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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안부 편지를 보내는 풍습 “쇼츄미마이”

[맛 있는 일본이야기 253]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도쿄의 한 여름은 한국의 무더위 보다 더 덥다. 그것은 일본의 습도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더위는 나무 그늘에 가면 어느 정도 식지만 도쿄의 무더위는 그런 여유를 주지 않는다. 너무 덥다보니 자기 자신보다도 가족이나 친지가 생각나는 것일까? 그런 증거가 바로 무더운 여름날 일가친척과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이름 하여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한다면 “무더위 안부 편지”라고나 할까?

쇼츄미마이는 편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직접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 집에 찾아가기도 한다. 편지는 대개 엽서를 보내는데 엽서에는 파도치는 그림이라든가, 시원한 계곡 그림 등이 그려져 있어 엽서를 받는 사람이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게 한다.

 

   
▲ 무더위 안부 편지용 엽서 "카모메메루 (かもめ~る)”광고

일본우편주식회사(日本郵便株式會社)에서는 이 시기를 특별 엽서보내기 기간으로 정하여 1950년부터 “쇼츄미마이용우편엽서(暑中見舞用郵便葉書)”를 발행하고 있다. 또한 1986년부터는 엽서에 복권 번호처럼 번호를 새겨 넣어 당첨되면 상품을 주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무더위 안부를 묻는 쇼츄미마이 엽서 이름을 “카모메메루 (かもめ~る)”라고 하는데 이는 카모메(갈매기)와 메일(일본말에서는 ‘메이루’라고 소리 남)을 합해서 부르는 말이다. 이 엽서는 해마다 6월 초순에 발행한다.

쇼츄미마이를 보내는 시기는 보통 장마가 갠 뒤 소서(小暑)부터 대서(大暑) 사이에 많이 보내는데 반드시 이 기간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입추까지 편지로 무더위 안부를 묻지만 이때가 되면 편지 앞머리에 ‘맹서(猛暑)’라는 말을 쓰고 그 이후에는 ‘잔서(殘暑)’라는 말을 인사말에 넣는다. 이것을 “잔쇼미마이(殘暑見舞い)”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어 끝나가는 날까지 이 안부편지는 계속 되는 것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우체국에 들러 엽서를 사서 손으로 정성스럽게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쇼츄미마이 풍습은 아무리 보아도 아름다운 풍습 같다. 일본에서는 무더운 여름날 안부를 묻는 것 말고도 년말연시에도 대대적인 편지쓰기를 하는데 새해 연하장이 그것이다. 편지쓰기를 지속한다는 것은 인간적인 훈훈한 정을 나눈다는 뜻일 게다.

 

   
▲ “쇼츄미마이”(부더위 안부) 기간을 맞아 야시장이 열린다는 광고 벽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