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지난해 11월 19일부터 오는 3월 3일까지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3. ‘수원시립미술관’에서는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전시를 열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이 2024년 처음으로 시행하는 신진작가 동행 프로젝트 ‘얍 프로젝트’(Young Artists Bridge Project)는 젊은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당 미술관이 지정한 주제에 따라 작가를 공모하고, 전문가들의 서류심사와 인터뷰를 거쳐 최종 5명(팀)의 참여작가를 뽑았다.
이번 공모 주제는 “수원, 장소ㆍ기억ㆍ사람”으로 수원시립미술관이 있는 수원이라는 도시의 다층적인 모습을 발굴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뽑힌 5명(팀)의 작가는 각기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자신이 발견한 수원의 지역상을 담아낸 신작을 포함하여 그간 활동에서 지속해 왔던 기존 작업들을 소개한다.
‘이스터에그’(Easter Egg)는 소프트웨어나 운영 체제, 누리집, 특히 게임과 같은 창작 분야의 개발자가 재미를 위해 프로그램에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을 뜻한다. 개발자가 지정한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키면 사용자는 프로그램의 본래 기능과 무관한 애플릿(간단한 기능의 소규모 프로그램) 형식의 숨겨진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프로그램의 예상치 못한 곳에 개발자의 이름 또는 사진이 뜬다거나, 간단한 게임이 실행되는 등 숨겨진 기능이 발현되는 것이 그 예다.('x')
이러한 이스터에그는 그 존재를 모르거나 찾지 못한다 해도 실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운영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이스터에그는 프로그램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유희를 주기 위해 심어 놓는 요소로, ‘발견’ 그 자체에 목적과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수원’이라는 도시의 지도를 펼쳐 토끼가 심어 놓은 이스터에그를 발견하는 여행을 제안한다. 김소라, 신교명, 유다영, 정은별, XXX(윤이도, 김태희)의 4명의 개인 작가와 1팀의 그룹 작가는 자신이 쌓아온 작업 방식과 세계를 수원이라는 도시에 가져온다. 이는 마치 하나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온 개발자의 모습과 같다.
작가는 수원이라는 도시에서 지나치거나 찾지 못했던 장소와 기억에 ‘발견’이라는 작은 애플릿을 숨기는 토끼가 된다. 이러한 작가의 시선과 행위는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결과를 얻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 거니는 것, 그 세계를 산책하는 감각 그 자체를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작가의 작업을 통해 도시의 기능적 관점에서 벗어나 엉뚱하고도 재미있는, 숨겨진 이야기가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도시의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시는 우리가 찾지 못한 이스터에그를 가득 품은 장소이다. 작가를 통해 발견을 즐긴 우리 또한 자신만의 이스터에그를 심는 토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관람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며,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청소년ㆍ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전시 문의는 수원시립미술관 전화(031-228-3800)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