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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시사 합작시 48. 장천1호 고분의 아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장천1호 고분의 아픔

 

     내려다보면 푸른 오리나래 (빛)

     말 타고 사냥턴 이 어디 갔나 (돌)

     뒷산 그리메로 낙엽은 지고 (달)

     풍류도 회복할 날 기약하네 (심)

                          ... 24.11.11. 불한시사 합작시

 

 

 

 

 

길림성의 집안시에서 압록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장천분지(長川盆地)의 동쪽에 압록강이 내려다보이는 낮은 언덕이 있는데, 그곳에 아담한 고분 두 채가 있다. 둘레가 88m에 높이가 6m로 그곳에서 가장 큰 봉토돌방무덤이다. 장천1호 고분은 불교내용을 많이 담은 묘실벽화로 유명하다. 당시 도교적 신화로 채워진 중국 남북조 시대의 고분과 뚜렷이 구분된다. 묘실 앞방에 예불도, 보살도 및 비천도가 그려졌고, 연꽃그림이 무덤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제작 시기는 고구려의 전성기인 5세기 후반으로 알려져 있다.

 

불한시벗 가운데 한 분은 1990년대 초에 방문하여 묘실벽화를 직접 보았다. 그 감동을 맛보려 모두 설렘에 부풀어 있었지만, 막상 묘실이 닫혀있는 사연을 듣고 뜨악했다. 묘실벽화가 도굴꾼에게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도굴꾼 가운데 장천마을 사람은 잡혀서 사형당했다는데, 나머지 도망간 한국인들은 오리무중이란다.

 

그들은 묘실벽화의 한 부분을 뜯어내서 우리나라로 반입했단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대명천지에 유명한 문화유산을 도굴대상으로 삼았다니 너무도 무도하다. 우리가 현대에 들어와 나라를 잘 만들고 크게 성공했다고 자부해오던 터에, 이런 몰지각한 행위가 드러나니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동안 우리의 심성 속에 스며든 물욕과 탐욕에 대한 깊은 반성이 필요한 시기인 듯싶다. (한빛)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