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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옷 갈아 입은 시가현 '백제사'

[맛있는 일본이야기 66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붉은 옷 갈아입은 백제사

곱디고운 빛깔로

빨갛게 물들었네

 

천년고찰 연못에 드리운

붉은빛은

 

그 옛날

드나들던 백제왕족의

흔적인가

여운이런가!            - 이고야  ‘백제사’-

 

“(겨울 10월) 경신(庚申)에 조(詔)를 내려 교야군(交野郡)의 금년 조세를 면해 주었다. 국군사(國郡司) 및 행궁 측근의 나이 많은 사람과 여러 관청에서 (천황을) 모시고 따라간 사람들에게 보물을 하사했는데 각각 차등이 있었다. 또한 백제왕 등 행재소(行在所)에서 (천황을) 모신 사람 한두 명에게 계급을 올려주고 작(爵)을 더하여 주었다.”

 

이는 《속일본기》 권37(서기 783년 10월 16일조)에 나오는 백제사(百濟寺, 햐쿠사이지)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서 말하는 백제사는 일본 시가현(滋賀縣)에 있는 천년고찰을 말한다. 백제사 누리집에는 이 절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당산(堂山)은 스이코왕(推古天皇) 14년(606)에 성덕태자의 발원으로 백제인을 위해 지은 절이다. 창건 당시의 본존불은 태자가 손수 만든 관음상이라고 전해지며 본당 (대웅전)은 백제국의 용운사를 본떠서 지었다. 개안법요 때는 고구려 스님 혜자를 비롯하여 백제스님 도흠(道欽)과 관륵스님 등이 참석하였으며 이들은 오랫동안 이 절에 주석하였다.”

 

《담해온고록(淡海溫故錄)》에 따르면 서기 665년 백제의 왕자가 일본에 갔을 때 수행원들과 함께 이곳에 거처하도록 했다고 하여 절의 이름을 백제사로 부르게 되었고 백제가 멸망한 뒤에는 백제계통의 씨족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한다.

 

일본 가장 큰 호수인 비파호(琵琶湖)를 끼고 있는 시가현(滋賀縣)은 교토와 오사카에 접해 있는 유서 깊은 도시다. 이곳은 1건의 세계문화유산을 비롯하여 55건의 국보 그리고 806건의 중요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 국보 보유로 치면 교토부, 도쿄도, 나라현, 오사카부 다음으로 많다. 에도시대에는 강남, 강서, 강동 지역으로 나누던 것을 명치시대 이후에는 비파호를 중심으로 호남, 호동, 호북, 호서 4곳으로 생활권역을 구분하고 있다.

 

예부터 시가현은 관동지방으로 올라가는 교통의 요지로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좋은 데다가 특히 가을철 단풍의 명소로 꼽혀 단풍철에는 숙박을 정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일 정도로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이때를 놓칠세라 관광회사에서는 “호동3산 순례”라든가 “호남3산 순례”와 같은 유서 깊은 절 순례코스를 만들어 놓고 임시버스를 운행하는 등 고객맞이로 분주하다. 지금쯤, 시가현 백제사의 단풍은 절정에 이를 것이다.

 

*일부 사진은 일본 백제사 누리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