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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곡성 '가곡리오층석탑'(보물 제1322호)

그 무게 내려놓고 이제 좀 쉬고 싶다
[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2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곡성 가곡리오층석탑

 

                                           이  달  균

 

       나는 멀찍이서

       마을을 내려다 본다.

       어느 나무에서 까치가 우는지

       오늘은

       또 누가 죽어

       곡성이 들리는지

 

       백제계 혈통으로

       고려를 짐 졌지만

       그 무게 내려놓고 이제 좀 쉬고 싶다

       잊고픈

       이름 있다면

       이곳에서 잊고 가라

 

 

이 석탑을 찾아가다보면 마을 입구 길 옆에 석장승 2기가 서 있다. 남녀 한 쌍으로 보이는데 검은 빛을 띤 장승은 눈썹과 눈 주위가 마모되어 형체가 불분명하지만 뭉툭한 코는 든든한 사내다움이 묻어나는 것이 특징이고, 흰빛을 띤 장승은 머리에 족두리인지 뭔지를 쓴 채 가렴한 눈매를 가진 색시상으로 보인다. 마을 수호신으로 세운 것인지 유서 깊은 옛 탑을 지킨다는 염원인지 알 수 없지만 어딘지 범상해 보이지 않는다. 마을 주민에게 탑 자리를 물으니 큰 관심 없다는 듯 대답은 심드렁하다.

 

석탑은 마을 끝자락 매봉 초입 언덕에 서 있는데 막상 다가가보니 그 자태는 늠름하다. 어디에서 본 듯한 느낌이 들어 생각해 보니 담양 남산리 오층석탑을 닮았다. 그도 그럴 것이 둘 다 고려탑이지만 백제계 석탑 양식을 계승하고 있어 더욱 그런가 보다. 전해 들으니 예전 유물보전에 소홀했던 시절에는 가까이 가도 대숲이 무성하여 탑이 보이지도 않았다는데 지금은 터를 잘 조성하여 탑과 주변을 조망하기에 손색없다.(시인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