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헤이안천도로부터 1100년째를 기념하여 명치28(1895)년에 환무천황(桓武天皇)을 제신으로 헤이안신궁(平安神宮)이 조영되었으며 10월 22일부터 10월 24일에 걸쳐서 마츠리가 성대히 거행되었다. 이는 교토시관광협회(京都市光協)에서 시대마츠리(時代祭)의 유래에 대해 밝힌 글이다.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 7월 17일의 기온마츠리,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화려한 고대 의상을 입은 출연자들이 교토 시내를 두어 시간 행진하는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 교토다. 마츠리에 등장하는 사람이나 도구, 행렬 시간 등을 따지자면 7월의 기온마츠리(祇園祭)에 견줄 수가 없지만 5월의 아오이마츠리(葵祭)나 10월22일의 지다이마츠리(時代祭)도 꽤 볼만하다. 다만, 교토의 3대 마츠리 가운데 가장 그 역사가 짧은 것이 지다이마츠리로 1895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올해로 118년째를 맞이한다. ▲ 에도시대 부인 행렬, 무로마치시대 행렬, 풍신수길 시대 복장, 오다노부나가시대 행렬 지다이마츠리 행렬은 교토 어소(御所)를 낮 12시에 출발하여 가라스마도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흔히 일본가나 글자를 공부할 때 오십음도(五十音, 고쥬온즈)를 그려 넣은 직사각형의 글자표를 가지고 공부를 하는데 가로 5글자 세로 10줄이니까 50개 글자인 셈이다. 물론 이 가운데는 현대 일본어 글자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있어서 50개가 되지 않지만 편의상 지금도 50음도라 부른다. 문제는 일본 글자가 히라가나와 카타카나 두 종류가 있어서 모두 100개나 익혀야 하는 데 있다. 보통 히라가나는 일반적인 문장을 쓸 때 쓰며 카타카나는 외래어나 의성어 의태어 그리고 전보문 따위에 쓴다. 글자 숫자도 많지만 문제는 이렇게 글자 수가 많은데도 다양한 표현이 안 된다. 예컨대 한국어에서는 외래어 발음 가운데 쉘부르, 섀도우, 쇄뜨기, 미셸, 셀프, 샐러드에서 보듯이 다양한 모음과 복모음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본어에서는 쉘, 섀, 쇄, 셸, 셀, 샐을 각각 발음 할 수 없는 모음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것들은 겨우 셀 하나로만 발음이 가능하다. 거기다가 받침에 해당하는 발음이 안 되다 보니, 맥도널드는 마그도나르도, 보일러는 보이라, 로켓은 로케토 같은 식이다. 그래서 일본인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를 할 때 글쓴이는 종종 영어발음을 시켜보고 놀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오늘은 한글이 태어난 지 567돌을 맞는 날이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글자인 가나(仮名)는 언제 생겨났을까? 역사적으로 말하자면 한글보다 훨씬 이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충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 공문서에서 오늘날 글자와 같은 형태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가나(仮名) 탄생을 나라시대로 잡기도 하는데 그러나 정확한 연대는 모른다. 재미난 것은 글쓴이가 대학에서 일본어를 처음 접하던 37년전 만 해도 일본의 가나(仮名)는 10세기에서 12세기에 생겨난 글자라고 배웠는데 오늘 이글을 쓰려고 '가나의 역사'를 찾아보니 일본 위키피디어에서는 이보다 훨씬 앞선 나라시대로 잡고 있다. 여기서는 2세기 곧 200년이나 앞서 생긴 글자라고 쓰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또 언제 가나(仮名)의 역사가 바뀔지 모르겠다. ▲ 기노츠라유끼(紀貫之)의 토사일기로 서기 935년 무렵의 가나글자다. 만든 이와 창제, 반포일이 확실하지 않기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일본 가나의 최초 모습이라고 들고 있는 것은 정창원(正倉院) 소장의 공문서이다. 여기에서는 다(多)라는 한자를 현재 일본글자인 다(夕)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일본의 가게나 식당 입구에는 노렌(暖簾, のれん)이라는 헝겊으로 된 발을 걸어두는 풍습이 있다. 노렌에는 기업 이름, 가게 이름, 가문(家紋, 집안 무늬) 따위를 새겨두는 데 원래 이것은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바람을 막거나 또는 직사광선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문을 열어두었을 때 가게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가게 입구에 늘어뜨린 발과 같은 구실로 쓰기시작 한 것이다. 태평양전쟁 전후에는 밥집이나 포장마차 등에서 손님이 나가면서 이 헝겊에 손을 닦고 나가기도 했는데 노렌이 더러울수록 번성하는 가게라는 인상을 손님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일본의 식당이나 가게 등에 걸린 노렌은 영업중임을 나타내는 표시로 쓰고 있다. 말하자면 노렌이 걸렸으면 영업중이요, 노렌이 없으면 영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것이다. ▲ 여러가지 노렌이 걸린 일본의 가게들 이러한 손님과 무언의 신호장치인 노렌문화가 한국에는 없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바쁜 점심을 마치고 저녁 영업사이에 잠시 쉬고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미안한 경우를 만날 때가 있다. 종업원들이 고된 식당일에 잠시 쉬는 달콤한 휴식시간을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첫해는 이런 식으로 그럭저럭 지나가고 이듬해는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고 기대 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기는커녕 기근에다가 전염병까지 번져 더욱 비참해지고 결국은 더 혼란스러워지고 말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굶주려 지쳐서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절박한 상황에 빠지니 비유하자면 왕생요집에 적혀 있는 메말라 가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물고기라는 표현과 같은 것이다. (중략) 시체 썩는 냄새가 교토 시내에 가득하였고 썩어가는 시신의 모습을 눈뜨고 차마 볼 수 없었다. 교토 시내가 이런 지경이었으니 하물며 가모가와 가장자리의 들판에는 온통 시체가 뒹굴고 있어 수레가 지나갈 틈도 없을 정도였다. 이는 천년 고도 일본 교토의 800여 년 전 모습으로 때는 서기 1205년! 50살의 나이로 출가한 가모노쵸메이(鴨長明, 1155-1216)가 58살에 지은 《호죠키(方丈記)》에 나오는 글이다.《호죠키(方丈記)》는 세이쇼나곤의《마쿠라노소우시(枕草子)》, 요시다겐코의《즈레즈레구사(徒然草)》와 함께 일본 고전문학의 3대 수필집의 하나로 인생무상을 읊은 수준 높은 작품이다. ▲ 가모노쵸메이 모습(왼쪽), 가모노쵸메이와 관련이 깊은 교토 시모가모신사 지금 히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한국은 오늘부터 한가위 연휴에 들어간다. 올해는 한가위가 목요일에 들어있는 관계로 앞뒤로 해서 5일의 연휴이다 보니 고향길 가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울 듯싶다. 설과 한가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인에게 있어 크나큰 명절이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의 한가위 풍습은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도 우리의 한가위에 해당하는 오봉(お盆, 우리의 추석)이라는 날이 있긴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오봉을 양력으로 지낸다는 것이다. 일본은 명치정부(1868년)이후 음력을 버리고 양력을 채택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한가위도 양력으로 지낸다. 둥그런 보름달과 무관한 한여름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양력 8월 15일이 이름하여 오봉(お盆)인 것이다. ▲ 마을 사람들이 모여 봉오도리를 춘다. 원래 오봉은 일본력(和暦)으로 음력 7월 15일에 조상신을 모시는 행사였다. 더러는 이를 불교행사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실제로는 고신도(古神道)에서 행하던 조상공양 의식이 불교의 우란분(盂蘭盆)과 더해져서 오늘날의 오봉(お盆)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8세기 무렵부터 조상공양의 풍습이 확립되었다고 보고 있으며 오봉을 지내는 풍습은 지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일본의 신사나 절 입구에 가면 사자 모양의 조각상이 있는데 이를 고마이누(狛犬)라고 한다. 고마란 고구려를 뜻하는 말이고 이누는 개를 뜻하는 말이므로 고마이누란 고구려개 라는 뜻이다. 일본의 신사나 절 입구에 세워두는 일종의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하는 고구려개(고마이누)는 언제부터 세우기 시작한 것일까? 일본 위키 사전에서는 고마이누((狛犬))를 설명하길 사자와 개의 모양을 한 상상의 동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스카시대(飛鳥時代, 592-710)에 일본에 건너왔는데 처음에는 사자 모양으로 두 마리를 세웠으나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2) 들어서면서 한쪽은 사자모양이고 한쪽은 고구려개 모양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 두 마리 한 쌍을 가리켜 고마이누(고구려개)라고 부른다고 설명해두고 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위키 사전은 고마이누(고구려개)를 고대 인도에서 부처를 수호했던 사자에서 유래한다고 적고 있다. 위키 사전의 말대로라면 인도이누(인도개)라고 할 것이지 왜 여태 고마이누(고구려개)라고 부르고 있는가? 설명이 없다. 인도이누(인도개)를 고구려인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회전초밥(카이텐즈시)집은 일본뿐만이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초밥 애호가들에게 인기 있는 일본요리이다. 컨베어 벨트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가운데 벨트 위에는 색색 깔의 접시가 놓여 있고 접시 위에는 먹기도 아까울 만큼 예쁜 초밥이 자신을 골라 줄 손님의 손을 기다리며 도는 회전초밥집에 한번쯤 가본 사람들은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시라이시 요시아키(白石義明, 1913-2001)라는 사람으로 그는 오사카에서 초밥집을 하던 사람이다. 어느 날 그가 아사히맥주 공장을 견학 간 적이 있는데 맥주 제조 공정에서 컨베어 벨트가 이용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자신의 초밥집에 컨베어 벨트를 설치하고 그 위에 초밥접시를 올려놓아 보았다. 그랬더니 생각 외로 반응이 좋아 1958년 오사카 킨테츠후세역(近鐵布施驛)에 세계 최초의 회전초밥집이 탄생했다. 물론 이후로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 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 인스탄트라면 창시자 안도모모후쿠(安藤百福, 왼쪽)와 회전초밥집 한편 오사카 이케다시에 있는 작은 주택가 마당에서 뜨거운 물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간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되었나 / 달 밝은 밤이 되면 홀로 피어 / 쓸쓸히 쓸쓸히 미소를 띠는 / 그 이름 달맞이꽃 / 아~아~아~ / 서산에 달임도 기울어 / 새파란 달빛아래 애처롭구나 위는 가수 이용복이 불렀던 달맞이꽃이란 노래로 김종호가 노랫말을 지었다. 한때 유행했던 이 노래는 지금도 달맞이꽃이 피는 이맘때면 귓전을 맴돈다. 남아메리카 칠레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 귀화식물로 자라는 이 꽃은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오므라들었다가 밤이 되면 활짝 벌어지기 때문에 밤에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고 해서 '달맞이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재미난 것은 이 꽃이름이다. 일본말로는 츠키미소(月見草)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달을 본다는 뜻이다. 달을 보는 것과 우리말의 달을 맞이한다라는 것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느낌은 완전 다르다. 문학적으로 보면 아무래도 달을 맞이한다는 것이 생명력이 있어 보인다. 달을 맞이한다는 것은 대상인 달을 하나의 인격체로 본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임을 맞이하는 것이든 떠나 버린 임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이든 달맞이에서 느끼는 정서는 임마중의 의미다. 꽃이름이 나왔으니 봄의 벚꽃놀이도 일본말과 우리말은 차이를 보인다.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닛뽕마루, 후지마루와 같이 일본의 배이름에 마루(丸)라는 말이 많이 붙어 있다. 이러한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종종 나에게 일본 배이름에 왜 마루가 붙는 지 말해 달라.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쉽지가 않다. 정확히 누가 언제 무슨 까닭으로 일본 배이름에 마루를 붙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마루가 붙는 까닭에 대한 여러 설이 있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애칭설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애용하는 물건이나 어린아이 이름에 마루(丸)가 붙는 것을 가리킨다. 본텐마루(梵天丸, 초등학생용 로봇이름), 히요시마루(日吉丸, 풍신수길 아명) 같은 것을 들 수 있으며 오니마루(鬼丸)처럼 칼(刀)이나 악기, 분재 같은 일상에서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물건에 마루(丸)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작은 배를 만들어 여기에도 마루를 붙이다가 점차 대형 선박에도 붙이게 되었다. ▲ 일본 배 이름에는 저렇게 마루(丸)라고 붙인다. 둘째 성곽에 붙는 마루를 배이름에도 붙이게 되었다는 설이다. 일본의 성곽(城郭) 이름을 보면 혼마루(本丸), 이치노마루(一の丸)와 같이 마루가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배이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