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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나베요리”가 그리워지는 계절

[맛있는 일본이야기 32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겨울철 따끈한 국물요리는 한국이나 일본 두 나라 모두 추위를 녹이고 입맛을 돋궈주는 요리임에는 틀림없다. 원래 일본에는 한국처럼 감자탕이니 매운탕 같은 ~탕 요리는 없다. 뿐만 아니라 김치찌개니 된장찌개 류도 없고 미역국이니 북어국 같은 것도 없다. 하지만 된장찌개 대신 맑은 된장국인 미소시루가 있고 특히 겨울철에 입맛을 돋우는 나베요리(鍋料理)가 있다. 나베요리에서 나베란 남비를 가리키는 말로 남비에 여러 재료를 담아 끓여 먹는 음식인데 우리의 ~탕 요리에 가깝다.

야후제팬에서는 2015년 특집으로 ‘고향의 맛 재발견’ 이라는 음식마당이 있는데 12월에는 일본 전국에서 손꼽히는 나베요리 10선(選)이 소개되어 있다. 1위는 야마구치현의 복지리, 2위는 홋카이도의 연어나베 3위는 아키다현의 작은 생선과 특제 간장으로 만드는 숏츠루나베 등등 전국에 내로라하는 나베요리를 그 유래와 사진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 전국 나베요리 가운데 1위인 야마구치현의 복지리(위), 홋카이도의 연어나베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이들 음식은 한국의 ~탕과는 사뭇 다른데 고춧가루를 쓰지 않기에 얼큰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심심한 맛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맑은 대구탕이니 속풀이 북어국처럼 고춧가루를 쓰지· 않아도 시원한 국물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런대로 매력적인 요리다.

전국 나베요리 가운데 1위인 야마구치현의 복지리의 유래가 재미나다. 전국시대(戰國時代) 때 이곳 출신의 무사들이 복어를 먹고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풍신수길은 ‘복어요리금지’를 내렸던 적이 있다. 이를 계기로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8)까지 복어 금지는 계속되었다. 특히 명치 21년(1889)에는 위경죄즉결(違警罪決令)이라고 해서 북어요리를 해먹는 사람들을 처벌하기 까지 할 정도로 복어요리를 금했는데 그 이유는 딱 한 가지, 복어독에 의한 사망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북어요리 자격증제도를 도입하고 복어에 대한 독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일반 서민들도 복어요리를 즐기게 되었는데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는 복어요리의 본고장으로 알려질 만큼 유명하다. 일본의 나베요리 10개 가운데 단연 1위로 꼽힌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요즈음은 부관훼리(부산-시모노세키)가 다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모노세키는 겨울철 복어요리로 인기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