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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여름날 건강을 위한 식생활 관리

식중독 증상이 생길 때는 금식과 사랑의 소금물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47]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는 여름 장마 이전엔 봄기운이 남아서 아침저녁으로 서늘하고, 바람도 시원한데, 장마 때부터는 날도 덥고 습해지면서 음식물의 부패 속도가 높아져 우리의 몸도 장염이나 식중독의 염려가 가중된다.

 

장마 즈음해서 바다에도 변화가 드러난다. 6월 말 무렵이 되면 바다의 대부분 수상생물이 산란을 마쳐서 힘이 없고 취약한 상태가 된다. 곧 바다 생물들 역시 면역력이 취약해져서 감염되어 있기도 하고 힘이 없는 상태가 되어서 생선도 맛이 없다. 따라서 장마 시점부터는 수산물을 먹을 때 신선도를 유의하고 될 수 있는 대로 가열해서 먹어야 한다. 곧 육지건 바다건 6월 말 장마철을 분기점으로 음식물의 변화가 확연해지므로 관리를 소홀히 하면 가볍게는 장염, 심하면 식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1. 여름에 추천하는 생선 요리

 

현대의 여름은 냉장고와 에어컨으로 대표되는 문명의 이기로 쾌적한 환경과 건강한 식단을 제공한다. 따라서 방심만 하지 않으면 식중독이나 음식물로 인한 감염성 장염의 염려는 현격히 줄어든다.

 

보통 여름철 추천 음식을 보면 냉면이나 빙수, 수박 화채 같은 시원한 음식을 주로 권하고 삼계탕이나 초계탕, 사철탕과 같은 육류도 추천한다. 생선류의 추천은 거의 없는데 이는 여름철의 생선은 대부분 맛이 없거나 위에서 언급한 식중독과 장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특히 생선회에 대해서는 많은 부정적인 정보들이 떠돌고 있다. 위생과 관련하여 식중독에 대한 우려를 과장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위생을 빈틈없이 하고 맛을 위하여 정성을 기울여 조리한 생선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생선회를 뜰 때 위생에 대한 고려 없이 도마도 하나, 칼도 하나, 장갑도 하나로 생선회를 뜨게 되면 여름철 감염의 위험이 크다. 그런데 이렇게 생선회를 뜨는 곳이 절반을 넘는다. 따라서 여름에도 위생을 빈틈없이 해서 생선회 뜨기를 한다면 여름의 건강식품으로 맛과 영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민물 생선으로는 장어가 으뜸이다. 장어는 5월부터 7월까지가 제철로 보는데 장마가 끝나는 시점을 가장 맛과 영양이 풍부한 때로 본다. 더불어 바닷장어인 붕장어도 제철 생선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여름 생선(?)인 다슬기가 있다. 강과 하천의 푸르른 이끼를 잔뜩 먹고 살이 찐 다슬기는 지구의 원초적인 기운을 함유한 건강식의 대표주자이다. 더불어 바다이끼를 먹고 사는 전복과 소라도 초여름이 제철음식이다.

 

여름철 별미로 대표되는 바다의 생선으로 민어가 있다. 특히 민어는 7~9월에 알을 낳는데 산란 직전이 가장 맛과 영양이 충실하기 때문이다. 또 민어는 쉽게 상하지 않아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백성들이 여름에 즐길 수 있다고 하여 백성의 생선이라 했다. 특히 민어의 부레는 원초적 생명력을 가진 최고의 보양식품이다.

 

 

그 밖에 농어를 비롯하여 우럭, 부시리와 같이 사시사철 맛이 유지되는 생선도 있다. 생선 대부분은 5월 이후부터 한가위 무렵까지는 맛이 없고 영양도 부실한데 몇몇 생선은 여름에도 맛과 영양이 유지되기에 여름에 값어치가 더 높아진다.

 

여름철에 맛있는 또 다른 생선으로 보리숭어, 병어, 벤자리 등이 있고 오징어류로 한치와 갑오징어도 여름에 맛의 절정을 달린다. 또 6월에만 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성게 알이 있다. 성개의 산란시점이 5~6월이기 때문에 이 때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성게알을 즐길 수 있다.

 

 

2. 식중독과 장염을 조심한다

 

여름에는 모든 음식물이 쉽게 상하고 세균과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계절이므로 위생을 특히 고려하여야 한다.

 

식중독이란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이나 유독물질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보통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 음식물을 외부에 6시간 이상 방치하면 식중독균인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장염비브리오 등이 번식한다.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조리 또는 섭취하거나 하나의 도마에서 육류와 채소류를 같이 자르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도 원인이 된다. 식중독은 음식을 먹은 뒤 빠르면 1시간에서 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하게는 구토, 복통, 설사 등 급성 위장관염 증상이 나타나며 그 밖에 발열, 두드러기, 근육통, 의식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정도가 심한 식중독에 걸리면 독소의 부담과 더불어 탈수 증상이 올 수 있다. 설사나 오한 증상이 심하면 즉시 병원 관리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식중독이 피부 변화를 일으킬 정도의 부담을 주었다면 몸이 생사의 갈림길에 선 비상사태 상태와도 같은 상황이다. 증상이 정리된 이후에도 몸에 비상사태의 여진이 남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먼저 소화기 장부의 상태를 회복하고 몸의 기혈순환과 오장육부의 정상적인 회복을 위한 한방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식중독이 해결된 뒤에도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회복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식중독을 일으켰던 음식과 유사 음식에 대해서는 몸에서 항상 극도로 경계하게 되며 이러한 거부감이 내부적인 면역반응인 두드러기로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식중독 이후 어떤 이유에서라도 비위에 맞지 않고 먹기 싫은 음식은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식중독을 앓고 나면 소화기 장부의 손상과 극도의 긴장으로 인해 소화기장관의 기운이 떨어지게 된다. 더불어 잠재된 독소와 이로 인한 불완전한 소화흡수 탓에 소화기에 노폐물이 쌓일 확률이 높다. 이런 경우 식중독이 다 치료되었더라도 식욕저하와 소화불량이 빈발하거나 음식의 기호가 바뀌기도 한다. 보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원상회복되지만, 3주 이내에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방의 회복치료를 받아야 한다.

 

 

3. 식중독의 대처와 생활관리

 

여름철의 장염이 심하게 드러나거나 식중독이 의심되는 증상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한방이건 양방이건 즉각적인 진료와 치료를 요한다.

 

① 1~2일 동안 금식해야 한다

 

구토와 설사 증상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먼저 하루, 이틀 동안 굶고 수분만 공급하되 전해질 균형을 위하여 소금물이나 이온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그 뒤 유동식을 주는 것이 원칙인데 가장 무난한 접근이 누룽지 끊인 숭늉을 먼저 마시는 것이 좋다. 나중에는 누룽지 건더기를 먹도록 하고 이후 상태를 살피면서 죽을 끓이되 이때도 쌀을 누룽지 색이 나올 정도로 바짝 볶은 뒤에 물을 부어 죽을 끓이면 부담이 적다. 죽을 충실히 먹을 정도가 되었을 때 점차 밥으로 바꾸어 준다.

 

② 장이 극도로 예민하다면 ‘사랑의 소금물’로 먼저 달래주자

 

구토와 설사의 정도가 심하면 우리 몸은 모든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곧 맹물마저도 부담이 돼서 설사가 더 심해지며 이때는 이를 치료하는 약마저 부담이 된다.

 

 

이때의 응급처방으로 ‘사랑의 소금물’이 있다. 물 100cc에 소금을 조금씩 넣어가며 달달한 맛이 나도록 간을 맞춘다. 이렇게 만든 소금물을 한 모금씩 5분 간격으로 먹이고 이마저도 구역감이 나타나면 입에 적시는 정도로 먹어 조금씩 적응시킨다. 이렇게 하여 한 컵을 다 마시면 장이 이완되면서 약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③ 단백질류의 음식을 다시 정립한다

 

심한 장염이나 식중독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토대로 하는데 그 바탕에는 함유된 음식 특히 단백질 기반의 상한 음식이 원인을 일으킨 것이고 우리 몸 세포의 기억도 그렇게 알고 있다. 가령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조개를 먹고 장염에 걸렸을 때 우리 몸은 비브리오균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조개를 기억하기 때문에 조개의 형상이나 유사한 맛의 음식물이 들어오면 거부감을 표시한다. 그러므로 심한 장염이나 식중독 이후 음식의 기호가 바뀌었다면 이것을 인정하고 절대로 억지로 더 먹이려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④ 장을 해독하면서 회복시키는 치료를 병행한다

 

장염과 식중독이 진행될 때는 한방이건 양방이건 의사의 지시를 따라 충실하게 치료하고 생활관리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치료가 된 뒤에도 여진이 남아있는 경우 한방의 회복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방의 회복치료는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일종의 장청소 개념으로 장의 숙변을 비롯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여 소화기장관의 부종, 과도한 긴장, 혈류의 정체 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약해진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여 본연의 식욕을 회복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