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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운동

너무나 초라한 관심, 여성독립운동가를 기억하라

3ㆍ1만세운동 98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에 외치는 쓴소리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라. 내 평생 나라를 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내가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이는 65살의 나이에 폭탄 의거로 순국의 길을 걸은 강우규(1855-1920) 의사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나라를 빼앗은 흉악한 일제에 온몸으로 저항한 것이야말로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한 것이지만 강우규 의사는 겸손하게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청년들의 교육을 걱정했다. 그러한 강우규 의사의 숭고한 나라사랑 실천 행동 뒤에는 탁명숙(1900-1972)이라는 여성독립운동가가 있었지만 이를 아는 이는 드물다.

 

 

그런가하면 핏덩이 갓난아기를 남겨두고 독립운동에 뛰어든 박치은(1886-1954)애국지사도 있다. 박치은 애국지사는 남편 곽치문(1882-1922)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잡혀 감옥에 들어갔는데 핏덩이 갓난아기를 둔 몸이었다. 철창 밖에서 젖이 먹고 싶어 우는 아기를 일제는 끝내 면회시켜주지 않아 눈앞에서 아기가 숨지는 고통을 견뎌내야만 했다. 2년의 형기를 마치고 남편보다 먼저 출소한 박치은 애국지사는 부모가 옥중에 있는 동안 어린 두 자매가 병사하여 숨지고 겨우 큰딸과 막내만이 살아남아 부모님의 출옥을 기다리는 현실과 맞닥트려야 했다.

 

 

그런가하면 191945일 해주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문재민(1903-1925)을 비롯한 기생들은 시냇물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고, 티끌 모아 태산도 이룩한다하거든, 우리 민족이 저마다 죽기 한()하고 마음에 소원하는 독립을 외치면 세계의 이목은 우리나라로 집중될 것이요, 동방의 한 작은 나라 우리 조선은 세계 강대국들의 동정을 얻어 민족자결문제가 해결되고 말 것이다.라며 독립선언서를 써서 만세운동에 동참했다.

 

또한 나라없이 살 수 없네 나라살려 살아보세 / 임금없이 살 수 없네 임금살려 살아보세 / 조상없이 살 수 없네 조상살려 살아보세 / 살 수없다 한탄 말고 전진하여 왜놈 잡아 / 임금 앞에 꿇어앉혀 우리임금 분을 푸세라는 8편의 의병가를 손수 지어 여성과 청년들에게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워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병장 윤희순(1860-1935)도 있다. 윤희순 의병장은 춘천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한 뒤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조선독립단 활동, 항일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운동에 전력을 다했던 보기 드문 여성항일독립투사다.

 

 





이처럼 일제 침략시기에 나라를 잃은 상황에서 여성들은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분연히 일어나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일제 경찰에 잡혀 갖은 고문을 당해 목숨을 잃은 여성독립운동가들도 허다하다. 기꺼이 한 목숨 던져 나라를 구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일진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위해 그렇게 아무런 댓가도 없이 숨져갔다.


 



 

그 가운데서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은 눈부시다. 그러나 여성들의 독립운동에 관해서 유독 우리사회는 무관심한 편이다. 유관순으로 대표되는 여성독립운동가 외에 우리가 알고있는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기억은 너무나도 초라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늘 98주년 3·1절을 맞아 화려하고 성대한 기념식, 태극기 퍼포먼스도 좋지만 조명되지 않은 독립운동가 특히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어떤 행사보다도 더 값진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