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2026 방영일 국악상>의 수상자인 정순임 명창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판소리 <흥보가>의 예능보유자로 해당 종목의 전승 및 공연 활동을 해 오며 판소리와 함께 외길 인생을 살아온 명창이란 이야기, 『한국전통음악학회』의 미국 UCLA《Korean Music Symposium, -한국음악 심포지엄》이라든가, 중국의 연변예술대학과의 《전통음악 실연(實演)교류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고 이야기했다. 또 그는 권위보다는, 순수함을 지닌 다정한 이웃, 누구나 좋아하는 친절한 할머니 같은 분이었지만, 무대에 오르면, 그 부드러우면서도 맑고, 높은 목소리, 구수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사설 처리, 다양한 연기(발림) 등으로 청중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마술사로 변한다고 썼다. 그뿐만 아니라 연습으로 다져진 그의 소리는 일상의 소녀가 지니고 있던 순수하고 진솔한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소리여서 그 울림의 반향(反響)도 크고, 아름답게 되돌아오기에 ‘그가 얼마나 판소리를 사랑하며 남다른 태도나 열정을 지니고 살아온 소리꾼이었는가?’ 하는 점을 알게 한다는 이야기, 그 소리의 울림이 그의 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비 온 뒤의 땅은 겉으로는 젖어 보일지 몰라도, 속으로는 흙 알갱이들이 서로 빽빽하게 맞물리며 그앞보다 훨씬 야무진 상태로 거듭납니다. 어제 들은 우리나라와 폴란드의 만남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힘을 보태줍니다. 두 나라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사이를 넘어, 이제는 서로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멀리까지 함께 걷기로 다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믿음이라는 주춧돌 위에 방위 산업과 에너지 같은 굵직한 기둥들을 세워 올리는 모습이 참으로 미더웠습니다. 나라 사이의 일이든 사람 사이의 일이든, 끝까지 가는 힘은 곱고 아름다운 말잔치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단단하게 밑바탕을 만들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른 아침,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이 신발 끈을 고쳐 매며 오늘 하루를 잘 살아보겠노라 속으로 되뇌는 그 다짐 속에 우리 삶의 참 무게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자리느낌(분위기) 속에서 우리 마음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려줄 토박이말 '다지다'를 꺼내어 봅니다. '다지다'는 누르거나 밟거나 쳐서 단단하게 만들고, 기초나 터전을 굳고 튼튼하게 하는 힘 있는 움직씨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말을 '누르거나 밟거나 쳐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과 함께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종묘(서울 종로구)에서 2026년 「종묘 묘현례」행사를 연다. ‘묘현례(廟見禮)’는 조선시대에 혼례를 마친 왕비나 왕세자빈이 역대 임금과 왕비의 신주가 모셔진 종묘에 인사를 드리는 의식이다. 조선시대 국가의례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이 종묘에서 참여한 의례라는 점에서 왕실 여성의 삶과 위상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역사이기도 하다. 2026년 「종묘 묘현례」는 묘현례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묘현, 왕후의 기록’과 체험 행사 ‘세자ㆍ세자빈이 되어 사진 찍기’로 구성된다. 먼저, 창작 뮤지컬 ‘묘현, 왕후의 기록’은 1703년(숙종 29년) 숙종의 세 번째 왕비 인원왕후의 묘현례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국가의 예법과 개인의 감정 사이를 갈등하는 이야기와 왕비의 자리에 오른 뒤에 딸을 예전처럼 대할 수 없게 된 아버지 김주신과의 애틋한 이야기를 담았다. 공연은 행사 기간 중 낮 1시와 저녁 4시, 하루 두 차례 영녕전에서 진행된다. 1회당 350명(하루 700명)이 관람할 수 있으며, 온라인 사전예매(200명)와 현장 접수(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소장 최인화)는 오는 4월 28일 낮 2시부터 4시까지 덕수궁 중명전(서울 중구)에서 2026년 「도란도란 궁궐 가회(嘉會)」 상반기 시민강좌를 연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도란도란 궁궐 가회」는 조선시대 궁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상반기 주제는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을 맞아 ‘조선 왕실의 말(馬)’과 관련된 강좌를 기획하였다. * 가회(嘉會) : 기쁘고 즐거운 모임 혹은 좋은 만남 오는 4월 28일 열리는 상반기 강좌에서는 ▲ ‘조선시대 회화로 본 왕실의 말(馬)’을 주제로 한 서윤정(명지대학교) 교수의 강의와 ▲ ‘서울 수송동 사복시 발굴’과 관련된 오경택(수도문물연구원) 원장의 강의가 진행된다. * 사복시(司僕寺) : 조선시대 임금이 타는 말, 수레 및 마구, 목축에 관한 일을 담당한 관청. 2023년 서울 수송동(146-2번지) 발굴조사에서 사복시의 건물지, 마장기초 등이 확인됨 상반기 시민강좌에 참여를 희망하는 국민은 4월 14일 아침 10시부터 20일 저녁 5시까지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누리집(www.nrich.go.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황성운)은 오는 4월 17일(금) 낮 1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인마루 세미나실에서 ‘2026년 제2회 국악사전 월례 토론회’를 연다. 이번 토론회는 '음고 관련 새 올림말의 층위 체계 설정'을 주제로 진행되며, 음고와 관련하여 균형 있는 표제어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올림말 체계 정비와 음조직 기술 일관성 점검 토론회의 핵심 의제는 '음고 관련 신규 표제어의 층위 체계 설정'이다. 새 올림말 목록을 검토하고 표제어 간 층위를 정리하여 균형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이와 함께 영산회상ㆍ가곡 관련 표제어에 쓰인 음고 용어와 이론을 검토하고, 사전 전체에서 일관된 기술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발제는 최헌 부산대학교 명예교수가 맡으며, 김정희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술연구교수, 성기련 서울대학교 교수, 정경조 국립부산국악원 학예연구사, 최선아 서울대학교 강사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좌장은 송혜진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맡는다. 사전의 기술 체계 정교화로 학문적 완성도 강화 국립국악원은 지난해 모두 여덟 차례의 국악사전 월례 토론회를 통해 올림말 분류와 이름, 고문헌과 고악보의 기술 체계, 종목과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임승경, 아래 ‘경주연구소’)와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 이하 ‘경주박물관’)은 오는 4월 13일(월) 아침 10시 경주박물관 신라 천년보고에서 ‘경주 월성 서편 수습 돌비석 조각(碑片, 비편)’을 특별 공개한다. 이번 특별 공개에서는 경주연구소가 지난 2020년 경주 월성 주변에서 거둔 돌비석 조각 한 점과 경주박물관이 일제강점기부터 소장하고 있는 돌비석 조각 한 점이 하나로 합쳐진 모습이다. 경주연구소가 거둔 돌비석 조각은 가로 16.47cm, 세로 16.58cm, 두께 13.67cm, 무게는 약 2.7kg으로, 지난 2020년 경주 계림~월성 진입로 구간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되었다. 경주박물관 소장 돌비석 조각은 가로 13.62cm, 세로 11.13cm, 두께 9.75cm, 무게는 약 1.23kg이다. 이 돌비석 조각 뒷면에는 ‘昭和(소화) 一二(일이) 六(육) 二七(이칠) 西月城址(서월성지) 崔(최)’라는 글자가 쓰여 있는데, 이는 1937년 6월 27일에 서월성지에서 거둔 유물이며, 거둔 사람은 당시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 직원이던 최남주(崔南柱)였다는 점을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춘천문화재단(이사장 박종훈)은 기획공연 ‘2026 춘천문화예술회관 고음악 시리즈 <고음악의 향연>’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이 시리즈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문예회관 특성화 지원사업에 뽑혀 추진되는 프로그램으로, 4월부터 9월까지 매월 1회, 모두 6회 공연으로 구성된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춘천 시민들의 고음악 향유 기회를 연중으로 확장하고, 지역 기반 고음악 연주자와 단체를 중심으로 공연을 구성해 지역 예술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를 위해 국내를 대표하는 고음악 연주자인 리코더 마이스터 조진희, 바로크 소프라노 임선혜, 바로크 트럼펫 성재창 등과 춘천의 고음악 연주자와 단체가 함께하는 무대로 프로그램들이 구성된다. 6회의 시리즈 공연은 앙상블부터 오페라, 발레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고음악의 깊이와 확장성을 입체적으로 선보인다. 특히 4월부터 8월까지의 공연에서는 무대 위에 객석을 설치하는 온스테이지(on stage) 형식을 도입해, 관객이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고음악의 섬세한 음향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첫 무대는 오는 4월 28일(화)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무지개달 열사흗날 한날(4월 13일 월요일) 아침, 누리는 한결 맑고 깨끗한 속살을 드러내며 우리를 반겨줍니다. 오늘은 우리 겨레가 소중히 가꾸어 온 값진 토박이말을 아끼고 기리기로 다짐한 지 아홉 돌이 되는 '토박이말날'입니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토박이말날이 아홉 돌을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이를 아는 분들이 많지 않고, 오직 지역 신문과 방송에서만 작게 소식을 전하는 것이 우리네 서글픈 현실입니다. 요즘 나라 곳곳에서는 아이들의 글 읽는 힘이 떨어진 것을 걱정하며 그 풀이로 다시금 어려운 한자를 깊이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들려옵니다. 하지만 저는 서른 해 넘게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우리 아이들이 배움을 어려워하는 참 까닭은 한자를 몰라서가 아니라 우리말의 뿌리인 토박이말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왔습니다. 우리말과 글을 지키자고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 토박이말을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문해력을 키우는 가장 빠르고도 좋은 수라는 제 간곡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분이 적어 마음 한구석이 몹시 무겁기도 합니다. 이제는 지역을 넘어 온 나라의 신문과 방송이 이 뜻깊은 날을 함께 기리고,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 피는 곳엔 내 마음도 피어....... - 김동환 시, 김동진 작곡 '봄이 오면'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 김소월 시- 봄이 오면 산에 들에 뭇꽃들이 핀다. 예전의 노래나 시에는 진달래꽃이 흔하게 등장하지만 요즘 산에는 이름도 외기 어려운 꽃들이 지천이다. 화창한 봄날 주말 집에서 가까운 계양산 나들이를 했다. “계양산 일대는 고려시대 때까지만 해도 지금과 같은 육지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의 문인 이규보(1168~1241)의 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계양망해지(桂陽望海志)>에는 ‘계양군에서 나가는 길은 오직 한 길이 육지에 통할 뿐, 세 면이 모두 물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고려시대에 물가였던 계양산 주변은 조선 중, 후기에 이르러 모두 개간되어 육지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주변이 물가였을 정도로 지대가 낮았던 부평 지역에 솟은 계양산은 인근 지역이 한눈에 조망되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인천의 북부와 한강 하류 지역을 통제할 수 있었다. 《신증동국여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양호 조도사(兩湖調度使) 이정험(李廷馦)과 강원 경상 조도사 종사관(江原慶尙調度使從事官) 이분(李芬)의 다른 부서로 넘기는 공문 안에 ‘백성들을 모집하고 곡식을 납부할 무렵 노직첩(老職帖)과 추증당상직첩(追贈堂上職帖)과 추증당상가선실직첩(追贈堂上嘉善實職帖)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적은 숫자를 싸 와서 두루 줄 수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해조가 노직 당상가선첩 각 2백 장과 추증당상가선실직첩 각 1백 50장을 만들어 보내어서 곡식 얻을 길을 넓히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위;는 《광해군일기[중초본]》 114권, 광해 9년(1617년) 4월 12일 기록으로 공명첩에 관한 내용입니다. 여기서 ‘노직첩’은 80살 이상의 노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주던 명예직 임명장이고, ‘추증당상직첩’은 군량 확보, 기민 구제 등 나라의 긴급한 필요를 위해 곡식을 바친 사람에게 보답으로 해주었던 공명첩이며, 추증당상가선실직첩 사후에 품계를 올려주는 추증 공명첩입니다. ‘공명첩(空名帖)’이란 성명을 적지 않은 임명장(任命狀)으로 관아에서 부유층에게 돈이나 곡식 따위를 받고 관직을 내리되 관직 이름은 써서 주나 보통은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