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한 달여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딸아이의 삶이 깃든 미국을 거쳐, 칠레 여러 도시를 여행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잠시 머물고 남쪽으로 비행기를 타고 내려가서 발디비아, 푸콘, 칠로에, 파타고니아 차이텐을 여행하고 다시 산티아고로 돌아와 칠레 여행을 끝맺었다. 나이 들어 별 탈 없이 귀가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시차 적응하느라 잠을 설치다 깨니 목이 칼칼하다. 칠레에서 사 온 벌꿀을 개봉해서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며 이번 여행 마무리 글을 쓰고있다. 남부 칠레의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풍미 가득한 수제치즈, 요구르트, 꿀 등이 벌써 그립다. 체리 블루베리 따위 과일과 연어 같은 해산물도 풍요로웠다. 칠레는 정말 멀고도 먼 나라다. 현지인들은 K-POP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와 드라마는 잘 알지만,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도 드물고 한국을 가 보기는 더욱 힘들다고 했다. 또한 남북으로 길고도 긴 나라였다. 남북으로 무려 7,000km나 길게 뻗어있는 지형의 칠레를 여행하는 동안 사계절을 모두 경험했다. 특히 푸콘에서 맞이한 여름 크리스마스트리가 이채로웠다. 여행 중 들른 어느 식당에서는 재미있는 문구를 보기도 했다. "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유배는 고달프다. 가시울타리에 갇히는 ‘위리안치형’을 받으면 일단 곤장 100대를 맞는다.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은 상태로 천릿길을 가다가 병이 들어 죽기도 하고, 섬으로 유배되면 풍랑을 만나 죽기도 한다. 어찌저찌 유배지까지 간다고 해도 가시울타리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는 데다, 언제 사약이 내려올지 모른다는 ‘시한부 인생’의 공포가 짓누른다. 삼평중학교 국어 교사 두 사람이 같이 쓴 이 책, 《유배도 예술은 막을 수 없어》는 거친 유배지에서도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예술혼을 꽃피운 7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 실린 허균, 윤선도, 김만중, 이광사, 김정희, 정약용, 조희룡은 오히려 유배가 ‘인생 한 수’라 할 만큼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이 남긴 눈부신 업적의 태반이 유배지에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유배지에서 산다는 건 고달프긴 해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일하느라 엄두도 못 냈던’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마음껏 하면서 시름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조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윤선도 또한 유배지에 가서 시조를 짓기 시작했다. 윤선도는 언뜻 생각하면 평탄한 벼슬길을 걸었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곳에 따라 내리던 비나 눈이 그치고 하늘이 갤거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밖으로 나선 분들은 마냥 맑은 하늘을 반기기 어려우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된바람과 함께 추위가 몰려 올 거라는 기별이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날씨를 두고 "비 온 뒤에 기온이 뚝 떨어진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저 '춥다'는 말로는 궂은 날씨가 떠난 자리에 휑하니 불어오는 이 바람의 헛헛함과 매서움을 다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그냥 춥다는 말을 갈음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쓰시던 좀 다른 느낌의 '비거스렁이'라는 말을 꺼내 봅니다. '비거스렁이'는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을 하나 더해봅니다. 비 온 뒤가 '비거스렁이'라면, 눈 온 뒤는 '눈거스렁이'라고 불러보면 어떨까요? 비록 아직 사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비' 자리에 '눈'만 갈아 끼우면 얼마든지 만들어 쓸 수 있는 것이 우리말의 말맛입니다. 비든 눈이든 떠난 뒤끝이 매서운 건 매한가지니까요. 이 말들이 우리 마음을 끄는 까닭은 그 말이 주는 야릇한 '까칠함'에 있습니다. 고분고분 물러가지 않고 무언가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삼가 탄원서를 올리는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 나이가 올해 70살인데 집안은 원래 무척 가난하고 여러 아들이 있으나 품성이 모두 사납고 옹졸하여 늙을수록 신세가 더욱 가련합니다. 근래에 들으니 김선달이라는 사람이 우리 고을에 머문 지 2년이 되었는데 그간 몰지각한 제 아들 두업을 유인해 밤낮으로 노름했습니다. 간혹 '가괴분전(可怪分錢)'이나 '투전부채(陽牋負債)'라 하면서 제 아들에게 받아 간 노름빚이 100여 냥이나 됩니다.“ 이는 조선 후기 전라도 무장현 이동면 이동에 사는 김응규가 수령에게 제출한 탄원서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김응규는 아들 두업이 노름에 빠져 100여 냥이나 되는 돈을 탕진했다고 합니다. 그때 초가집 한 채도 10~20냥이나 되었다고 하니 100냥이면 서민이 평생 만져보기 힘든 거금이었습니다. 정조 때 문신이자 학자인 윤기(尹僧, 1741-1826) 가 쓴 《무명자집(無名子集)》에 나오는 <투전자(投錢者)>라는 시를 보면 투전하다가 아내의 치마를 벗겨가고, 솥까지 팔아먹어서 식구들이 굶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최근 언론에는 ”검찰, 통일교 총재 등 고위층 '58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오는 2월 1일 저녁 5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는 <문형희 대금 독주회: 숨, 선>이 펼쳐진다. 명인의 숨과 손끝을 따라 전해 내려온 산조. 그 선율은 장단의 흐름 속에서 호흡으로 이어지고, 소리는 하나의 선이 되어 공간을 그려낸다. 대금 가락이 그려내는 선율 위로 전통음악의 깊이와 흐름이 겹겹이 펼쳐지며, 마주하게 되는 그 입체적인 순간! 전통의 틀 안에서 오늘의 예술가로서 체득한 호흡과 감각을 담아낸 지금, 이 시대에 살아 숨 쉬는 <이생강류 대금산조> 전바탕을 만난다. 이날 공연하는 문형희는 국가무형유산대금산조 이수자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The Art Spot Series 총감독을 지내고, 국립국악관현악단악장과 예술감독대행을 했으며,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전통예술학부 교수로 있다. 이날 공연에 고수 이승호, 사회는 이형환이 함께한다. 입장료는 전석 20,000원이며, 인터파크티켓(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6000359)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에 관한 문의는 전화(0507-1354-2149)로 하면 된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오는 1월 28일부터 2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8가길 129.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에서는 뮤지컬 <수수깡 아버지>가 열린다. 식구가 많아 혼자 방쓴 적 없는 어린 시절 아버지 출근한 회사에 내 방이 없는 아버지 집에 돌아와도 혼자 쉴 곳 없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마음속 방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가족은 때로 사랑보다 무겁고 이해보다 의무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끝내 서로를 다 알 수 없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당신. 행복한 가족은 정말 있을까?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엮인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는가? 나의 아버지, 나의 딸, 그리고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하는 시간이 된다. 출연진은 딸 이진서 역에 이민지, 아버지 이병태 역에 김현호, 지적장애 동생 이진우 역에 권솔, 정신과 의사 박민주 역에 김련경, 늙은 상훈 역 문석희 역에 문석희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 시각은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7시 30분,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낮 3시다. 입장료는 전석 50,000원이며, 인터파크티겟(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5016335)에서 예매할 수 있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은 겨울철 관람객들이 광릉숲의 겨울 생태를 쉽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2026년 동계 숲해설 프로그램, 『광릉숲 생태(소주제: ‘겨울눈(芽)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수목원은 동절기 관람객들이 겨울 숲을 즐길 수 있도록 두 가지 숲 해설 프로그램(▲광릉숲 겨울 철새 탐방, ▲광릉숲 생태)을 운영한다. ‘광릉숲 생태’는 겨울 숲에서 나무를 관찰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겨울에는 나무의 윤곽이 선명해져 나무의 형태(수형), 가지의 갈라짐, 나무껍질(수피)의 무늬가 잘 드러난다. 해설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겨울 싹인 꽃눈ㆍ잎눈을 찾아보는 재미를 전한다. 봄에 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하는 꽃눈과 잎을 돋우기 위한 잎눈을 참여자가 살펴보며, 겨울 숲이 ‘멈춘 숲’이 아닌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숲’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국립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는 목련은 꽃눈(芽)이 크고 뚜렷해 관찰하기 좋은 대표적인 나무로 겨울눈(芽) 구조와 계절 변화를 읽어내는 사례로 소개된다. 이와 함께, 나이 100살을 자랑하는 국립수목원 전나무의 잎눈(芽)도 주요 관찰 대상이다. 전나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30돌을 맞이한 LG배의 주인공 신민준 9단이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16일 낮 11시 서울 중구 조선일보 정동별관 1층 조이 세미나실에서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장에는 주최사 조선일보 방준오 사장과 강경희 편집국장, 후원사 (주)LG 하범종 사장과 정정욱 부사장,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우승자 신민준 9단과 준우승자 이치리키 료 9단을 축하했다. 시상식에서 신민준 9단에게는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3억 원, 준우승자 이치리키 료 9단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1억 원을각각 주었다. 우승을 차지한 신민준 9단은 “대회를 주최해 주신 조선일보와 후원사 LG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30돌을 맞이한 LG배를 우승해서 더욱 특별하고 매우 기쁘다“라고 말하며, ”이번 결승 1국을 지고 매우 힘들었는데,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힘을 내어 우승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실력을 갈고닦아서 계속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 보여드리겠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번 결승전은 1998년 2회 대회 이후 28년 만에 성사된 한ㆍ일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메이저 세계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광 야 (曠野) 백마 탄 초인은 언제 오는가 (돌) 분토된 땅 초인 올 자리 있나 (초) 초인이 와도 볼 눈이나 있나 (심) 눈 내리는 광야 텅빈 그곳에 (달) ... 25.1.16. 불한시사 합작시 이 시를 새해의 문턱에서 읽을 때, 자연스레 말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넓은 대륙을 가르며 달리던 북방 민족의 말들, 눈 덮인 초원을 바람처럼 질주하던 생명의 리듬. 말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세계를 대하는 태도였다. 멈추지 않음, 주저하지 않음, 방향을 몸으로 아는 감각. 말 위에 올라탄 인간은 사유 이전에 결단을 배웠고, 말과 하나가 될 때 비로소 광야를 광야로 견딜 수 있었다. 올해가 붉은 말의 해라는 사실은 상징적으로 깊다. 붉음은 생의 기운이며, 피와 열정, 저항의 색이다. 북방 기마 민족의 기상은 단순한 정복의 기억이 아니라, 광야에서 스스로 잃지 않기 위한 긴장과 절제의 역사였다. 그 기상에 대한 그리움은 과거 회귀가 아니라, 오늘의 삶이 너무 복잡하고, 너무 땅에 붙잡혀 있다는 자각에서 비롯된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레 이육사의 시 "광야"가 떠오른다. 이육사의 "광야"는 자연 풍경이 아니라 정신의 지형이다. 그 광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그다음 주 월요일 점심시간에 K 교수는 S전문대학에 근무하는 대학 후배 라 교수와 미녀식당에서 불고기 스파게티를 먹게 되었다. 식사가 끝나고 미스 K가 자리를 함께하여 커피를 마시는데, 라교 수가 미스 K에게 말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여성잡지 Queen 6월 호에 나왔다던데요.” “네, 맞아요.” 미스 K가 대수롭지 않다는 어투로 말했다. “아, 그래요? 잡지를 구할 수 있나요?” K 교수가 약간 놀라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저기 한 권 있는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가더니 두툼한 여성잡지 한 권을 가져왔다. K 교수가 잡지를 받아 목차를 살펴보았다. 미용 섹션에 그녀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페이지를 찾아가 보니 그녀의 예쁜 사진 몇 컷과 함께 그녀에 관한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가 실려 있었다. 그 기사는 미스 K가 40대인데도 불구하고 20대의 몸매를 가졌다는 소문을 듣고 잡지 기자가 취재를 나와서 쓴 기사였다. 기사 내용을 읽어 보니 얼마 전에 미스 K는 먹는 화장품인 이메딘(IMEDEEN)의 광고 모델로 뽑혀서 파스타 밸리에서 사진까지 찍었다고 한다. 미스 K가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은 먹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