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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모건의 <각본 없음>

이유림 옮김, 현암사 출판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이 질병으로 쓰러져 나를 알아보지도 못한다면? “우리는 정말 행운아야”  말할 수 있었던 평범하고도 화목한 일상이 갑자기 깨어졌을 때,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나 사용되던 비극이 갑작스레 자기 자신에게 닥쳐왔을 때, 아비 모건은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글을 쓴다. 이 책은, 작품의 시작과 끝을 정하고 인물의 서사를 전지전능하게 주물러왔던 극작가 아비 모건 자신의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기록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고 굳건했던 일상의 울타리가 하나씩 허물어진다. 연이어 찾아오는 끝모를 재앙 앞에서 슬퍼하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그 모든 것을 회피하지 않는다. 자기연민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믿기 힘든 현실 속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끝을 알 수 없는 각본 없는 현실이 막막하고 버겁게 느껴질 때, 작가가 보여준 삶의 단단한 의지는 자신의 삶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용기 있게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