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지난 한 해 모든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어린이들은 어린이들 나름대로 더더욱 힘든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한의원을 방문하는 어린이들 가운데 유모차에 앉아서 오는 아이들마저 마스크를 쓰고 얌전히 진료를 받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특히 입학과 졸업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 소중한 출발과 마무리를 축하도 받지 못하고 서로 인사도 못 하면서 진행하여 추억의 한 페이지가 지워진 한해였으며 올해도 비슷한 과정을 겪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새학기를 시작하는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코로나를 염려는 하되 건강하고 활기찬 새학기를 시작하기를 응원하며 새학기증후군을 염려하며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한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의 법칙은 ‘시작이 어렵다’다. 아침이 힘들며, 월요일이 힘들고 어린이와 학생들에게는 새학기가 힘들다. 특히 올해는 어린이들이 코로나와 겨울 방학으로 집에서 늦잠도 자고 엄마 아빠와 비비고, 뒹굴며 지냈을 것이다. 어린이들이 정상적인 새학기가 되면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새 선생님, 새 친구들을 만나 놀이와 공부를 하며 새로운 관계형성을 하게 될 때 더더욱 힘들 것이 예상된다.
어린이들의 학교생활이 친구들을 만나고 답답한 집에서 벗어나 신나는 경험의 시간이면서 사회생활의 기초를 스스로 터득해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몇 가지 요인들로 인하여 오히려 새로운 환경을 힘들어하고 심리적, 육체적인 이상 징후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단순한 심리적인 부담 때문에 새학기가 힘든 일도 있지만, 신체의 생리활동으로 인해 봄이 힘든 아이들도 많다. 보통은 담이 약한 아이가 새로운 것에 부담과 긴장으로 힘들어 하며 비장이 약한 아이는 나른하고 졸리면서 소화능력이 떨어져 힘들게 되기도 한다. 또한 새학기를 떠나 봄이라는 계절에 겪어내야 할 어려움조차 함께 맞닥뜨리게 되기 때문에 어른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새학기 증후군을 겪는 어린이는 왜 봄의 계절변화를 못 이기고, 새로운 환경의 스트레스와 규칙적인 기상시간을 견디지 못하면서 나른함. 두통, 식욕 저하, 짜증, 수면 불안정, 피로 등의 증상을 호소하여 엄마와 아빠를 안타깝게 하는지 알아보자.
봄이 되면 왜 몸이 힘든가?
1. 봄은 내부 환경 변화와 외부 환경 변화의 격차가 큰 때다.
곧 봄에는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하고 그로 인해 바람이 많아지고 내 몸의 체온을 많이 빼앗아 간다. 외부 온도차도 극복하기 어려운데 바람마저 체온은 빼앗아 가니 기초체온을 유지하기에 가장 어려운 계절에 속한다. 환절기 특히 봄은 하루 일교차가 큰 경우 15도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심하고 더구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바람마저 합세하면 대부분 사람이 움츠러들게 된다.
2. 꽃가루와 황사와 같은 피부와 코의 점막을 자극하는 물질들이 유독 많은 계절이다.
온도차와 습도차를 극복하지 못해서 건조해진 피부와 코의 점막에 황사와 꽃가루는 치명적인 부담으로 다가와 몸의 면역체계를 극도로 혼란케 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온대 지역에 속하면서 대륙의 동쪽에 있는 반도의 지형은 이러한 상태가 좀 더 심하게 드러난다. 예전엔 중국으로부터 황사만 왔었지만, 최근엔 미세먼지와 다양한 대기 오염물질의 유입으로 더욱 힘든 시절이 되었다.
3. 움츠렸던 내 몸의 기운도 상승하면서 기운이 외부로, 위로 뜬다.
원래 봄은 의욕이 왕성하고 몸과 마음이 즐거운 사춘기 어린이와 같은 시절이다. 그러나 몸의 균형이 깨지고 외부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상열하한(몸의 윗부분은 열이 나서 덥고 아랫부분은 차가움)의 상태가 지속되면서 기초체온조절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어 감기와 비염의 증상 만연하게 된다.
봄에 어린이의 몸 상태는 폭발과 처짐의 양 극단에 있다.
봄은 본디 활력과 건강의 상징이다. 봄이 되면 자연은 만물이 소생하고 꽃이 피고, 우리 인간은 의욕이 충만하고 모든 것에 활동적이고 왕성한 상태가 된다. 육체적인 왕성한 활동을 위하여 식욕이 충만하고, 정신적인 충실함을 위하여 설레고 여유로워지고 자유스러운 의욕이 충만해진다. 이러한 상태를 얻기 위해서는 몸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겉으로 보면 아침에 가볍게 일어날 수 있는 상태와 식욕이 왕성한 상태이며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세포의 활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생산공장인 간(肝)기능과 재활용 공장인 비장(脾臟)이 건강한 상태라면 봄의 왕성한 활동성의 기운을 따라갈 수 있다. 곧 아침에 가볍게 일어나며 식욕이 왕성한 아이들은 봄기운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하게 지내지만, 아침에 못 일어나고 입맛이 줄어드는 아이들은 춘곤증, 새학기증후군 등 봄의 시련을 격어야 한다.
1. 봄을 힘차게 맞이하는 사람은 아침형 인간이다.
“올빼미족은 봄이 힘들다”
계절의 흐름으로 봄을 산뜻하게 맞이하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계절적으로 보면 겨울을 충실하게 보내 충실한 휴식과 비축이 이루어져야 봄이 반가운 계절이 된다. 이것을 하루를 기준으로 보면, 밤에 자는 중에 충실한 휴식과 회복이 이루어져 자력으로 가뿐하게 일어나야 아침을 산뜻하게 맞이하며 봄을 즐길 수 있다.
보통 스스로 올빼미족이라 하고, 밤에 머리가 맑아진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모든 인간은 오후 3시 무렵부터 잠들 때까지 두뇌에 혈액공급이 충실해서 맑은 머리로 지내게 된다. 단지 인간의 태생이 육체 활동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아침과 낮에는 근육으로 기운과 혈액이 몰려서 상대적으로 두뇌에는 혈액공급이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건강한 사람들과 아침에 자력으로 일어나는 사람들은 아침에도 두뇌활동에 충실한 혈액공급을 받고, 건강하지 못하거나 아침에 자력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침과 오후까지 두뇌에 혈액공급이 부족하여 힘들고 만사가 귀찮아지고, 저녁이 되면서부터 두뇌에 혈액공급이 충실하다 보니 올빼미족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잠드는 시간을 조절하여 아침에 힘차게 웃으면서 일어나는 사람을 만들도록 하자.
2. 봄을 건강하게 맞이하는 사람은 식욕이 왕성한 사람이다.
오장육부 중에 봄과 맞물려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장부는 간장(肝臟)과 비장(脾臟)이라는 장부다. 간은 내가 먹은 음식물로 내 몸에 필요한 성분을 만드는 생산 공장이고, 비장은 내 몸에서 한번 사용된 것을 정비하여 재활용하도록 하는 재활용 공장이다. 이 가운데 특히 비장에 약점이 있는 사람은 평소에도 조금만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이 걸리거나 식곤증을 느끼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하품이 많으며, 머리가 무겁거나 어지러운 사람으로 심하면 두통을 호소한다.
이러다 보니 비장이 약한 사람은 봄이 되면 더더욱 힘든 시기가 되는데 먼저 입맛이 떨어져 먹는 양이 줄어드는 것부터 이루어진다. 또한 전신이 무거워지고 졸리며 조금만 과식해도 식곤증이 드러난다. 이를 봄을 탄다고 하고, 춘곤증이란 병명을 붙이기도 하며, 어린이들의 경우 새학기증후군이라 통칭한다. 이는 봄의 육체적 활력을 제공하기 위하여 비장에 더 많은 혈액 공급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 조상들은 봄나물로 식욕을 돋우기 위하여 노력했고, 봄에 보약으로 이를 해결하려 하였다. 이러한 방법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긴 하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봄을 활기차게 보내기 위하여 가장 확실하게 비장의 기능을 개선하는 방법은 음식을 오래 씹어 먹으면서 자신의 정량을 정확하게 알고 한 수저 정도 적게 먹으면서 맨발로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보약이나 적절한 건강식품을 섭취하면 점차 비장이란 장부가 살아나며 활력이 넘치는 봄바람이 날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새학기 증후군을 대처하는 바른 생활
1. 신나게 뛰어놀게 하자
양기가 가득해서 한창 장난기가 발동하고 뛰어놀고 싶은 어린이들이 꼬박 한자리에서 40분씩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은 참으로 긴 시간이고 어려운 일이다. 하루에 적어도 한 시간 이상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분출할 수 있도록 하자. 함께 하는 공놀이, 술래잡기, 얼음땡,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타기, 줄넘기 등 하체를 많이 이용하는 운동은 아래쪽에서 스스로 열을 낼 수 있게 되므로 위로 뜬 열을 잡아 줄 수 있다.
새학기증후군은 양기가 왕성하지만, 순환이 정체되거나, 신체의 조화가 깨지면서 위로 뜬 열기로 인하여 발생한다. 그러므로 잘 뛰어놀아서 속의 열과 축적된 탁기를 방출하게 해주면 되는데 이때 한약의 도움으로 배출을 도와주는 것도 좋다.
2. 봄에 좋은 음식들이 많이 있다.
우리 몸의 모든 생리 병리 현상은 먹은 음식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간과 비장의 공장은 먹는 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먹는 것이 봄을 잘 보내기 위한 기본이 되므로 오히려 원칙을 따르면 건강한 봄을 보낼 수 있다.
첫째로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30번 정도로 오래 씹어서 삼키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그리고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한 수저만 더 먹자’라고 따라다니며 억지로 먹이지 말아야 한다. 활발하게 뛰어놀고 배가 고파서 스스로 음식을 찾을 때 몸은 비로소 잘 소화되고 흡수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둘째는 포화지방산이 많은 기름진 음식, 산패된 기름에 튀긴 음식 등은 소화기가 약한 어린이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과로를 시키는 셈이 된다. 새학기에 적응하느라 심신이 긴장된 우리 어린이들에게 불포화지방산이 있는 오리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신선한 생선을 많이 섭취하도록 하고 생들기름과 올리브유, 저지방ㆍ무지방 우유를 마시게 하자.
셋째로 신선한 푸성귀를 많이 먹케 하자. 한의학적으로 볼 때 지구에서 최초의 유기물은 바다 이끼류다. 이러한 연유로 바다 이끼에는 지구의 원초적인 생명력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바다 이끼류인 미역이나 파래, 다시다 등을 많이 먹고 바다 이끼를 먹고 사는 전복, 소라 골뱅이 등을 섭취하여 원천적인 생명력을 획득하자. 다음으로 봄에 나는 나물들이 좋은데 봄나물들엔 추위와 격변하는 환경을 이길 힘이 담겨있다.
3. 일찍 자고 푹 잘 자게 하자
흔히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는 잠이 보약보다도 더 위대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숙면은 건강의 일등 공신이다. 이는 삶의 기본인 먹는 것보다 중요하며 숙면은 2끼 식사와 바꿀 정도의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굶더라도 정말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자는 사람을 깨워서 먹이는 것은 삼가고 온전한 수면을 위하여 배려해야 한다.
인간은 잠을 자는 동안 지친 몸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 회복하고 재생하는 일을 하며 더구나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성장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지구의 자전과 맞물려 밤낮에 따른 생물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따라 밤 9시에는 잠을 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를 뺀 전 지구인은 9시 무렵에 잠을 잔다. 우리나라는 늦게 자는 분위기가 되었지만, 최소 초등학교 입학 전이라도 9시에 재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4. 힘을 기르고 면역력을 키워 첫 입학, 새학기를 신나게 보내게 하자
기운이 들뜨고 기온차가 심한 봄철 새학기를 맞아 낮 선 환경에서 새 선생님과 새로운 친구들과 하나씩 관계를 맺어나가는 어린이들은 모두 같은 상황에 부닥쳐 있다. 튼튼하고 자신있는 몸 상태로 우리 아이가 설레이는 새학기를 맞을 수 있을지 점검하고 보완을 해주도록 하자.
잔병 탓에 내 몸도 귀찮고 먹는 것도 귀찮다면 새 친구 새로운 공부는 얼마나 힘들겠는가? 내 몸의 기능을 방해하는 탁한 기운들을 배출해 내고, 잔병을 떨쳐낼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 외부의 환경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아이의 몸 상태를 잘 파악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새롭게 생활습관을 만들어 가도록 지원해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