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1-바라는 것을...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어제 밤에 마실을 나갔다가 벚나무 밑에 떨어져 있는 나뭇잎들을 보았단다. 벌써 잎을 떨구는 나무를 보니 가을이 성큼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음을 더 똑똑히 느낄 수 있었지. 나무를 올려다 보니 아직 푸른 잎들이 훨씬 많았지만 노란 빛, 붉은 빛으로 바뀐 나뭇잎들이 더러 있더구나. 너희들은 무엇을 보며 가을을 느끼게 될지 궁금하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바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다면, 손닿는 곳에 있는 것을 사랑하라."야. 이 말씀은 프랑스에서 옛날부터 이어져 오는 옛말이라고 해. 흔히 속담이라고 하던데 나는 염시열 님께서 다듬은 '삶품말'이라는 말이 더 마음에 든단다. 옛말은 그야말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살다보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또 갖고 싶은 것도 많지만 그것을 다 하고 가질 수가 없는 것이 삶이란 것을 깨닫거나 알게 되지. 하지만 하지 못한 것, 갖지 못한 것을 두고 슬픔이나 안타까움에 빠져서 아까운 때를 흘려 보내는 잘못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말씀이라고 생각해.
무엇을 바라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이제 내가 갖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고 그것들을 값지게 여기며 고마워 하면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말이라고 할 수 있지 싶어. 꿈도 꾸고 바람을 가지되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 내가 가진 것, 누리는 것을 또 다른 누군가는 갖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며 살기도 하니까 말이야.
앞으로 너희들이 바라는 일들이 바람대로 다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마음 아파하거나 기운 잃지 말고 너희가 가지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다시 꾀해 보는 아들, 딸이 되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들은 이 말씀을 이어주면서 '원하는 것'이라는 말을 썼던데 나는 '원하다'와 뜻이 비슷한 '바라다'를 써서 다듬어 보았는데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나.
오늘 하루도 기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일, 멋진 일들로 가득 채워 가길...
4354해 들가을달 열여드레 삿날(2021년 8월 18일 수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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