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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조시대 김치인의 친필 <고정일기> 국역본 나와

국립중앙도서관, 역사자료 『국역 고정일기』 펴내

[우리문화신문= 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2023년 한국고문헌국역총서 제15집으로 영조와 정조 2대에 걸쳐 20년간 재상을 지낸 고정(古亭) 김치인(金致仁, 1716~1790)의 친필 유일본을 번역한 『국역 고정일기』를 발간하였다.

 

김치인은 형조판서와 이조판서, 우의정과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까지 역임하며 국정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제도와 법률 등에 해박하여 국가적인 대의와 제도를 담은 『국조상례보편』, 『명의록』, 『대전통편』 등의 편찬을 주관하였다. 그러나 현재 그의 문집이나 저작들이 전해지고 있지 않아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친필본 『고정일기』가 김치인의 삶과 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저작물이다.

 

『고정일기』는 1764년과 1765년 2년간에 걸쳐 재상으로서 김치인이 보고 들은 공적, 사적 내용들을 기술한 일기로, 기록되지 않은 날이 총 60일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다른 어떤 일기보다 빈틈없이 철저하게 기록되어 있다. 또한 공적인 기록들은 『영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의 해당 기사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높은 객관성을 보여주며, 사적인 기록들도 자신의 의견이나 심정을 철저히 배제한 채 사실만을 정리하였다.

 

 

일기에 날씨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지만 『고정일기』의 날씨 기록은 어떤 일기보다도 특별하고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비와 눈이 내리거나 바람이 불고 구름이 끼는 등의 기본적인 기상 묘사는 물론이고, 강수량의 차이와 눈비의 종류를 세분화했으며 새벽, 아침, 오전, 정오, 오후, 해질녘, 저녁 밤, 깊은 밤 등 시간대까지 잘게 쪼개서 날씨 변화를 면밀하게 기록하였다.

 

국립중앙도서관 조혜린 고문헌과장은, “『고정일기』는 개인의 일기지만 영‧정조 시대를 조명하는데 관찬 사료 못지않은 높은 신뢰성을 지닌 역사 자료이며, 1764년과 1765년 2년간의 날씨를 세밀하게 복원할 수 있는 기상학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다.”고 밝혔다. 『국역 고정일기』는 ‘한국고문헌종합목록’ 누리집 자료실에서 이용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앞으로도 도서관 소장 유일본 및 희귀본 중 가치 있는 자료를 적극 발굴하고 국역본을 간행하여 연구자와 일반 국민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