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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즐긴 국악축제

서울시민을 위한 국악축제 ‘서울국악주간’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11월 16일 저녁 4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국설당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AtoZLOUNG, 문화예술네트워크 위드, SOUNDPUZZLE이 후원하는 젊은 국악축제 ‘서울국악주간’이 열렸다. 이 공연은 17일까지 이틀 동안 열리는 잔치의 시작이다. 서울국악주간2023은 2021년에 시작된 새로운 잔치로, 오늘의 국악을 만들어 가는 국악인들의 다양한 무대를 볼 수 있는 젊은 국악 축제다. 특히 이번 ‘서울국악주간’는 서울시유망예술축제로 뽑혀 기대받았다.

 

첫째 날 공연에는 오디오바나나, 삼산, 이한빈x김용성, 노올량 등이 출연했다. 먼저 무대에 오른 ‘오디오바나나’는 대금과 기타 반주에 맞춰 이별가, 는실, 놀량, 한잔 부어라 등의 흥겨운 민요 한마당이 펼쳐졌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은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이 생각난다”라며 너스레를 떤 민요 소리꾼 조원석은 “한잔 부어라 두잔 부어라 가득 수북 철철 부어라”라고 노래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술을 한 잔도 못 한다며 웃는다. ‘오디오바나나’는 민요 소리꾼(보컬) 조원석과 대금ㆍ소금ㆍ퉁소를 부는 성민우, 기타를 치는 이상훈과 DJ를 보는 정영환으로 이루어졌다.

 

 

 

이어서 ‘삼산’이 마이크를 잡는다. 국악을 재료로 일상을 노래하는 ‘삼산’은 2022년 방구석에서 탄생했다고 하면서 “재미있는 음악 옆에서 멀뚱히 서 있는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가 바로 ’삼산‘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단소ㆍ해금ㆍ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맛깔스러운 소리를 하는 삼산은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춤과 함께 어느 한 가지도 소홀함이 없는 악ㆍ가ㆍ무를 아우른 예술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 이한빈과 아쟁연주가 김용성은 시나위의 구조 속에 동시대 창작음악가의 생각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한다. 흐름이란 말 속 ’움직이고 있는 상태‘라는 역동적인 표현처럼 과정의 미학을 통해 오늘의 국악을 전한다는 것이다. ’시나위‘란 무당의 굿판에서 연주자들이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무속음악을 이른다고 하는데 전통국악기 아쟁의 낮고 깊은 소리와 청아한 피아노가 만나 이루어 내는 음악이야말로 시나위 한판이 아니던가?

 

 

 

마지막으로 ’노올량‘이 무대를 휘어잡는다. ’노올량‘은 한국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 경험과 역량을 가진 대금연주자 민소윤을 중심으로 소리꾼(보컬) 박유민과 연주자 이지안,  베이스연주자 김용원, 건반 연주자 강민규가 어우러진 팀이다. 이들은 꽃길, 한판, 수지니날지니, 한단 묶었네, 노올량 아리랑, 숨비소리 등을 엮어 한바탕 마당을 꾸린다. 역시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맛깔스러운 화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려 날이 쌀쌀한 관계로 수십 명의 관객만이 우산을 든 채 공연을 관람하는 아쉬운 장면이 되었다. 하지만,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던 관객도 있었고, 휠체어를 탄 채 꼼짝하지 않고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도 있어, 그냥 썰렁한 공연장만은 아니었다.

 

 

 

‘서울국악주간’을 주최한 국악전문기획사 ‘(주)국설당’의 설현주 대표는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는 예술가를 소개하고, 온라인과 대면공연을 통해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예술가에게는 무대 활동 기회와 홍보를 지원하고, 대중에게는 오늘의 국악을 만들어 가는 예술가들의 음악을 함께 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서울국악주간‘을 기획했는데 비가 와서 아쉬웠다. 하지만 수십 명의 관객이 큰 관심으로 지켜봐 준 덕에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대학로에 나왔다가 우연히 공연을 보게 되었다는 강수연(43, 회사원) 씨는 “날씨가 쌀쌀하여 그냥 집에 갈까, 했는데 확성기 소리에 발길이 끌려 공연을 보게 되었다. 오디오바나나의 ’한잔 부어라‘는 이런 날씨에 잘 맞는 흥겨운 소리였고, 단소ㆍ해금ㆍ가야금 연주에 소리까지 맛깔스럽게 하는 1인 4역의 ’삼산‘에 큰 손뼉을 쳐준다. 날씨만 좋았다면 대학로에 나온 많은 젊은이가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창작 음악에 매료됐을 텐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공연장을 떠나면서 계속 이어지는 젊은 국악축제 ‘서울국악주간’ 이틀째가 기대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한 (주)국설당은 전통음악 바탕의 음반, 영상, 공연 콘텐츠 전문 제작을 통해 전통음악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이다. 역량 있는 국악인들의 콘텐츠 제작을 통해 활동기반 마련과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으며, 다양한 뉴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국악이 현재진행형의 대중친화적인 문화로 재평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