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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세계인과 함께 한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미혹 속에 살아가는 중생들에게 세상을 밝히고자 부처님이 태어났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생겨난 것이 한국의 연등회 연등축제다. 한국에 연등회가 생겨난 것은 정확히 그 기원을 알 수는 없지만,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전해지며, 그 연등회가 전 국가적인 행사로 발전한 것은 고려시대로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 연등회는 왕실에서 주관하여 매우 화려하게 발전하였다.

 

그러니 연등회가 어림잡아 1,000년이 넘는 국가적인 행사로 열려왔으며,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즈음에는 전국의 절들이 가장 큰 명절맞이로 절 주변에는 각종 연등을 달아서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고 백성들도 각자 자신의 등을 만들어 절에도 밝히고 집안에도 밝혔다. 불교에서 등을 밝힌다는 것은 어두운 밤에 등을 달아서 내 주위를 밝히듯, 어리석은 생각에 파묻혀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자신임을 깨닫고,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불성(부처가 될 수 있는 씨앗)을 밝히고자 하는 불교의 가르침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국에 불교가 들어와 전쟁과 환난의 어려운 시대를 거치면서도 끊어지지 않고 건축과 미술, 무용, 음악으로 문화의 꽃을 피우고, 전국적인 연등축제로 발전하여 어어져 온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일이다. 이것이 인정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자 한국의 연등축제를 직접 관람하고 체험하고자 올해도 많은 외국인들이 일부러 한국을 찾아왔다.

 

이번 연등축제의 시작은 지난 토요일(5월 11일)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낮 2시부터 서울 주변의 절들과 불교종립학교 학생들이 다양한 춤과 율동을 즐기다가, 어두워지기 시작한 저녁 6시부터 동국대-장충동사거리-흥인지문-종로-조계사에 이르는 긴 행렬을 했다. 그러나 하필 이번 행사기간인 토요일에 많은 비가 내려 어려움이 있었으나 미리 예보된 비라 우산과 우비 등을 갖춰 입고 행사는 차질없이 이어졌다.

 

행사도 행사지만 이날 행사 전일정의 사진을 찍는 작가들은 여러 어려움이 따랐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카메라가 젖지 않게하면서 사진촬영을 하려니 맑은 날의 몇배 힘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 과정을 빠짐없이 사진으로 담고보니 그 어느 해 사진보다도 특별한 사진으로 남게되었다.

 

전국에서 찾아온 행사 참여자들은 물론, 아름다운 행렬을 보고자 찾아온 많은 관람자들과, 또 세계적인 축제로 알려져 나라 밖에서 찾아온 많은 여행객들에게도 빗속의 연등축제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빗속을 걸으면서도 몸은 비에 젖어 불편했지만 얼굴은 하나같이 해맑은 모습이었다.

 

비가 왔기에 오히려 더 아름다운 불기 2568년 세계문화유산 한국연등회였다. 세상을 밝히는 연등처럼, 모두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해맑은 웃음을 머금고 즐겁게 참여한 참가자들은 자기 안에 깨달음의 연등을 켜는 마음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불교에서의 자기구제는 부처님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한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으로, 자기 안의 등불을 밝힘으로써 진리의 등불도 밝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세상에 온 까닭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의 진면목이라고 불교에서는 가르친다. 내 안에 어두움을 밝힌다면, 나는 물론 세상이 밝아진다는 진리를 실감한 하루였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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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