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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보적 장르,《임꺽정》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1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96년 11월부터 1997년 4월까지 SBS 드라마 <임꺽정>이 44부작으로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임꺽정>은 난세를 살다 간 의리의 도적이자 풍운아인 임꺽정의 한 많은 생애를 그린 벽초 홍명희(洪命憙)의 소설 《임꺽정》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였습니다. 당시 많은 시청자들은 임꺽정에 자신을 이입시켜 큰 감동을 받았지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비장한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에 우리는 가슴 속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드라마의 바탕이 되었던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이 91년 전인 1928년 오늘(11월 21일) 조선일보에 연재를 시작한 날입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소설들은 대부분 역사의 주체를 민중이 아닌 위대한 개인으로 보는 영웅사관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와 달리 《임꺽정》은 주인공은 물론 다양한 신분의 백성들을 등장시켜, 당시의 민중들의 삶을 폭넓게 묘사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임꺽정만을 영웅으로 묘사하지 않고, 청석골 여러 두령들도 임꺽정 못지않게 큰 비중을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나갑니다. 아울러 임꺽정은 휘하의 두령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능력도 있지만 인간적인 약점을 함께 지닌 인물로 그리고 있어 남다릅니다.

 

《임꺽정》은 민족문학의 으뜸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면서도,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계층의 독자들에게 즐겨 읽히는 소설입니다. 홍명희의 《임꺽정》에 대해 이효석은 “조선 어휘의 일대 어해(語海, 말의 바다)”, 이극로는 “깨끗한 조선말 어휘의 노다지”라고 했으며, 상명대 강영주 교수는 “뛰어난 인물 형상화 솜씨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생생하고 흥미로운 대화”가 이 소설의 특징이라고 말합니다. 또 숙명여대 김병길 교수는 “역사소설이 아니라 차라리 한국문학사에만 존재하는 독보적 장르”라고 평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