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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이응노·하인두 '滲(삼): 스며들다'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주홍콩한국문화원(원장 이영호, 이하 문화원)은 11.25일부터 2022년 1.8일까지 문화원 6층 전시실에서 아트조선과 함께 이응노·하인두 근대작가 2인전 《滲(삼): 스며들다》 전시회를 개최한다.

 

동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 1세대 추상화를 대표하는 작가 기획전으로, 동서양 예술 장벽을 초월해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현대적 추상화로 표현해낸 고암(顧庵) 이응노(李應魯, 1904-1989), 한국 전통문화와 불교사상에 기반을 두고 기하학적 색면 추상을 표현해낸 청화(靑華) 하인두(河麟斗, 1930-1989)의 수작 11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滲(삼): 스며들다’에는 한국스러움을 추구하면서도, 전통을 넘어 독창적인 고유의 작업 세계를 완성한 이응노와 하인두의 예술적 정신이 그들의 화면(畫面)에 담겨 있고, 더불어 작품을 마주하는 관람객들의 마음에 작품이 스며들어 전해진다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이응노는 1904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동서양 예술 장벽을 초월해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현대적 추상화로 표현해낸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거장이다. 1924년 제3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청죽(靑竹)>으로 처음 입선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전통 사군자 작가로 미술에 입문해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전반에 걸쳐 일본에서 유학하며 새로운 산수화풍을 습득했다.

 

이후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 <문자추상> <군상> 시리즈 등 동서양 예술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이며 유럽 화단의 주목을 받았고 독일, 영국, 이탈리아, 덴마크, 벨기에, 미국 등지에서 수많은 전시회를 열었다. 1964년에는 파리에 위치한 세르누시 미술관 내 파리동양미술학교를 설립해 프랑스인에게 서예와 동양화를 가르치며 동양문화 전파에 힘쓴 교육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인두는 1930년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나 해방 이후 대학을 졸업한 첫 세대로 1957년 20대 청년 작가들의 전향적 단체였던 현대미술가협회에 창립회원으로 참가했다. 김창렬, 박서보 등과 함께한 ACTUEL 창립 멤버로서, 1962년까지 앵포르멜 운동에 열정을 쏟았으며, 옵티칼아트를 수용한 기하학적인 색면추상 작업을 선보였다. 색채가 등장하면서 동시에 그의 화면에 짙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불교적인 관념의 세계였다.

 

 

그 표현 정신은 불교의 선(禪) 사상의 심취를 반영한 <회(廻)> <윤(輪)> 등의 작품에서 확인된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그간의 기하학적 구조를 벗어나 유동적인 파상선과 확산적인 기호 형상을 통해 불교 사상의 뜻을 한층 선명히 한 화면을 추구하며 <밀문(密門)> <만다라(曼茶羅)> 등의 이름을 붙였다. 특히 <만다라> 연작은 옵티칼 아트를 수용하면서도 불교적 상징세계를 도입해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것으로, 서구적 추상주의 회화에 대한 동양적 또는 한국적 표현 정신의 발로이자 그에 따른 창작적 조형 추구의 실현으로 볼 수 있다. 불화, 단청, 민화, 무속화 등 전통적 한국미의 본질과 그 조형적 정신성을 자유롭게 사용했으며 장식적인 색상과 화면의 구성적 신비감, 그리고 생성과 확산의 철학적 뜻을 작품 속에 구현해냈다.

 

이영호 문화원장은 “홍콩에서 한국의 근대 미술을 조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며 “두 거장의 작품을 통해 홍콩 관람객들에게 한국 현대 미술의 시작점이 어디인지 알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문화원 홈페이지(hk.korean-culture.org)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