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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 몸짓이어서 아름다운 단풍

뒷모습이 아름다운 참 좋은 사람
[정운복의 아침시평 184]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꽃인듯한데 꽃이 아닌 것을 화비화(花非花)라고 합니다.

당나라 유명한 시인 백거이가 단풍을 두고 표현한 글귀지요.

온 대지를 형형색색으로 뒤덮은 단풍이 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한여름을 푸르름 속에서 비바람, 폭풍우와 같은 고난을 견디고

가을에 이르러 장엄하게 물드는 단풍이야말로

그 불타는 요염함보다 삶의 환희로서 칭송받아 마땅합니다.

 

 

산책하러 집을 나서면 길가에 싸리나무가 노란색으로 가을을 노래하고

교대 앞의 은행나무는 황금빛으로 삶의 진수를 방출하다

노랑나비 되어 한들거리며 보도에 내려앉음이 멋스럽습니다.

 

어느 시인은 단풍을 "초록이 지쳐서 단풍 드는데…."라고 표현했는데

자신의 할 일을 마치고 생명이 다해가는 잎새를 그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나이가 이순을 훌쩍 넘었습니다.

어쩌면 이 가을이 더 애잔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 인생에도 가을이 찾아왔기 때문일는지 모릅니다.

가을의 잘 물든 단풍처럼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하는데도

그렇게 살아왔는지 돌이켜 볼 일입니다.

 

단풍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 거대한 꽃밭을 동장군이 사정없이 걷어갈 때가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지금 주변이 아름다울 때 단풍과 같이 물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어쩌면 생의 마지막 몸짓이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이별할 때도 마지막 한 잎까지 곱게 물들여 떠나보내는

나무의 진정성을 헤아려 볼 필요도 있겠지요.

인연의 시작은 내 의지가 아니었을지라도

인연의 끝엔 내 의지가, 내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참 좋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