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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머그샷(mug shot) 제도’는 ‘피의자 사진 공개 제도’로

국립국어원 ‘새말모임’ 구성, 발 빠른 우리말 다듬기로 실효성 높인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머그샷 제도’를 대체할 말로 ‘피의자 사진 공개 제도’를 골랐다.

 

국립국어원은 국어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의 시선에서 좀 더 세련되고 수용도가 높은 우리말을 찾고,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올 9월부터 ‘새말모임’을 발족하여 시범 운영을 시작하였다. 20~30대 젊은 세대 위주의 홍보ㆍ출판 전문가, 정보ㆍ통신 전문가, 아나운서, 교사, 영어 전문가, 대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새말모임’은, 새로 유입되는 외래 용어가 자리를 잡기 전에 발 빠르게 새말을 마련하고 널리 퍼뜨리기 위하여 모든 회의를 누리소통망[SNS]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새말모임에서 처음으로 다듬은 말은 ‘머그샷(mug shot) 제도’*다.

* ‘머그샷’은 구속된 피의자를 식별하기 위해 경찰이 촬영하는 사진을 가리키는 ‘폴리스 포토그래프(Police Photograph)’의 은어이며, ‘머그’는 ‘페이스(face)’의 속어임

 

최근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에 대해 신원 공개가 결정되었는데, 피의자가 긴 머리로 얼굴을 가려 피의자 신원 공개 제도를 무력화한 사례가 있었다. 피의자 신원 공개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이른바 ‘머그샷’을 찍어 공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관련 법안도 발의된 상태이다. 경찰청에서도 관련 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언론이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임의로 ‘머그샷 제도’라고 부르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생소한 용어이므로 이 말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 전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로 다듬을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새말모임 위원들은 누리소통망에 마련한 대화방에서 저마다 대체어들을 제시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립국어원은 토론 내용을 토대로 내부 검토를 거쳐 ‘피의자 사진 공개 제도’가 가장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되는 말이라고 보아 ‘머그샷 제도’의 대체어로 최종 골랐다. ‘머그샷’만 가리킬 때는 ‘피의자 사진’ 또는 ‘피의자 사진 촬영’으로 일관되게 대체해서 쓸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다.

 

국립국어원은 앞으로도 어떤 용어가 새로 유입되고 있는지 수시로 조사하고 널리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외래 용어가 포착되면 곧바로 새말모임을 열어서 발 빠르게 새로운 우리말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