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풍수(風水)! 바람과 물의 기운을 살려 사람들에게 이롭게 쓰려는 지혜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다. 공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곧 기운이 깃들어 있고 이 기운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그곳에 사는 사람의 운명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이다. 어떤 이는 이러한 노력이 별로 효과를 보기도 어렵고, 또 근거도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공간에 영향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환경이 사람을 바꾸는 것처럼, 자신을 둘러싼 공간을 어떻게 조성하느냐는 운명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저명한 풍수 전문가 정동근이 쓴 이 책, 《생기가 샘솟는 집》은 기의 흐름과 오행의 기운을 살펴 실내공간을 꾸미고 공간에 머무는 사람을 이롭게 할 방법을 제안한다. 책을 읽다 보면 사무실이나 안방 등 거주 공간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를 여럿 얻게 된다. (p.17) 풍수의 원리는, 기의 유입과 유출을 조절하여 각자의 기운과 분위기에 맞는 조화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풍수에서는 조화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균형을 강조한다. …(줄임)… 만약 사무실이나 주택에서 뭔지 모를 불안한 분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백범 김구는 나의 소원이라는 수필을 남깁니다. 백범일지의 출간이 1947년이니 나의 소원이 광복 전에 쓰였는지 아니면 광복 뒤에 쓰였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나의 소원에서 가장 감명 깊게 있었던 부분을 소개합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다.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침략으로 무척 괴로웠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강한 나라가 되어 또 다른 나라를 침략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한 없이 갖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입니다. 문화는 우리에게 가진 것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해줍니다. 이런 마음을 갖는다면 지금 가진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것입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같은 나라에서 김구는 문화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몇십 년을 앞서가는 그의 혜안이 존경스러울 뿐이지요. 한류라는 말이 유행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지요. K팝으로 불리는 음악부터 K드라마, 한국 패션, 한국 뷰티 제품 등등 한류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우리의 창의성, 무작위성, 다양성, 감성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서애연구》 8권이 나왔습니다. 《서애연구》는 서애학회에서 1년에 두 번 내는 학술지인데, 창간호를 받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8권째가 나왔네요. 저는 처음에 서애 류성룡 선생에 관해 연구하는 서애학회가 창립되면서 학술지도 낸다기에, 주로 역사학자가 참여하고 여기에 약간의 정치학자도 참여하는 학술지일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서애연구》를 8권까지 보면서 뜻밖에도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서애 선생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애 선생이라면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한 지도자임이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 리더십 연구자들도 서애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더군요. 8권까지에는 철학자 논문도 많습니다. 서애가 관직에 나가 있고 또 임진왜란 때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를 했기에 유학에 대해 전문적으로 쓴 글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퇴계의 제자로 기본적으로는 유학자였기에 철학자들도 서애를 연구합니다. 이번 호에는 영남대 철학과 최재목 교수의 <서애 류성룡의 양명학 이해에서 보이는 중층성 해명>이란 논문이 실렸습니다. 서애가 양명학에 양면성을 보이기에 그 중층성(重層性)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제 나이 40대 중반인 1996~1997년 무렵, 우연한 인연으로 강남의 술집에서 한 아가씨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아가씨와 만났던 사건과 이야기를 간략히 노트에 기록하여 저장해 두었습니다. 그 후 17년이 지난 2014년에, 당시의 기록을 바탕으로 중편소설을 써서 수원대 교수협의회 카페에 60회에 걸쳐 발표하였습니다. 1990년대는 우리나라가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크게 나아지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덩달아서 술집도 번창하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시절이었습니다. 2024년 지금과는 사회 분위기가 매우 다른 때였습니다. 사람들은 희망을 품고 열심히 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대학교수는 매우 좋은 직업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한 마디로 살기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우리문화신문 독자들에게 <열 번 찍어도>라는 제목의 중편소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매주 금요일에 연재를 하겠습니다. 소설이란 작가의 경험에 상상의 나래를 달고 살을 붙여 재미있게 쓴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 역시 반쯤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아나바다 운동은 친환경적이기는 해도 친경제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1997년에 우리나라가 겪었던 외환위기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물건을 적게 소비하는 것이 미덕일지 몰라도 자본주의 경제 제도에서는 물건을 많이 소비하는 것이 미덕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이 돈을 쓰지 않고, 곧 물건을 사지 않고 절약하고 저축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팔리지 않는 물건들은 창고에 쌓이고 공장은 생산을 중단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장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경기가 침체될 것이다. 환경을 보호하려다가 나라 경제를 망칠지도 모른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번 산 물건을 아껴 쓰고 오래 사용하는 것은 좋은 일인가? 싱어(Singer)라는 이름의 재봉틀 이야기는 이 질문에 대해서 시사점을 준다. 독일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아이작 메릿 싱어는 1851년에 미국 뉴욕에 싱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재봉틀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싱어는 경영에도 일가견이 있었나 보다. 그는 미국의 모든 가정에 재봉틀 한 대씩 보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할부판매 방식을 도입하여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 재봉틀이 처음 들어온 것은 1877년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지난 1월 29일 서울 강남의 봉은사에서는 한 예술가의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가였던 고 백남준 님이 2006년 1월 29일에 세상을 뜨셨으니 벌써 18년이 되었습니다. 올해 행사는 예년보다도 더 조촐하게 열린 것 같습니다. 점차 관련 소식도 언론매체들에서 그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영정이 봉안되어 있는 봉은사의 법왕루에 차려진 추모제단에서 유족과 친지, 백남준 아트센터 관계자 등 많지 않은 추모객들이 생전의 예슬업적을 돌아보며 선생이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난 것을 차분히 아쉬워했습니다. 1932년생인 백남준 선생에게 있어 올해는 좀 더 특별한 해입니다. 선생이 우리나라에 처음 제대로 소개되고 우리 문화예술계에 큰 충격을 준 지 만 4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1984년 새해가 밝은 뒤 1월 1일 자정을 넘은 시각(정확히는 1월 2일 새벽 2시)에 우리나라는 KBS1텔레비전이 중계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란 텔레비전 종합예술축제를 보느라 눈을 비빈 분들이 많았고 1월 2일 날이 밝으면서 도하 언론들은 이 프로그램의 시청 소감 등을 대서특필했습니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은 일찍이 「1984」란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가짜일까? 구분하기 참으로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조화가 더 생화 같아서 가짜를 진짜로 쉽게 믿어버리는 세상과 닮았습니다. 앱의 발달로 그래픽을 조작하여 진실을 왜곡시키는 일은 이미 고전이 되었고 첨단 과학으로 만들어졌다는 쳇지티피(GTP)도 거짓 정보와 거짓 영상을 만들어 유포시키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짜의 정교함이 위조지폐를 닮아서 자세히 보고도 속내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날마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느 것이 진실이고 가짜인지 ‘팩트 체크’라는 말처럼 누군가 전문가가 나서서 진실을 가려줘야 진실이 되는 것인지 그 팩트체크도 특정한 관점과 해석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것은 믿어도 되는 것인지 도무지 헷갈리는 세상에 직면해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욱더 발달할 것인데 그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은 믿어야 하는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유튜브 검색하면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내가 좋아할 만한 기사들만 물어다 뿌려줍니다. 그것이 편향적 인지 왜곡을 부추기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항상 깨어 있으라는 말을 듣고 살지만 눈만 뜨고 있는 것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오방색!’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단어다. 사실 우리의 전통색인 ‘오방색’의 정확한 이름은 ‘오방정색’이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하얀색, 검은색. 각각 불ㆍ나무ㆍ흙ㆍ쇠ㆍ물을 나타내는 이 다섯 가지 색은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한 우리 문화와 참 잘 어울린다. 임어진이 쓴 책, 《오방색이 뭐예요?》는 아직은 오방색이 생소할 어린이들에게 오방색이 무엇인지, 색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지, 이 색을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활용했는지 친절히 짚어준다. 오방색을 들어는 봤지만 잘 알지 못했던 어른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우리 전통혼례만 보아도 음양의 조화를 나타내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조화롭게 쓰였다. 청사초롱의 빨강은 양의 기운을, 파랑은 음의 기운을 뜻한다. 신부는 전체적으로 빨간색을, 신랑은 전체적으로 파란색을 입었다. 청실과 홍실로 연결된 표주박에 술을 담아 서로 나누어 마시는 의식도 음과 양의 기운을 더해 서로 하나가 된다는 뜻이 담겼다. 혼인할 신부의 집에 보내는 함에 같이 넣어 보내던 다섯 가지 곡식 주머니인 ‘오방낭자’도 있었다. 팥은 잡귀를 쫓는 의미를, 콩은 귀한 신분을, 찹쌀은 인내를, 향나무는 절개와 순결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우리는 모두 다른 얼굴과 성격을 가지고 태어나며,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마땅하다. 창작자가 생각한 주제를 관람하고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자신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평 혹은 평론은 여러 경력을 갖지 않으면 언론사에서 쉽게 글을 올려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그 글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고심 끝에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이 문화평론가로서 성장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예비 문화평론가 소개”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소개에는 ‘문화톺아보기’의 문화평론가로서 후대들에게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의 발전을 위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필자의 <비평> 수업을 통해 양성한 이들로 제한하여 뽑았다. 많은 신청자 가운데 <우리문화신문>의 주제와 색깔이 어울리고 단순한 감상과 평가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주체성으로 시대의 영향이 되어줄 글을 기준으로 하였다. 이 소개에 도움을 주신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김영조 소장님께 진심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2022년에 《한일 근대인물 기행》 책을 냈던 고교동기 박경민이 이번에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라는 책을 냈습니다. 《한일 근대인물 기행》이 근대를 살다 간 한일의 대표적인 인물 39인의 삶을 통하여 한일 근대사를 들여다본 것이라면, 이번에 낸 책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는 고종 시대의 두 사건을 통하여 그 당시 일제의 치밀한 조선 침략을 들여다본 책입니다. 경술국치 때까지 일제의 조선 침략 사건이 많겠지만, 경민이는 그 가운데에서도 강화도 조약으로 조선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항하게 된 당시의 경위를 1편으로 다루었고, 청일전쟁 직전에 일제가 벌인 교활한 침략을 2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표지 그림을 보니 높은 파도 아래에 고종이 천진난만하게 앉아있는 것이 파도가 금방이라도 고종을 집어삼킬 듯합니다. 이는 고교동기 신일용이 그려준 것으로, 일용이는 일본의 풍속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 ~ 1849)의 대표작품 후가쿠 36경 가운데 하나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토대로 그렸습니다. 후가쿠 36경은 다양한 지점에서 후지산을 놓고 그린 그림입니다. 일용이는 일제에 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