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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연말연시, 시메카자리와 카도마츠

[맛있는 일본이야기 520]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기해년 돼지해가 어느덧 지나가고 있다. 이제 새해는 경자년 쥐해다. 한 해가 저물어 갈 무렵 일본에서는 오오소우지(대청소)를 하고 연말이면 도시코시소바(해넘이 국수)를 먹는다. 그런가 하면 집 대문에 시메카자리(금줄, 注連飾り)를 매달고 집이나 상가 앞에 카도마츠(소나무장식, 門松)를 세워 나쁜 잡귀를 물리치고 복을 기원한다.

 

시메카자리는 연말에 집 대문에 매다는 장식으로 짚을 꼬아 만든 줄에 흰 종이를 끼워 만드는데 요즈음은 편의점 따위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이러한 장식은 농사의 신(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인데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으로 신도(神道)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한편으로는 일본의 나라신(國神)인 천조대신(天照大神)과 관련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시메카자리는 12월 말에 대문에 내달고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개 1월 7일 이후에 치우는 게 보통이다. 관서지방에서는 1월 15일에 치우고, 미에현(三重縣 伊勢志摩) 같은 지방에서는 1년 내내 장식하는 곳도 있는 등 곳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카도마츠”는 12월 13일에서 28일 사이에 집 앞이나 상가 앞에 세워두고 치우는 것은 1월 15일 전후다. 시메카자리나 카도마츠의 설치와 치우기는 가능하면 지정된 날에 맞추는 게 좋으며 이를 어기면 복이 반감된다고 믿는다. 카도마츠는 일본의 고전 작품인 즈레즈레구사 (徒然草,1330년)에 “큰길에 카도마츠가 서 있어 화려한 분위기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풍습이다.

 

 

그런가 하면 새해 초에 “카가미모치(鏡餠)”를 장식하는 풍습도 있다. 이것은 위의 두 장식이 집밖에 세우는 것에 견주어 집안에 장식하는 풍습이다. 카가미모치란 한자에서 보듯이 ‘거울떡’이다. 거울은 예부터 일본에서 삼종의 신기(三種の神器)라고 해서 신성시하던 물건인데 이러한 둥근 거울이 오늘날은 떡으로 변형되어 눈사람 모양의 찹쌀떡을 정초 집안의 중요한 곳에 장식하는 풍습으로 정착된 것이다.

 

서양의 성탄장식이나 일본의 여러 장식들은 결국 신을 기쁘게 하고 거기서 인간의 행복과 즐거움을 얻고자 하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오늘날 성탄 장식은 종교색을 많이 털어낸 느낌이다. 백화점이나 역, 대형 슈퍼나 관공서 현관에도 성탄 장식이 내걸리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지금 일본의 슈퍼나 쇼핑센터, 백화점 등에 가면 시메카자리, 카도마츠, 카가미모치 같은 연말연시 장식품이 눈에 많이 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