 물론 받은 뇌물의 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고 걸릴 때쯤 되어 준 사람에게 돌려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몽골초원은 이상하게 한국인들의 마음을 끈다. 올여름 많은 한국인이 몽골을 다녀온 것 같다. 나도 물론 그 가운데 한 명이다. 몽골이 한국인들을 부르는 까닭으로 아마도 몽골이 우리의 조상들이 살던 곳이 아니냐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 몽골 남서쪽으로 알타이산맥이 길게 흘러내리는데 우리가 쓰는 말이 우랄 알타이어족(語族)이라고 학교에서 배웠기에 아마도 우리가 거기서 왔을 것이란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친연의 느낌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거기에다 올여름 같은 지독한 무더위에는 시원한 몽골에 가서 더위도 피하고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도 보자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우리도 얼마 전 몽골여행에서 알타이산맥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길고 긴 사막길을 달려 힘들게 찾아 들어간 알타이산맥. 높은 봉우리들이 길게 뻗어있는데 한여름에도 얼음이 얼어있다는 얼음골 골짜기로 내려가는 작은 도랑 옆으로 돌무더기가 보인다. 형태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성황당과 비슷한 '어워'(예전에는 오보라고 알던 것인데 현지어로 어워라 한단다)가 아닐까, 생각했다. 알타이와 몽골초원은 기마민족(騎馬民族)의 어머니 대지이며 한국인들의 문화원형을 간직한 곳으로 알려졌다.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조용필이 새 음반을 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스무 번째 노래집이라 한다. 그 소식을 들으니 반갑기는 한데 고개가 갸우뚱해지며 체한 듯 무언가 마음에 걸린다. ‘정규앨범이 스무 장밖에 안 되나?’ 그가 음반 활동한 세월이 오십 년이 넘었다. 외국의 사례에 비추더라도 그 경력에 스무 장의 독집은 결코 많은 게 아니다. 더군다나 그는 경력 가운데 사십 년이 넘는 세월을 “가왕”으로 추존되어 대중가수의 상징이 되었고, 이십여 년 동안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적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판꽂이에서 그의 음반들을 꺼내 세어보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스무 장이 넘고, 내가 알고 있는 것까지 보태면 얼추 서른 장은 더 될 것 같은데 말이다. ‘비정규집이 그렇게 많았나?’ 기억을 더듬고 자료들을 꺼내 확인해 보니 정말 그렇다. 알게 모르게 독집이 아니면서 조용필의 이름으로 나온 게 열 장이 넘었다. 설령 독집이라 하더라도 외국곡을 개사하거나 번안한 노래를 섞어서 낸 음반은 정규독집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준도 비정규 집 양산의 한 원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기준 때문에 그의 첫 번째 노래집도 비정규 앨범 판정을 받았다.
[우리문화신문=임세혁 교수] 2012년 10월 6일 자 빌보드 차트 순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2위에 기록되었다. 그리고 8년 정도가 지난 2020년 9월 5일 방탄소년단의 <Dynamite>가 빌보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였다. 우리랑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빌보드는 이제 한국 음악 시장의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고 김치와 태권도만이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과거와 달리 K-POP이라는 우리의 대중음악으로 외국에 우리를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임세혁의 K-POP 서곡’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 위에 치열하게 음악의 탑을 쌓아서 오늘에 이르게 만든 음악 선학들의 이야기다. 십수 년 전 군대에서 제대하고 스승님이 운영하셨던 와인바에서 노래도 하고 매장 관리도 하면서 지냈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 모 가수가 신보 발매와 함께 가게를 하루 전세 내 공연을 진행하는 바람에 방문하신 고객분들에게 일일이 상황설명을 하고 돌려보내야만 했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설명을 듣고 돌아간 사람들 가운데 유명 배우들이 꽤 있었다. 그렇게 공연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가게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 대관 공연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체질이 정말 심리와 관련이 있을까? 상대방의 체질을 알면 사고방식도 짐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솔깃하다. 하긴 마음과 몸이 별개가 아닐진대, 이렇게 체질로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맞춤형 의사소통으로 갈등을 훨씬 줄일 수 있을 터이다. 성격 심리학자이자 사상체질 전문강사인 류종형이 쓴 이 책, 《류종형의 사상체질 실전 심리학》은 상대방의 체질에 맞추어 소통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조선시대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체질 의학’을 심리학과 접목하여 인간관계에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통법을 담았다. 체질과 관련된 심리는 우리가 인지하는 의식심리와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무의식심리로 나뉜다. 사상체질 심리학은 무의식심리에 더욱 주목하면서, 상대방의 무의식심리를 알면 일터에서도 조화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p.46) 자신의 체질을 이해했다면 다른 체질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체질을 이해하면 파트너로 일할 때 아주 유용하지요. 태양인과 소음인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소양인과 태양인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태음인과 태양인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적절한 대응책을 마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도시에서 복잡한 자동차 행렬과 아파트 숲 사이에서 살다 보니 맑은 물이 흐르고 새가 날아드는 자연환경이 그리운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서울이라는 도심 한가운데에 청계천을 다시 파고 물이 흐르도록 한 효과를 알게 된 이후에 지자체들도 물길이 있으면 주변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나무와 꽃들이 자라는 터를 다듬어주니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공간이 많아졌다. 청계천에서 지난봄 눈처럼 흰 해오라기를 한 마리만 만난 것도 그 덕택이었을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인 서울 은평에는 북한산 서북쪽 자락에서 구파발 쪽으로 흘러내리는 구파발천이라는 작은 하천이 있는데 거기에 가끔 해오라기나 왜가리가 날아와 눈을 즐겁게 한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파래진 하늘이 개울물에 비치면 거기서 긴 목을 빼들고 조용히 서 있다가 물속에 작은 물고기라도 보면 먹이를 잡아먹곤 하는 모습이 정갈해서, 하천을 따라 바쁘게 걷다가도 발길이 잡혀 한참을 보게 된다. 참으로 멀리 가지 않고도 자연 속 생명의 세계를 느끼게 된다. 이런 물가에 날아오는 새는 이름이 조금 헷갈린다. 백로과인 것은 틀림없는데, 그게 백로인지, 왜가리인지, 해오라기인지가 헷갈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