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장마비 치고는 심한 폭우가 쏟아져 특히 남부와 중부 지방에 엄청난 인명, 재산상의 손실을 끼치더니 이제는 불볕 가마솥 더위가 한반도를 휩쓸고 있다. 여름은 늘 더웠지만 기후 온난화 이후 겨울은 몹시 춥고, 여름 또한 견디기 어려운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불볕 더위 철이 되면, 일본인들은 안부편지인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를 쓴다. 쇼츄미마이는 대개 엽서를 써서 보내는데 엽서에는 파도치는 그림이라든가, 시원한 계곡 그림, 헤엄치는 금붕어 등이 그려져 있어 엽서를 받는 사람이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들게 배려한 것들이 많다. 그뿐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 집에 찾아가기도 한다.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를 보내는 때는 보통 장마가 갠 뒤 소서(小暑)부터 대서(大暑) 사이에 많이 보내는데 반드시 이때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입추까지 보내면 무난하며 이때까지는 안부 편지 앞머리에 ‘맹서(猛暑, 된더위)’라는 말을 쓴다. 바쁜 일이 있어 이때 못 보내고 이 이후에 보내면 ‘잔서(殘暑, 한풀 꺾인 더위)’라는 말을 앞머리에 넣는다. 이것을 “잔쇼미마이(殘暑見舞い)”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전에 낙성대역 근처 헌책방 앞을 지나는데, 책방 앞에 헌책을 쌓아놓고 한 권에 1,000원씩 팔더군요. 책을 좋아하는 제가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그래서 쌓아놓은 책들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여러 권의 책을 샀습니다. 그중에 오세영씨가 쓴 3권짜리 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이 있습니다. 1993년에 나온 소설이니 30년 전의 소설책이네요. 저는 전에 베니스를 여행한 뒤 여행기를 쓰면서 자료를 찾다가, 이 소설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사볼 생각까지는 하지 않다가, 이번에 헌책 더미에서 이 소설을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으로 샀지요. 더구나 3권 합쳐 3,000원이면 공짜나 다름없는 것 아닙니까? 작가는 세 가지 별개의 역사 사실을 하나로 묶어 소설책을 냈습니다. 하나는 임진왜란 때에 이탈리아로 건너간 소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 – 특히 정유재란 때 – 수 많은 조선인이 일본에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어른들만 끌려간 것이 아닙니다. 어린아이들도 많이 끌려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끌려간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노예로 팔려 갔습니다. 노예로 끌려간 많은 조선인들. 그들은 끌려간 곳에서 얼마나 많은 한숨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이 글에 앞서 서이초등학교 교사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학교 교보재 준비실에서 지난 7월 18일 아침 10시 30분 안타까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였다.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또다시 날 선 대립을 하고 있다. 무너진 교권 앞에서, 앞으로 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 방황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교단에 서기까지 18개월 아이들부터 88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던 사람으로서, 지난날 경험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오른다. 신입 강사 시절, 한 유명 사립유치원에서 단체 수업을 하고 있는데, 유난히 말썽꾸러기였던 아이가 문밖에서 계속 수업을 안 들어오겠다며 장난을 쳤다. 그 아이만 신경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한 필자는 수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아이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다행히 아이는 교실에 들어와서 수업에 참여하였지만, 학부모 민원으로 이어져 호되게 혼이 난 적이 있다. 원장님은 그런 곤란한 상황에서는 다른 교사들이나 원장님께 도움을 청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필자는 돌발상황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알게 되어 하나를 더 배웠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는 84일 동안 고기를 잡지 못했던 쿠바의 한 노인 산티아고가 거대한 청새치와 사흘 밤낮을 싸우고 마침내 고기를 잡아서 뭍으로 가져오지만, 떼로 몰려온 상어에게 고기를 빼앗기고 뼈만 가지고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산티아고는 84일 동안 고기를 잡지 못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고기를 잡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는 청새치와 사흘 밤낮을 싸우면서도 고통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뼈만 남은 청새치 앞에서 그는 절대 좌절하지 않습니다. 그는 고기를 잡았다는 것에 만족하며, 다시 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노인과 바다>는 단순한 어부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의지와 용기, 그리고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줌으로써, 삶의 희망을 주고 누구나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우린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주인공 산티아고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바다를 존중하며 자신이 자연 일부분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노인이 청새치를 잡는 초인적 행동은 어부의 존엄을 갖춘 데서 나옵니다. 소설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난 될 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23년 7월 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서 “삼중수소를 제외하고는 기준치를 넘는 핵종이 검출되지 않았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 이후 정치인들은 극단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과학자들의 주장도 엇갈리고 있다. 일반 국민은 누구 말이 맞는지,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쿠시마 오염수, 과학적 기반 없다면 선동이다.” 김기현 여당 대표: “IAEA의 과학적 조사 결과를 괴담으로 부정하겠다는 것은 천동설이라는 괴담을 근거로 종교 재판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재명 야당 대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하면 괴담 유포한다며 국민 협박” 과학은 자연물과 자연현상을 다루는 학문으로써 물리학이나 생물학, 지질학, 천문학 등이 과학이라고 인정된다. 그러나 자연물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만이 과학은 아니다.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도 과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엄연히 과학의 한 분야다. 그러므로 연구의 대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과학적 방법’을 따르면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학적 방법의 특징은 논리성, 객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이태영 변호사.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생소할 그녀는, 한국 여성 인권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여성 법조인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고등 고시에 합격한 여성, 이태영! 그녀는 일제강점기 치하에서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마침내 한국 첫 여성 변호사가 되기까지 절대로, 절대로 꿈을 놓지 않았던 멋진 여성이었다. 강효미가 쓴 책, 《이태영 변호사의 낡은 가위》는 우리나라 첫 여성 변호사로 오랜 세월 차별받아 온 수많은 여성의 응어리진 한을 풀어 준 이태영의 일생을 알기 쉽게 풀어 쓴 책이다. 여성은 남성에게 예속된 부속물처럼 여겨지고 ‘여성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시절, 그녀는 시대를 앞서간 감성으로 여성의 권리를 부르짖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여자들이 정식으로 교육을 받은 것은 불과 백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914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2남 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이태영은 한 살 무렵 광산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홀어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이태영의 어머니는 아들딸 차별 안 하고 공부시켜주기로 약속했다. 그 누구보다 총명하고 웅변도 잘했던 그녀는 평양 정의여자고등보통학교를 1등으로 졸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인천만》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무슨 책일까요? 인천상륙작전에 관한 책? 하하! 아닙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천만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에서 첫 글자만 따와 책 제목을 만든 것입니다. 제 고교동기 장준호가 아들 장기석과 함께 쓴 책입니다. 준호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삼성에서 근무하다가, 같은 고교 친구 박태형과 함께 1995년 ‘인포뱅크’라는 회사를 창업하였지요. 근래에는 40여 개의 인공지능 새싹기업 회사에 투자도 합니다. 요즘 전 국민이 잠시라도 없으면 살아가지 못할 카카오톡이 있지 않습니까? 준호와 태형은 카카오톡보다 앞서서 이와 비슷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사업을 시작하였었지요. 그러나 너무 시대를 앞서가는 바람에 사업을 지속할 자금력 등에서 딸려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그때 인포뱅크의 새로운 서비스를 신기해하면서 이용하였는데, ‘그때 그 고비만 잘 넘겼으면...’ 하면 하는 아쉬움이 크지요. 요즘 인공지능이 무섭게 발달합니다. 전에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와 바둑을 두어 일방적으로 이기는 것을 보고 ‘세상에나!’ 하며 놀라워했는데, 요즘 챗지피티(ChatGPT), 구글바드 같은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21세기를 맞은 전 세계는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2019년 12월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지역봉쇄, 이동 통제 등 나라별 방역지침이 강화되었다. 대면을 통한 소통과 교류가 불가능해지면서 그 대안으로 미디어 매체들을 활용하였다. 특히, 공연예술계는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공연예술을 완성하는 ‘현장성’을 대신하기 위하여 미디어 매체를 단순히 영상을 통해 공연의 작품을 전달하는 용도가 아닌 소통하며 교류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2022년 위드 코로나 시기를 지나 2023년 대부분의 나라들은 코로나 종식을 발표하며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인들은 미디어 매체를 활용하면서 좀 더 밀접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였으며, 독특한 미디어 매체만의 문화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또한, 공연예술계는 다양한 기술을 융합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코로나 팬더믹 시대 속에서 예술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론들이 제시되었다. 영상콘텐츠, VR, AR,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표현과 다른 방법들로 새로운 예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집 대부분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담은 밖으로부터 안을 보호하고 침입을 막으며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하고 공간을 나누기 위함입니다. 담을 언제부터 쌓았는지는 모르지만 대체로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 간에 주거의 차이가 생기면서, 신분에 따른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담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담 높이가 6두품은 8척을, 5두품은 7척을, 4두품 이하는 6척을 넘지 못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는 담의 높이가 권력의 높이와 비례한다는 것이지요. 어렸을 때 우리 집은 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었습니다. 재미난 것은 울타리에 싹이 돋아 나무로 성장하기도 했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담은 건축주의 신분에 따라 재료와 축조 방법이 다릅니다. 서민층에서는 울타리, 돌담과 같은 자연적인 모습의 담을 중상류나 궁궐은 벽돌담, 화초담과 같은 인공이 많이 드는 담을 쌓았지요. 서민의 담은 집의 경계로서의 성격이 강하지만 상류층이나 궁궐의 담은 외부에 대한 방어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미국 뉴욕시 맨해튼 남부에 금융가인 월가가 있습니다. 미국식으로 월 스트리트라고 부르지요. 오늘날 전 세계를 좌우하는 금융의 중심지입니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역사 앞에서’ 하니까, 제가 꼭 역사에 대한 거대담론을 말하려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네요. 《역사 앞에서》는 제 서울법대 대선배(1937년 서울법대 전신인 경성법학전문학교 졸업)인 김성칠 서울대 사학과 교수님이 쓰신 책입니다. 지금 제 앞에는 예쁘게 제본된 책이 놓여 있지만, 사실 《역사 앞에서》는 김 선배가 1945. 12. 1.부터 1951. 4. 8.까지 쓴 일기입니다. 다만 1946. 12. 23.부터 1949. 12. 31.까지의 일기는 빠져 있습니다. 아마 그 부분 일기장은 유족들이 찾지 못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일기를 모아 책으로 낸 것이니까, 책의 부제는 <한 사학자의 6.25 일기>입니다. 김 선배는 6·25 때 미처 피난 가지 못하고 인공치하를 서울에서 고스란히 보냈습니다. 일기에는 한 개인이 겪은 6.25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그것도 사학자의 눈을 통해 보는 것이기에, 좌나 우로 편협된 시각이 아니라 객관적인 눈으로 6.25의 참상이 그려집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전쟁은 어떠한 명분으로든지 일어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것은 물론이고,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