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이 흔들리는가 바람이 흔들리는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는 좌석을 찾아 앉았다. 자동차가 급속히 늘어나 고속도로가 막혀서 저속도로로 변한 뒤로는 기차 여행이 빠르고 편하다. 광주까지 가려면 승용차로 한 다섯 시간 걸릴 텐데, 무궁화호로는 3시간 45분이 걸리니 훨씬 빠르다. 또한 운전을 안 하니 피로하지도 않다. 단지 불편한 점은 기차표를 미리 예매해야 한다는 거고, 또 기차역까지 오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전체 시간은 오히려 더 들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나는 매우 기분이 좋았으며, 특히 이번 여행에서 불교에 관해서 궁금했던 의문점들을 많이 알아보리라고 마음먹었다. 나와 동행하는 연담 거사는 내가 만난 불교인 가운데서 가장 불교 이론에 밝았으며 또한 불교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연담이라는 법명은 광덕 큰스님이 주신 이름이며, 거사(居士)라는 칭호는 재가불자로서 불교를 실천하는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거사와 비슷한 말에 처사(處士)라는 말이 있는데, 처사는 약간 낮추어 부르는 호칭이다. 거사들 가운데도 수행을 많이 한 법사(法師)가 있는데, 법사는 법당에서 신도들에게 가르침을 베풀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기차는 녹음이 우거진 산야를
-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 2023-05-11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