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농경문청동기, 신라의 화려한 금관, 순백의 달항아리 등 교과서에 나오는 국보급 문화유산이 지역 박물관을 찾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국보급 우리 문화유산으로 6개의 전시를 꾸미고 전국의 소속박물관과 함께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2개의 지역 공립박물관을 직접 찾아 자체 기획한 교육프로그램과 공연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행사 <국보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를 연다.
4월 25일(목) 낮 2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각 개최지의 지자체 대표와 관계자들이 모여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문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출범식이 열렸다. 전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이번 출범식은 순회전시 진행 계획 등을 공유하고 전시의 의미와 취지를 되새기고자 마련하였다. 국립박물관과 지역 문화기관이 더욱 긴밀한 협력망을 구축하고 지역 문화 전반에 대한 서로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저출산, 고령화, 청년이탈 등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 지역 문화쇠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022년 실시된 국민문화예술활동과 국민여가활동조사에서 소도시 주민은 대도시 대비 문화예술관람률(50.0%<60.7%), 여가생활만족도(49.4%<58.6%) 모두 저조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전시의 수도권 편중, 중요 문화유산의 한정된 관람 환경은 인구 감소와 연동하여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번 전시는 대중적 흥행보다는 지역에 있는 박물관을 직접 찾아 관람객의 문화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이다. 중요문화유산인 농경문청동기, 금관총 금관, 금령총 금관, 기마인물형토기, 상감청자, 달항아리로 구성된 이번 6개 전시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와 수요는 지난 연말에 실시한 개최 희망지 공모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30여 개의 지자체가 응모하였으며 선정위원회를 거쳐 12개의 공립박물관이 뽑혔다.
각각의 전시는 5~6점으로 구성된 작은 규모이지만 모듈화된 최신 전시 연출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여러 전공자가 참여하는 등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박물관의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진행된다. 나아가 국공립 문화예술단체, 지역 공연단체와 협력하여 문화ㆍ예술행사를 병행하고, 교육프로그램도 연계하여 종합 문화 꾸러미를 구성함으로써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지역 문화 잔치 마당을 연출할 계획이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박물관과 전국 12개 개최지의 약 60명에 이르는 학예직과 관계자가 함께 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열쇠말은 <함께 한다>다. 지역의 문화 인력과 함께 전시를 만들고,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함께 고민하여 대한민국 어디서나, 빈틈없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 기반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차별 없는 문화향유권 보장과 공정한 문화누림을 위해 함께하는 전시의 새로운 시도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전시는 6월 5일 경남 합천을 시작으로 충남 당진, 충남 보령, 경북 상주, 전남 강진, 전북 남원의 6개 지역(1회차), 충북 증평, 전북 장수, 경북 고령, 전남 해남, 경남 함안, 강원 양구 6개 지역(2회차)의 공립박물관에서 12월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