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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열도 제126대 일왕즉위식으로 떠들썩

일왕가의 족보에는 148살 산 것으로 나오는 일왕도 있어
[맛있는 일본이야기 511]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22일) 일본 열도는 일왕 즉위식으로 떠들썩했다. 일왕이 살고 있는 도쿄 황거(皇居)에서 거행된 일왕즉위식은 국내외 2,000여명의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외국으로부터 찾아온 손님은 191개 나라에서 423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날 일왕즉위식은 낮 1시 5분, 위엄있는 전통복으로 갈아입은 일왕이 ‘국민의 행복과 세계평화를 빌며 국민에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내용의 선언을 시작으로 약 30여 분 동안 즉위식이 이어졌다.

 

어제 등극한 나루히토 왕의 고조부는 122대인 메이지왕(明治天皇)이며 메이지는 61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증조부인 제123대 다이쇼왕(大正天皇)으로 단명하여 48살에 숨을 거두었다. 조부인 제124대 쇼와왕(昭和天皇) 시대를 거쳐 아버지 헤이세이왕(平成天皇)은 제125대다.

 

 

어제 제126대 일왕 즉위식을 한 나루히토는 원래대로라면 전 왕이 숨을 거두고 난 뒤 새 왕으로 등극해야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전왕이 생존해 있으면서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일본에 천황제가 성립된 것은 7세기 후반의 일로 대보율령(大宝律令)에서 ‘천황(天皇)’」이라는 칭호를 법제화했다. 그러나 일왕제도는 12세기의 무신정권이 들어선 이래 19세기 메이지시대가 막을 열기 까지 그 존재가 미미했다. 무사들에게 정권을 빼앗긴 일왕가는 600여 년간 겨우 명맥을 유지하며 지냈을 뿐이다. 일왕가의 족보를 만든 것도 메이지기에 들어서고 부터이다.

 

일왕가의 족보가 대대로 이어져오지 못하다보니 제1대 일왕인 진무왕(神武天皇)은 127살이요, 제5대인 코쇼우왕(孝昭天皇)은 114살, 제6대 코우안왕(孝提安訴天皇)은 137살, 제7대 코우레이왕(孝靈天皇)은 128살, 제8대 코우겐왕(孝元天皇)은 116살, 제9대 카이카왕(開化天皇은는 111살, 제10대 스진왕(崇神天皇)은 119살, 제11대 스이닌왕(垂仁天皇)은 139살, 제12대인 케이코우왕(景行天皇)은 무려 148살을 산 것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제13대인 세이무왕(成務天皇)은 107살, 제16대인 닌토쿠왕(仁德天皇)은 143살을 살다 갔다고 기록해 놓고 있다. 의학이 발달한 오늘날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148살 운운은 일본 일왕의 역사가 상당수 허구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아예 나이를 알 수 없는 일왕도 부지기수다. 제17대 리츄우왕(履中天皇), 제18대 한제이왕(反正天皇), 제19대 인교우왕(允恭天皇) 등은 태어나고 죽은 때를 모른다.

 

이처럼 일왕가의 기록이 허술한 것은 1185년 가마쿠라 막부로 부터 1868년 메이지왕이 왕정복고로 등극하기 까지 683년 동안 무사정권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683년 동안 일왕가가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던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메이지기에 들어서서 대대적으로 일왕가의 족보가 만들어지는데 족보 정리 가운데 재미난 일화가 하나 있다.

 

제39대 일왕이 족보에서 빠진 것이었다. 이를 지적한 사람은 지방의 재야사학자로 그는 코우분왕(弘文天皇)이 메이지정부가 만든 족보에 누락되어 있음을 지적하였고 메이지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메이지3년 (1870)에 코우분(弘文天皇)을 족보에 넣고 제39대왕으로 삼았던 것이다. 어쨌거나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어제 새로운 왕의 즉위식이 있었고 이를 호외로 알리는 등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