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변산바람꽃
- 김형영
너, 거기 피어 있었구나
가만히 들여다보니
봄바람은
네 작은 꽃 속에서 불고,
가난해도 꽃을 피우는 마음
너 아니면
누가 또 보여주겠느냐
이 세상천지
어느 마음이
![변산바람꽃 (오종실 사진작가)](http://www.koya-culture.com/data/photos/20230311/art_16790974436085_00b52c.jpg)
이제 봄이 성큼 다가섰고, 남녘에서는 매화잔치 소식이 들려온다. 거기에 더하여 전라도 변산에서는 변산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이다. 겨우내 피는 동백꽃도 있고, 얼음을 비집고 나오는 얼음새꽃도 있고, 높은 가지에서 피는 매화, 그리고 노오랑 꽃망울을 터뜨리는 산수유꽃이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작고 앙증맞은 변산바람꽃도 이에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반 뼘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키여서 산을 오르는 이들이 무심코 걷다 보면 미처 보지 못하고 밟아버릴 위험도 있다.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이 꽃은 이제 근처 내장산은 물론 무등산, 여수 돌산, 서울 남쪽의 청계산, 설악산까지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다. 이 변산바람꽃처럼 ‘바람’이란 이름이 붙은 꽃들이 참 마ퟋ다. 꿩의바람꽃, 외대바람꽃, 남바람꽃, 세바람꽃,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매화바람꽃, 숲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만주바람꽃, 사계바람꽃(눈바람꽃) 등 13가지나 한반도에서 꽃을 핀다.
여기 김형영 시인은 그의 시 <변산바람꽃>에서 반갑게 “너, 거기 피어 있었구나”라면서 가만히 들여다보니 봄바람은 네 작은 꽃 속에서 불고 있다고 한다. 또 “가난해도 꽃을 피우는 마음 / 너 아니면 / 누가 또 보여주겠느냐”라고 노래한다. 변산바람꽃은 가난하지만 그렇게 꽃을 피우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키가 작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그저 멸종위기식물 변산바람꽃은 그저 꽃을 피고 있을 뿐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