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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자고 싶지만, 꾀꼬리가 날 찾는다네

곽예, <초여름>
[겨레문화와 시마을 19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초여름[初夏]

 

                                                  - 곽예(郭預)

 

   天枝紅卷綠初均(천지홍권록초균)

   가지마다 꽃이 지자 신록이 한창인데

   試指靑梅感物新(시지청매감물신)

   푸른 매실 맛을 보니 감흥이 새로워

   困睡只應消晝永(곤수지응소주영)

   긴 낮을 보내기는 곤한 잠이 제일인데

   不堪黃鳥喚人頻(불감황조환인빈)

   꾀꼬리가 수시로 날 찾으니 어찌하리오

 

 

 

 

평상(平床)은 솔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고 바둑을 둘 때 또는 낮잠을 잘 때 쓰는 것으로 대청이나 누(樓)마루에 놓여 있었다. 기다란 각목(角木)이 일정 간격으로 벌어져 있어 통풍이 잘되므로 여름철에 제격인데 두 짝이 쌍으로 된 평상은 올라서는 곳에 난간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조선 전기 방랑의 천재 시인이면서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은 산중에 열 가지 경치를 말했는데, 그 가운데는 평상 위에서 글 읽는 것도 들어 있다. 조선 후기 선비 화가 윤두서(尹斗緖)가 그린〈수하오수도(樹下午睡圖)〉에는 여름철 시원한 나무 그늘에 평상을 놓고 낮잠을 즐기는 사람이 보인다. 또 단원 김홍도(金弘道, 1745~1806?)가 그린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에도 사랑채 대청마루에 평상을 놓고, 그 위에 누워있는 사람이 있다. 옛 선비들은 몸가짐을 흐트러뜨리거나 나태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크게 부끄러워했지만, 평상 위의 즐거움도 은근히 누렸다.

 

여기 고려 후기 국자감대사성, 문한학사, 감찰대부 등을 지낸 문신 곽예(郭預, 1232~1286)는 그의 한시(漢詩) ‘초여름[初夏]’에서 “긴 낮을 보내기는 곤한 잠이 제일인데”라며 초여름 한숨 낮잠을 자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다. 하지만, “꾀꼬리가 수시로 날 찾으니 어찌하리오”라면서 잠에 이를 수 없음을 얘기하는데, 그래도 꾀꼬리 같은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을 수 있음을 행복하게 생각한다. 이제 여름, 한낮 평상에서 낮잠을 즐겨볼까?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