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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6년 개천절에도 대통령은 없었다

이틀 전 국군의날 기념식과 개천절 기념식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어제는 단기 4346년 개천절(開天節), 하늘이 열린 날이었다. 개천절은 환웅(桓雄)천왕이 홍익인간·제세이화 정신으로 기원 전 3897년 백두산 신단수 아래 신시를 연 날이자, 기원 전 2333년 단군왕검이 홍익인간 정신을 이어 아사달을 서울로 하고 나라 이름을 조선으로 한 것을 기리는 날이다. 

국조 단군을 모시는 민족종교인 종교가 1909년 단군조선의 개국을 기리는 경축일을 음력 103일을 정한데서 비롯된 개천절은 1919년 상해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정부차원의 경축행사를 연 것을 시작으로 나라의 경축일이 되었다. 그 뒤 1945년 광복과 함께 개천절은 온 겨레의 잔칫날이 됐고, 1949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력 103일을 개천절로 정하고 기리게 되었다.  

그러나 개천절과 단군왕검은 일제 강점기 신화로 내몰렸다. 일제와 식민사학자들의 합작품으로 말이다. 이제 서서히 개천절과 단군왕검의 본뜻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어서 개천절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어제 역시 온 나라 곳곳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정부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식 기념식을 가졌다. 

   
▲ 개천절 정부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정홍원 국무총리 ⓒ李白 기자

그런데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번 개천절에도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경축사를 대신한 것이다. 반면에 일반 기념일인 101일 국군의 날에는 대통령이 있었다. 물론 국군의 날에 대통령이 참석해서 기념사를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나라 안보를 걱정하고 60만 장병을 생각한다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다만, 그에 견주어 개천절은 격이 낮은 기념일에 불과하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렇게 된 까닭이 개천절에 대한 박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잘못된 것인지,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진의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면 국가기념일도 단순히 선거 때의 투표권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까? 

어쨌든 대한민국 대통령이 개천절에 국민과 함께 여는 새 역사는 다시 내년에나 기약하게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겨레의 뿌리를 생각하지 못하는 나라는 영원무궁한 나라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