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장마비를 멎게 비는 데루데루보우즈 인형

[맛 있는 있일본이야기 248]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지금 일본은 장마철이다. 한국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일본의 장마는 남북으로 긴 일본열도의 특성상 가장 아래 지방인 오키나와가 5월 5일부터 시작되고 동북 지방은 6월 6일 정도에 장마가 시작되어 무려 1달이나 장마 시작이 차이가 난다. 그에 견주면 일본의 중부지방이 장마가 끝날 무렵 한국의 남부지방이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 기간 동안에는 밖의 활동이 적어지고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이렇게 비가 지루하게 내릴 때 일본에서는 <데루데루보우즈, てるてる坊主>라는 인형을 처마 밑에 매달아 두는 풍습이 있다. 흰 천을 펴서 솜을 넣고 실로 묶으면 꼭 사람 머리통 모양인데 여기에 눈코입을 그려 넣고 처마 끝에 대롱대롱 매달아 두면 비가 그친다고 믿는 풍습인 것이다.

 

   
▲ 비가 그치길 바라는 인형을 <데루데루보우즈, てるてる坊主>라고 하며, 처마 밑에 매단다.(왼쪽), 비가 내리길 바라는 인형은 거꾸로 매달며 <아메아메보우즈, あめあめ坊主>라고 한다.

일본의 <데루데루보우즈> 풍습은 헤이안시대(794-1192)의 《카게로우닛키》라는 작품에 나올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오늘날과 같이 일반적으로 널리 확산된 것은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로 보고 있다. 이 인형을 처마 밑에 달았다고 해서 내리던 비가 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인들이 그런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심지어는 인기아이돌그룹인 AKB48 멤버들이 지난 3월 졸업콘서트를 비 때문에 연기하여 며칠 전 6월 8일 날 도쿄에서 7만 명이 모인 가운데 콘서트를 열었다는 기사와 함께 이들도 커다란 <데루데루보우즈>를 매달았다는 기사가 있을 정도다.

재미난 것은 일반적으로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 처마 끝에 매다는 이 인형을 거꾸로 매달면 반대로 비가 내리길 기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아메아메보우즈, あめあめ坊主>라고 한다. 과학만능시대에 어쩌면 벌써 사라졌을 법한 풍습이 일본에는 이것 말고도 많이 남아있다. 흥미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