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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의 돌계단에는 부처님이 누워계신다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6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산사(山寺) 돌계단

 

                                   - 김 상 현

 

       중생의 무게를 묵묵히 받아주는

 

       절간 오르는 돌계단이 바로

 

       누워있는 부처님이시다

 

 

 

 

“절간에 부처가 있나? 절간은 스님들 숙소지 부처는 한 놈도 없다. 여러분이 못하는 일을 공양주가 하고, 처사가 한다. 그들을 선지식으로 받들어 모셔라. 여러분이 하지 못하는 하찮은 일을 하는 그들이 문수고 보현이야.” 설악산 신흥사 조실 설악무산 스님이 지난 2012년 동안거 해제법회에서 하신 말씀이다. 이어서 스님은 말씀하신다. “내 주변에 있던 내게 밥해주던 공양주보살, 군불 때주던 부목처사가 선지식이다. 산문을 나서서는 주막의 주모가 선지식이었고, 어부ㆍ대장장이ㆍ서울 시청 앞 노숙자가 내 삶의 선지식임을 깨달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 스승이었다.”

 

엄청난 말씀이다. 고매한 조실스님께서 공양주보살ㆍ부목처사ㆍ주모, 어부ㆍ대장장이ㆍ노숙자가 바로 문수고 보살이요 자신의 스승이라고 일갈하셨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공양주보살과 노숙자들이 그런 대접을 받고 있을까? 사실 정치인과 공무원은 국민의 종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스님의 말씀처럼 국민을 공양주보살ㆍ부목처사로 생각지 않는 듯하다.

 

강원도 고성군에는 천년고찰 건봉사가 있다. 이곳 건봉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고, 그 적멸보궁에 가려면 대웅전 건너편에 있는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살살이꽃(코스모스)이 아름답게 핀 돌계단을 오르는 중생은 어떤 생각을 할까? 여기 김상현 시인은 그의 시 <산사(山寺) 돌계단>에서 라“중생의 무게를 묵묵히 받아주는 절간 오르는 돌계단이 바로 누워있는 부처님이시다"고 노래한다. 공양주보살이 아닌 바로 부처님이라는데 우리는 감히 그곳을 쉽게 오를 수 있을까?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