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바람 부는 방향으로 휘어진 큰 나무 아래 등 굽은 저 할머니 자박자박 걸어가는구나. 거친 손등처럼 탱탱 오이 박고 늙어 가는 나무, 온몸으로, 온 뿌리로 하늘 향해 서 있는 팽나무라네. 제주 말로 ‘폭낭’이라지. 짭조름한 소금 바람 먹고도 단단하기만 한 제주섬 같은 나무, 사각사각 바람의 말을 가장 많이 품고 있는 바람의 나무 말이지. 바람을 품은 섬, 제주도. 책 제목 그대로, 제주도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제주도에 살고있는 시인 허영선이 쓴 이 책, 《바람을 품은 섬 제주도》는 ‘아름다운 우리 땅 우리 문화’ 연작으로 나온 그림책이다. 제주도의 역사와 자연, 문화를 시처럼 아름답게 들려준다. 제주도는 고려 중엽까지 독립된 국가였다. 그때의 이름은 ‘탐라국’이었고, ‘섬나라’라는 뜻을 가진 탐모라, 탁라로 불리기도 했다. ‘덕판배(제주 전통의 목판배)’를 타고 바다를 누비던 탐라국 사람들은 마침내 1105년 고려왕조의 일부가 되었다. ‘바다를 건너는 고을’이라는 뜻을 담은 ‘제주’라는 지명도 그때쯤 생겨났다. 1270년 고려 원종 시기, 삼별초군이 제주로 들이닥쳤다. 뒤이어 이들을 토벌할 몽고군도 몰려왔다. 삼별초를 토벌한 몽고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팔천(八賤)! 조선에는 흔히 ‘팔천(八賤)’이라 불리는 여덟 가지 낮은 신분이 있었다. 바로 사노비, 승려, 백정, 무당, 광대, 상여꾼, 기생, 공장이었다. 이들은 갖은 설움을 받으며 인간보다 못한 대접을 받기도 하고, 억울해도 호소할 곳도 없이 그저 타고난 신분을 탓하며 울분을 삼켜야 했다. 조선의 백성들은 태어나면 양반, 중인, 양인, 천민 이렇게 네 가지 신분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조선 초기만 해도 신분제도는 상당히 유동적이었고 신분 간 이동도 빈번했으나 점차 제도가 굳어지면서 한 번 양반은 영원한 양반, 한 번 천민은 영원한 천민이 되었다. 이 책,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는 천민으로 태어나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살아야 했던 여덟 부류의 천민을 각각 짧은 동화와 설명으로 보여준다. 흔히 조선시대를 떠올릴 때 열심히 농사짓는 농부나 글을 읊는 선비를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이야말로 그런 양민들의 삶을 죽을힘을 다해 떠받친 조선의 백성이었다. 특히 천민 가운데 가장 수가 많았던 사노비는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주인에게 짐승 취급을 받기 일쑤였고, 어떤 때는 말이나 소보다 싼값에 매매되기도 했다. 승려 또한 조선이 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