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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가득 품은 그대 여우비가 내려요

한준ㆍ박세준, 여우비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11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여 우 비

 

                                          - 한준ㆍ박세준

 

   별안간 맘이 왜 이럴까

   아무 예고도 없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사랑을 가득 품은

   그대 여우비가 내려요

   난 아직 준비 안 됐지만 그댈 향한 이 맘

   사랑인 것 같아요

   혹 착각이 아닌지 또 내게 물어봐도

   내 맘은 말하죠 이미 그댈 사랑을 한다고

   난 벌써 시작해버렸죠 그댈 향한 이 맘

   놓을 수가 없네요 난

   착각이라 해도 난 이어 가볼래요

   그댄 아니래도 이미 나는 사랑하고 있죠

 

 

활짝 갠 날, 갑자기 비가 잠깐 쏟아진다. 그렇게 내리는 비를 우리는 ‘여우비’라 한다. 옛이야기에 여우를 사랑한 구름이 여우가 시집가자 너무 슬퍼서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을 ‘여우비’라고 했다. 하지만, 과학에서는 비구름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데 대기 높은 곳에서 강한 돌풍이 몰아쳐 그 탓에 맑은 곳까지 비가 온다고 얘기한다.

 

 

비를 표현하는 우리말 이름이 참 많다. 봄에는 ‘가랑비’, ‘보슬비’, ‘이슬비’, ‘모종비’, 모낼 무렵 한목에 오는 ‘목비’도 있다. 또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을 못 하고 잠을 잔다고 하여 ‘잠비’, 여름철 세차게 내리는 ‘달구비’, ‘무더기비’(폭우, 집중호우), ‘자드락비’, ‘채찍비’, ‘날비’ ‘발비’, ‘억수’ 등도 보이며, 가을에는 떡을 해 먹는다고 ‘떡비’까지 있다. 그런가 하면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찔끔 내리는 ‘먼지잼’, 아직 비가 올 기미는 있지만 한창 내리다 잠깐 그친 ‘웃비’ 같은 말도 있고, 비는 아니지만,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버거스렁이’도 있으며, 비가 오기 시작할 때 우수수 떨어지는 꽃은 ‘비꽃’이라고 부른다.

 

 

위 시는 한준ㆍ박세준이 작사하고 서재하ㆍ김영성이 작곡하여 모브닝(강하림, 황인규, 임준혁)이 부른 노래 ‘여우비’의 노랫말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부르는 노래들을 보면 노랫말에 영어를 섞는 게 대세다. 그런데 이 노랫말은 제목 ‘여우비’부터 시작하여 거의가 우리말로 이루어져 있다. 심지어 영어는 한 글자도 없고, 한자말도 예고ㆍ정신ㆍ착각 등 몇 자를 빼고는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별안간 맘이 왜 이럴까 / 아무 예고도 없었는데 / 정신 차려보니 사랑을 가득 품은 / 그대 여우비가 내려요”라며, 맑게 갠 날 여우비가 오듯 내 맘에도 사랑을 가득 품은 여우비가 온다고 노래한다. 참 아름다운 노랫말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