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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물러난 자리에 가장 먼저 닿는 손길

[오늘 토박이말]갓밝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포근한 햇살이 건네는 기별, 마음의 기지개를 켜는 ‘갓밝이’

오늘은 겨울 겉옷이 조금은 무겁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 기온도 여느때보다 높고, 낮에는 영상 10도 안팎까지 오르며 봄기운이 슬쩍 담장을 넘어오겠다고 하네요. 얼어붙었던 길들이 녹아 촉촉해지고, 공기 속에 묻어나는 흙내음이 정겨운 날이 될것입니다. 이렇게 포근한 기운이 세상을 깨울 때, 우리 마음까지 밝혀줄 토박이말 하나 떠올려 봅니다. 바로 ‘갓밝이’입니다.

 

'여명'의 깊이와 '갓밝이'의 살가움

우리는 날이 밝아올 때 흔히 ‘여명(黎明)’이라는 말을 씁니다.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빛의 장엄함을 담고 있는 참 깊이 있는 낱말이지요. 하지만 때로는 조금 더 가깝고 살가운 느낌으로 이 순간을 부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 곁에는 ‘갓밝이’라는 예쁜 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막, 이제 겨우’를 뜻하는 ‘갓’과 ‘밝음’이 만난 이 말은,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저 멀리 산등성이 너머로 빛이 막 고개를 내밀어 세상이 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그 찰나를 그립니다. 여명의 빛이 우리를 짓누르는 느낌이라면, 갓밝이의 빛은 마치 아이의 발걸음처럼 조심스럽고도 힘차게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상황에 따라 옷을 골라 입듯, 마음의 바람빛에 따라 ‘여명’ 대신 ‘갓밝이’를 꺼내 써 본다면 우리 삶의 말과 글은 훨씬 더 남다른 맛과 멋을 내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햇살처럼, 나만의 '갓밝이'를 반기기

오늘 날씨가 포근하다고 해서 겨울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오늘의 이 따뜻한 공기는 우리에게 뚜렷한 신호를 보냅니다. "이제 곧 눈부신 봄이 비롯될 거야"라고 말이죠.

 

우리 삶도 이와 꼭 닮았습니다. 오늘의 내 삶이 깜깜한 밤처럼 느껴져 답답한 분들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내일의 포근한 날씨를 닮은 ‘갓밝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어보세요. 완전히 밝지는 않아도, 이미 빛은 ‘갓’ 시작되었습니다. 떠들썩하게 소리치며 오는 빛이 아니라, 조용히 세상을 어루만지며 오는 그 빛을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따스한 기온처럼, 여러분의 마음에도 기분 좋은 느낌이 조금씩 차오르고 있을 테니까요.

 

오늘 여러분의 마음엔 어떤 빛이 비롯되고 있나요?

‘갓밝이’는 희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밤새 고민하던 문제의 실마리가 아주 조금 보이기 시작할 때, 미워하던 사람을 용서해 볼까 하는 마음이 아주 살짝 고개를 들 때, 포기하고 싶던 일에 다시 한번 손을 뻗어볼 용기가 생길 때.

 

우리 마음속엔 이미 저마다의 ‘갓밝이’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커다란 빛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내 안의 작은 빛이 막 비롯되었음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넉넉합니다. 우리에게 찾아올 포근한 봄기운을 반갑게 맞이하듯, 오늘 하루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차분하고 맑은 갓밝이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위한 덤]

 당신의 삶에서 '갓밝이' 같았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우리는 모두 어둠을 뚫고 빛으로 나아가는 길손입니다.

오랫동안 준비하던 일을 처음 세상에 내보였던 날의 떨림

아이가 처음으로 혼자 걸음마를 떼던 그 기적 같은 순간

힘든 일을 겪고 난 뒤, 다시 웃으며 밥 한술을 뜰 수 있게 된 평범한 아침

여러분의 삶에서 "아, 이제 시작이구나"라고 느꼈던 그 따뜻한 '갓밝이'의 기억을 들려주세요.  "나에게 [ ]은/는 삶의 갓밝이였다"라고 적어보세요. 여러분이 나누어 주신 따스함 어린 글들이 모여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빛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갓밝이[이름씨(명사)]

    날이 막 밝을 무렵.

    보기 : 어둠이 짙게 깔린 바다 너머로 갓밝이가 되자 어부들은 그물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한 줄 생각]

가장 어두운 때가 지나면 반드시 빛은 옵니다. 갓 피어난 빛은 여리지만, 이미 어둠을 이겼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