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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를 환락경(환락장소)으로 만들어라

[맛 있는 일본이야기 328]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946년 5월 20일치 <자유신문>에는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의 말로(末路), 음식점 내어 자활”이라는 다소 생소한 제목의 기사가 실려 있다. 내용인즉 “맥아더사령부의 지령으로 국가의 후원이 없어진 야스쿠니신사는 자활방법을 강구해야했는데 신사 안의 국방관을 단장하여 이곳을 영화 따위를 상영하는 환락업소(원문에는 환락경)로 만들고 또한 경내에는 음식점을 만들어 자활의 길을 걷기 위해 18일 경시청에 정식 허가 신청을 내였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그것이다.

   

▲ 야스쿠니신사 안에는 유취관이라는 전쟁기념관이 있다.유취관 이층에서 바라다 본 모습, 유취관 안에는 대포, 비행기 등 각종 전쟁 물품과 당시를 미화하는 각종 서적과 비디오등 영상제작물을 판매하고 있다.

 

   
▲  유취관 입구에 자살폭격기가 전시 되어 있다

미국은 당시 전쟁범죄자들을 미화하여 그들을 영웅으로 만드는 일을 중지하도록 야스쿠니에 대한 후원을 금지했으며 후원이 끊긴 야스쿠니는 자활의 길을 모색해야 했던 것이다. 이 신문에서 말하는 국방관이 현재의 전쟁기념관인 유취관(遊就館)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유취관 안에는 2차 대전 때 쓰던 각종 무기와 대포, 폭격기 등을 전시해놓고 있다. 야스쿠니에서는 패전 후 미군정하에서 돈줄이 끊어지자 유취관 주변 터를 부국생명보험(富國生命保險) 회사에 월 5만 엔(당시 화폐)을 받고 임대해주어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나 1980년에 야스쿠니신사봉찬회(靖國神社奉贊會)가 생겨 이 일대를 정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침략의 역사를 직접 겪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 입장에서 야스쿠니신사는 침략 미화 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제국주의 일본이 저지른 침략전쟁 전사자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돼 있을 뿐만 아니라, A급 전범 14명까지 버젓이 합사되어 있다. 문제는 이곳에 조선인 피해자 21,181명도 합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인피해자들은 자신들을 전쟁터에 강제로 내몬 원수들과 뒤엉켜 있는 꼴이니 그 영혼이 편할 리가 있겠는가!

   
▲ 한 관람객이 2차대전때 동원된 대포를 유심히 바라다보고 있다.

야스쿠니신사에 때만 되면 참배를 하는 일본의 지도층 인사들에 대해 전 일본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 서승 교수는 “일본은 세계 여러 나라 중에서 가장 비정상적인 나라다. 이른바 문명국을 자처하는 나라가 일찍이 저지른 국가범죄와 국가지휘로 일어난 잘못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세계사적으로 그 유례가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야스쿠니신사 화장실에서 얼마 전 한국 청년이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혐의로 잡혀 조사를 받고 있은 가운데 일본은 연일 이 사실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혐의는 ‘건조물침입용의(建造物侵入容疑)지만 자세한 사항은 조사가 끝나야 안다고 한다.

   
▲ 기자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우리들은 잊을 수 없다"라는 전쟁에 대한 '자랑'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 야스쿠니신사 유취관에는 가미가제특공대가 탔던 전투기가 전시돼 있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문제는 이 청년이 아직 범인으로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생얼굴을 뉴스시간마다 내보내고 이름과 나이까지 그대로 신문지상에 밝히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논란이 크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언제까지 이대로 둘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수많은 국내외 지식인들의 목소리는 A급 전범자들만을 위한 시설을 따로 만들라는 주문이다. 이에 공감한다.

 

   
▲ 한국 청년이 야스쿠니 신사 화장실에 남겼다는 수상한 물건에 대한 일본 산케이신문 12월 11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