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허다한 사람들이 돈을 가지고도 쌀을 사지 못하는 데에 이르렀으니, 시장의 장사치들과 쌀 무역을 하는 상인들이 서로 호응하여 암암리에 약속한 흔적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것이 법에 저촉되는데도 이 무리를 용서한다면 장차 소요스러움을 진정하고 궁핍한 백성들을 안정시킬 수 없으니, 청컨대 각 쌀가게의 우두머리들을 형조로 하여금 일체 모두 잡아다가 사실을 조사한 뒤에 섬으로 귀양보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순조실록》 33권, 순조 33년(1833년) 3월 10일 기록으로 장사치들이 쌀값을 짬짜미하여 많은 물의를 일으키고 백성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이 장사치들을 귀양보내자고 비국(備局, 임진왜란 뒤 으뜸 정부기관)이 임금께 아뢰는 내용입니다. 최근 밀가루값을 짬짜미했던 기업들에 정부가 큰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이고, 또 미국ㆍ이란 전쟁에 기름값이 폭등하는 것에 정유사 또는 주유소의 짬짜미를 의심하며,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우리는 판매자 사이에 상품 또는 용역의 값이나 생산 수량, 거래 조건, 거래 상대방, 판매 지역을 제한하고, 이러한 담합 행위를 통한 이윤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서울 중랑구 망우역 근처에 갔다가 어이가 없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고층빌딩 입구엔 한글은 작은 글씨뿐이었고, 커다랗게 “GRAND OPENING”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마도 정식 개장을 뜻하는 듯 했지만, 꼭 이렇게 한글 없이 영어로 커다랗게 쓰는 까닭을 모르겠다. 그렇게 써야만 유식한 걸로 착각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 아래에 ‘상업시설 공간 문의’라고 써둔 것을 보면 물건을 파는 가게(쇼핑몰) 위주의 건물인 듯한데 “GRAND OPENING”라고 써야만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을까?. 그에 더하여 그 위엔 건물 이름인지 “ROYUNDA PLACE”라는 글씨도 보였다. 아마도 지붕이 둥근 원형 건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진에 찍히는 정도로는 알 수가 없다. 아래에 보면 영화관 CGV가 커다랗게 쓰였고, 그 건물에 들어선 업체로 보이는 곳들이 작은 글씨의 영어로 잔뜩 적혀있다. 법령대로라면 간판은 원칙적으로, 한글로 표기해야 하며 외국 문자를 사용한다면 옆에 한글도 함께 적어야 한다. 함께 적을 때 한글 표기를 알아보기 어렵게 작게 표기하는 때도 불법이다. 그러나 그 법에 강제 처벌 조항이 없는 것은 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롯데백화점 지하 1층에 간 적이 있습니다. 이곳은 식당가와 식료품 등을 파는 곳입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곳에는 ‘FOOD AVENUE’라고 쓰여 있습니다. 보통은 ‘FOOD STREET’라고 쓰는데 이곳은 ‘STREET’를 ‘AVENUE’라고 표기했습니다. 좀 더 특별한 곳으로 보이려는 뜻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뉴욕에서는 ‘Avenue는’ 남북, ‘Street’는 동서로 뻗은 길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곳 백화점에서 특별히 남북을 가리키지는 않을 텐데 굳이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영어도 아닌 생경한 영어를 쓴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주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곳에는 ‘식당가’ 이렇게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 ‘FOOD AVENUE’를 주욱 돌아 나오니 이젠 식품점을 뜻하는 ‘GROCERY’라는 간판도 보입니다. 또 ‘ISSUE ITEM’도 있는데 아래에 작은 글씨로 “보다 빛나고 특별한 삶의 품격을 위해 롯데백화점이 선택한 트렌디한 상품을 만나보세요”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 간판 ‘GROCERY’도 역시 ‘먹거리가게’, ‘ISSUE ITEM’은 ‘유행상품’ 또는 ‘뜨는상품’ 이렇게 해도 좋지 않을까요? 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