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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세(전통가게)로 넘쳐나는 일본사회

[맛 있는 일본이야기 263]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일본말에 시니세(老鋪)라는 말이 있다. 노포라고 한자로 쓰는 이 말은 말 그대로 ‘오래된 점포’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단순히 오래되었다는 뜻만을 지닌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말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일본국어사전 풀이를 보면 “선조 대대로 가업을 지키며 이어 가는 것” 이라고 되어 있으니 “전통을 이어가는 가게”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 시니세의 하나인 오뎅집으로 유명한 다까키야(高木屋)

이러한 시니세는 578년 창업한 회사로 기네스북에 오른 일본 유수의 건축회사인 금강조(金剛組)를 비롯하여 된장류를 만드는 670년 된 마루야핫쵸된장식품(まるや八丁味), 가마쿠라 말기인 1333년에 창업한 전통과자점 구로다센넨도(田千年堂)가 있다. 전통과자나 빵집으로 치자면 시니세(老鋪)가 가장 많은 분야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1000년 가까운 전통 가게가 일본 전국적으로 즐비하다.

또한 국수를 만드는 미와소멘야마모토 (三輪そうめん山本)도 1717년에 창업을 했으니 올해로 297년째이고, 술 만드는 가게 역시 겐비슈조(菱酒造,1505년 창업)처럼 500년 이상 된 가게가 수두룩하다. 또 시니세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차를 생산하는 가게다. 일본의 유명한 차(茶) 생산지인 우지시(宇治市)의 간바야시�쇼혼텐(上林春松本店.1558)은 창업으로부터 14대째 차를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1319년에 창업한 의약품회사 산코간(三光丸)도 시니세(老鋪) 중의 시니세다. 각 분야에서 시니세가 폭 넓게 자리하고 있다 보니 일본에는 이른바 “시니세학(老鋪學)도 성행하고 있다. 어디서 누가 어떻게 오래된 가게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나하는 것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소개하는 것이다.

 

   
▲ 시니세(老舗學) 책도 등장했다.

이러한 작업은 이제 막 출발한 가게들이 모델로 삼고자 함이니 만큼 앞으로 이러한 가게들도 100년, 500년 앞을 내다보고 장사의 첫발을 내디딘다는 점에서 일본의 시니세(老鋪)는 단절됨이 없이 그 전통을 꾸준히 이어 나갈 것으로 본다. 부침(浮沈)이 심한 현대사회에서 길게는 천여 년 이상을 이어오고 있는 일본의 시니세가 연구 대상이 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