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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몽골이 의뢰한 17세기 나무껍질 경전 보존처리 끝내

경전 글씨와 제작과정 확인, 손상된 글자 원형 가깝게 복원 성공
국립문화재연구소, 「한ㆍ몽 문화유산의 연구 및 보존 공동연구」협약 따라 지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는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ㆍ고고학연구소가 의뢰한 17세기 무렵의 불교 경전에 대한 보존처리를 끝냈다.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ㆍ고고학연구소는 2018~19년 당시 소장이던 촐론 삼필돈도브(CHULUUN Sampildondov, 현 몽골 문화부 장관)의 주도로 ‘17세기의 몽골 도시들’을 주제로 한 발굴조사에서 수도 울란바토르 서쪽에 있는 자브항(Zavkhan)주 테스(Tes)지역의 ‘숨 톨고이(Sum tolgoi)’ 건축 유적지에서 발견한 경전의 보존처리를 2019년에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뢰한 바 있다. 유물은 고대 몽골어와 티베트어로 쓰인 나무껍질과 종이로 된 경전 등 21점이다.

* 숨 톨고이(Sum tolgoi) 사원: 17세기 유명한 호탁트(Khutagt, 몽골인들이 생불(生佛) 및 고승을 일컫는 말)가 건설한 티베트 양식의 건축물임

 

 

 

 

이번 보존처리 지원은 지난 2019년, 양 기관이 체결한 바 있는 ‘한국ㆍ몽골 문화유산 연구와 보존을 위한 공동연구 실행 약정(2019년 체결)’의 하나였으며, 과학적인 조사를 기반으로 한 보존처리 실무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담당했다.

 

건조한 토양에서 출토된 종이와 나무껍질 경전은 여러 조각으로 찢어지거나 구김이 있었고, 오염물질이 많이 붙어있어 표면에 적힌 글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적절한 수분을 공급해 오염물을 없애고, 펼침 작업을 하였으며, 종이 경전의 찢어진 부분은 닥나무 종이를 사용해 보강했다. 나무껍질 경전은 셀룰로오스계 수지를 이용해 단면을 접합하거나 강화처리를 하였다. 이러한 보존처리를 통해 글자들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구김이나 찢김 등의 손상이 발생한 부분은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면서 경전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적외선 촬영으로 글씨를 선명하게 확인하여 경전 연구의 기초자료를 확보하였고, 성분 분석을 통해 글씨를 쓴 재료가 먹, 은, 철(Fe)이 포함된 물감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특히, 종이 경전은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으로 15~17세기의 절대연대 자료를 확보하였으며, 바탕 종이에 쪽과 먹으로 색을 입힌 뒤 그 위에 글씨를 쓴 경전 제작과정도 확인하였다.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행한 보존처리와 과학적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전 내용 해석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보존처리가 완료된 유물을 전달받으면 보고서를 발간하고, 전시 등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ㆍ고고학연구소의 공동연구는 올해도 이어질 계획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보존처리 지원사업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유기물 보존처리 인력의 교육 지원 방안도 새롭게 마련하여 양국의 문화적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