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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겨울 난방 기구 “고다츠(こたつ)”

[맛 있는 일본이야기 32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예전에 한국인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온돌방 아랫목에서 한 겨울을 보냈다. 지금은 보일러가 보급되어 거의 온돌이 사라졌지만 과거 한국인의 겨울철 난방은 뭐니 뭐니 해도 뜨끈뜨끈하게 불 땐 아랫목이었다. 글쓴이의 어린 시절만 해도 아랫목은 겨울철 온 식구가 모여 오순도순 보내던 곳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일본은 우리처럼 온돌문화가 아니라 다다미 문화다. 다다미란 돗자리 문화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따라서 겨울철이 되면 방안이 춥다. 이러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고다츠(, 火燵炬燵)라는 난방기구가 생겨났다. 요즈음은 전기 고다츠가 주종을 이루지만 예전에는 숯불이 쓰였다.

고다츠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 가장 쉽게 설명한다면 난로를 사각 나무판으로 덥고 그 위에 이불을 덮어씌워 놓은 형태로 발을 이불속에 넣는 구조이다. 고다츠는 밥을 먹을 때는 식탁이요,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는 책상으로 쓰고 차를 마실 때는 차탁으로 쓰는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쓰이지만 기본적으로 발을 고다츠 속에 넣어 보온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 "일본 겨울의 필수품"이라고 선전하는 난방기구 <고다츠(こたつ, 火燵•炬燵)>

물론 일본도 지금은 방안을 덥게 하는 전기 히터 등을 써서 고다츠를 찾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다츠 수요는 꾸준하다. “고다츠를 둘러싸고 어린 자식은 책상 삼아 공부를 하고 어머니는 곁에서 뜨개질을, 아버지는 신문을 보는” 이런 모습은 예전에 일본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정경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력이 발전하면서 주거 형태도 바뀌어 고다츠 하나를 두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오순도순 지내던 풍경은 사라졌다. 무엇 보다 자녀 수 만큼 방을 갖춰 책상을 들여놓고 히터로 난방을 하면서부터 가족 간의 정겨운 모습도 사라졌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세월이 바꿔 놓은 난방의 변화에는 일본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 듯하다.

글쓴이도 오래전 일본에 있을 때 겨울이면 접이식 고다츠를 펴서 전기를 점검하고 고다츠보(이불)를 씌워 겨울 채비를 차리던 기억이 난다. 따끈따끈한 아랫목은 없지만 외출했다가 들어서면 썰렁한 방안에 고다츠가 놓여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했었다. 쓰는 사람이 줄어든 것 같아도 인터넷에는 고다츠를 파는 누리집이 많고 한술 더 떠 ‘겨울의 필수품’이라고 선전하는 것을 보니 고다츠는 아직도 일본인들에게 사랑 받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