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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지장보살 신앙”을 지키는 사이타마 마을

[맛 있는 일본이야기 262]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일본 사이타마현에는 ‘움직이는 지장보살 신앙(마와리지조우, まわり地藏)’이 남아 있는데 이는 ‘지장보살상’을 보관함(子)에 담아 집집으로 옮겨 모시는 신앙이다. 올해로 261년째인 이 풍습은 사이타마현 하뉴시 혼가와마타(埼玉 羽生市)에서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관동지방을 흐르는 큰 강인 도네강(利根川)이 흐르는 지역이다 보니 잦은 홍수 피해가 있던 곳이다. 치수시설이 여의치 않던 시절 홍수가 나면 강 인근 주민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되는데 이러다 보니 자연재해를 막아주길 바라는 민간신앙이 성행 할 수밖에 없었다.

 

   
▲ 이동용 지장보살상(왼쪽), 마을 주민이 지장보살상을 지고 다른 집으로 모셔가는 모습

오지조사마(지장보살님)라 부르는 이 불상은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보관함에 담아 집에서 집으로 옮겨 모시고 있는데 이를 처음 만든 것은 천초종원사(淺草宗円寺)의 한 스님이 이 지역에 오고나서부터다.

쇼아쇼닌 (松阿上人)이라 불리는 이 스님은 이 마을에 와서 마을사람들이 늘 불안하게 사는 것을 보고 300여 집을 찾아다니며 시주금을 모아 지장보살상을 만들게 된다. 노송나무로 불상을 만든 스님은 불상을 담을 함을 만들어 당신이 손수 등에 짊어지고 각 가정을 돌며 기도를 통해 마을 사람들이 평안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길 기원해주었다. 이것이 이 지역의 ‘움직이는 지장보살 신앙’의 기원이다.

쇼아쇼닌 스님은 자신이 죽은 뒤에도 이 지장보살 신앙을 버리지 말 것을 유언으로 남겨 마을 사람들은 스님의 뜻을 이어 집에서 집으로 지장보살상을 옮겨가며 극진히 모셨는데 이 지장불상은 자주 옮기다 보니 너무나 손상이 커서 주민회의 결과 불상 수리에 들어갔다. 수리과정 중 불상의 몸 안에서 지장본조각유래(地藏地本尊彫刻由來)가 나왔는데 거기에 이 불상을 1753년 쇼아쇼닌이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왔고 올해로 261년이 된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지장보살상은 얼굴이 매우 아름다우며 무게는 약 20킬로그램이다. 일본에도 불교를 비롯하여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가 있지만 사이타마현 하뉴시 혼가와마타 마을에서는 여전히 옛 전통을 지키며 지장보살상을 모시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