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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상거래 독점 행위는 사회적 혼란 부를 수 있다

[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2-2 독점 행위의 불편한 진실

[그린경제/얼레빗 = 이규봉 교수]  우리의 주식은 쌀이다. 만일 쌀을 한 기업이 독점하여 공급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가 매일 마시고 쓰는 상수도를 한 기업이 독점하여 공급한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어둠을 밝히고 거의 모든 곳에 동력을 제공하는 전기를 한 기업이 소유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잘 나가는 노선을 민영화 하여 한 기업이 독점하면 교통비가 오를까? 아니면 내릴까? 

모든 논에서 나온 벼를 수매할 수 있는 권한이 한 기업에 있고 쌀을 수입할 수가 없다고 해보자. 창고에 쌀은 가득 쌓여 있어도 당연히 쌀 가격은 오를 것이고 가난한 서민들은 굶게 되어 수많은 아사자가 생길 것이다. 이른바 풍요 속의 빈곤이 생긴다. 상수도를 한 기업이 독점하면 물은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고 당연히 가격이 오른다. 전기나 교통수단도 마찬가지이다. 민영화 하면 경영이 저절로 효율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업자를 양산시키고 가격을 올려 이익은 자본가가 가져가고 사회적 손해는 시민의 세금으로 메꾸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물의 공급과 전기의 공급은 아직 국가의 통제 아래 있다. 그 뜻은 함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를 부르짖는 기업인이나 이를 맹종하는 정치인들은 이것들을 민영화 하려 한다. 국가의 통제가 아니라 자본의 통제 아래 두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이윤을 극대로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은 그 특징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윤이 많이 생기는 곳으로 기업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로 인해 소비자는 비싼 요금을 내야하며 가난한 사람은 물과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한편 독점으로 인해 생기는 이윤은 주주인 자본가에게 대부분 간다. 그 자본가가 외국인이면 막대한 외화가 유출된다. 자본가는 풍요해지겠지만 서민의 삶은 갈수록 핍박해진다. 대부분의 곳간은 비어 있고 일부 곳간만 엄청나게 커져 사회가 양극화 된다. 이렇게 되면 사회 구성원이 함께 더불어 살 수 없게 된다.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거의 모든 시민에게 필수 불가결한 사회의 주요 기반시설은 민영화를 하면 안 된다. 예를 들면, 전기, 수도, 가스, 철도, 지하철, 공항, 경찰, 군대, 의료 그리고 학교이다. 이러한 곳은 자본의 논리로만 볼 수 없고 세금을 들여서라도 공영화를 해야 한다. 민영화로 인한 이익보다는 그로 인한 사회적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 기차, 물, 공항, 전기, 가스 등은 독점하면 사회적 손해가 크다.


독점하면 가격이 오른다
 

물건을 교환하는 시장에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있다. 시장에 물건을 공급하는 공급자가 매우 많아서 개별공급자의 행위가 시장의 가격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때 그 시장을 완전경쟁시장이라 한다. 즉 한 공급자가 아무리 공급량을 조절하더라도 그 영향이 매우 미미해 시장 가격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시장을 말한다. 이와 같은 완전경쟁시장에는 무수히 많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존재하며, 공급자들은 모두 같은 물건을 공급한다. 또한 기업의 전입과 전출이 매우 자유로워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곳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수요가 많거나 공급이 적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반대로 수요가 적거나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물건 한 단위를 추가로 판매할 때 추가되는 수입(한계수입)은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과 같다. 따라서 총수입은 '가격 x 판매량'이고 개당 평균수입은 총수입/판매량으로 바로 시장가격이다.  

독점적경쟁시장이란 시장 내에 여러 공급자가 서로 다른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시장을 말한다. 이러한 시장에서 한 물건을 독점하여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 생산량을 늘리면 현재의 가격보다 값을 낮추어야 한다. 그러면 이미 판매된 물건의 가격도 함께 낮추어야 하므로 한계수입은 기존 가격보다 항상 낮아진다. 그러므로 독점기업은 생산량을 줄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완전경쟁시장의 경우보다 가격이 높아진다.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물건을 x개 만들어 모두 팔 수 있는 개당 시장가격을 p(x)라고 하자. 즉 가격이 p(x) 원이면 x개 모두 팔린다. 공급 x을 늘리면 가격 p(x)가 떨어지므로 p(x)를 미분한 p'(x)0보다 작게 된다(그냥 믿으라. 사실이니까). x개를 모두 판매한 수입(h(x))은 수량 곱하기 가격이므로 h(x)=xp(x)이고, x개에서 a개로 추가 생산하여 판매하고 얻은 개당 수입은 h(a)에서 h(x)를 뺀 수입에서 늘어난 양 a-x로 나누면 된다. 이 수입은 x=a에서 h(x)를 미분한 값과 거의 비슷하다.  

[h(a)-h(x)]/(a-x) h'(a) 

이다(이것도 사실이니까 그냥 믿으라.). h(x)=xp(x)를 미분하면 h'(x)=xp'(x)+p(x)이므로 x=a를 대입하면 h'(a)=ap'(a)+p(a)이다. p'(a)<0이므로 h'(a)<p(a)이다. 즉 추가로 생산하여 판매하고 얻은 개당 수입 h'(a)이 시장가격 p(a)보다 싸진다.  

생산량이 증가하면 가격이 떨어지므로 가격인하분 p'(a)이 전체생산량 a에 곱해져 가격인하가 모든 생산 상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손해가 ap'(a)이다. 이것을 고려하기 때문에 독점을 하는 경우 한 개의 제품을 더 만드는 비용보다 시장가격이 작으면 생산을 중지한다. 그러므로 한 생산품을 독점하게 되면 당연히 가격이 부당하게 상승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법률로 독점을 금지한다. 이렇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회사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독점을 했다는 이유로 제소되었던 것이다. 

   
▲ 전기를 독점하면 서민들의 삶은 어려워진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광고는 많이 할수록 좋을까
? 

독점을 하면 독점하는 기업은 광고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꼭 필요한 시설일 뿐 아니라 대체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서비스의 질은 매우 나빠질 것이다. 그러나 한 제품을 여러 곳에서 생산하면 자신의 상품을 알리기 위해서 광고가 필요하다.  

현대는 광고의 사회라고 부를 정도로 광고가 흘러넘친다. 도시의 구석구석이 온갖 광고로 도배되어 있다. 보는 이의 감정은 생각도 안하고 눈이 닿는 모든 곳에서 광고를 볼 수 있게 했다. 편안함을 느꼈던 예전의 지하철이나 버스와 달리 요즈음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려면 눈을 감지 않는 한 광고에서 해방되기 어렵다. 광고! 물건의 정보를 아는데 매우 필요하지만 너무 과장되어 피해가 무척 많다. 그럼에도 광고는 줄지 않는다. 광고가 없으면 물건을 판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고 중에 아마도 텔레비전 광고가 가장 비쌀 것이다. 마치 텔레비전 방송사를 소유하면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는지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무리를 해가며 종합편성채널이라는 텔레비전 방송사를 추가로 허가했다. 이른바 종편이라는 텔레비전 방송이다. 기존의 신문 매체 언론사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방송국을 세우고 방송을 송출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시청률이 거의 나오지 않아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어느 회사가 매일 고정된 시간에 일정한 시간동안 텔레비전 광고를 하여 한 달 동안 x분을 방송했다. 방송이 나간 후 매출을 분석해 보니 방송시간에 따른 판매이익은 f(x)= 2x (억 원)의 그래프에 따른 모양을 보여주었다. 광고를 많이 할수록 이익은 늘어나지만 시간에 비례해서 늘어나지는 않았다. 25분을 광고하면 10억의 이익을 보는데 반해 4배인 100분을 광고하면 두 배인 20억의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현재 이 회사는 매달 400분을 방송하여 40억 원의 이익을 보고 있다.  

광고비가 1분에 6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지출로 현재 이 회사는 400분의 광고를 방영하여 비록 40억 원의 판매이익을 보았으나 24억 원의 광고비를 지출해 결과적으로 16억을 벌었다. 이 회사의 경영진은 이 광고를 계속하는 것이 이익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고 있다. 

시간에 따른 판매이익율은 늘어난 판매이익을 늘어난 광고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즉 비율 또는 변화량이다. 그러므로 어느 시점에 광고 시간에 따른 판매이익율은 그 시점에서 판매이익 함수의 미분값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400분의 광고를 낸 시점에서 시간에 따른 판매이익의 비율은 도함수 f(x)= 1/(x) x=400를 대입한 값으로 1/20 이다. x=400 근방에서 분 당 이익은 약 1/20억 원으로 500만 원 정도라는 것이다. 즉 광고를 1분 정도 더 하면 500만 원 정도의 판매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비용은 600만원이 더 든다. 그러므로 광고를 더 하면 100만원의 손해를 본다는 의미가 된다. 

광고비가 따로 들지 않는다면 광고를 많이 할수록 매출이 높아져 판매이익이 늘어난다. 그러나 광고비가 든다면 광고비는 시간에 비례하여 늘어나지만 매출은 그만큼 시간에 비례하여 늘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적절한 광고를 해야 판매 이익을 최대로 올릴 수 있다. 

다음 편에서 과거 우리는 왜 가족계획을 통해 인구의 증가를 막아야만 했고 지금은 반대로 왜 출산을 장려하는지 미분방정식의 성질을 이용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