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얼레빗 = 이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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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든 새벽시장의 재미는 그곳 사람들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연길시내에 있는 "수상시장"도 그러한 곳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 답사(9월24일~10월 1일) 마지막날인 10월 1일 아침 6시, 도다이쿠코 작가와 기자는 연길 시내 "수상시장"엘 찾아 갔다.
숙소인 연길시 우시가(牛市街) 경포여관에서 걸으면 20분 거리에 있다. 우리는 이른 아침 우시장거리(牛市街)를 지나 느린 걸음으로 "수상시장"쪽으로 걸었다. 우시장거리라고 해서 옛날 시골의 우시장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소를 사고 파는 거리가 아니다. 예전에 이곳에는 소를 사고 판 모양이지만 이제 이름만이 남아 있을뿐 한국의 중소도시를 연상케하는 상당한 수준의 거리 모습이다.
수상시장은 물위에 떠있는 시장은 아니며 연길시내를 흐르는 '브르하퉁강변'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시장으로 지금은 새벽시장으로 운영되고 있어 아침 6시부터 2시간 정도 장이 선뒤 8시면 파장된다. 브르하퉁이란 만주어로 "버드나무"를 뜻하는데 이 강변에 버드나무가 즐비하게 있었던 모양이나 현재는 강폭이 좁은 강 주변을 시멘트로 잘 손질해두어 산책길로 쓰고 있으며 그 한쪽 켠에 새벽시장이 열린다.
시장에 들어서니 벼라별 물건들이 눈에 띈다. 아침 기온이 팍 떨어져서 인지 시장에는 두툼한 옷을 비롯하여, 신발,머플러,모자 따위와 선그라스, 라디오는 물론이고 도라지, 더덕 따위의 말린 산나물과 대추,밤,귤 등의 생과일,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한약재, 무우,배추,생강,파,오이 등의 채소도 한무더기씩 해놓고 파는 것이 영락없는 한국의 시골 어느 시장 모습 같다.
더 흥미로운 것은 시장 안에 "익은 음식"을 파는 곳이다. 익은 음식이란 다름아닌 순대국, 개장국, 국밥 등 아침 해장 거리들도 즐비하다.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는 새벽시장에는 헌책방 아저씨도 반드시 나온다니 대단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기자도 이곳에서 몇권의 조선족 관련 책을 샀는데, 이날 헌책방 아저씨는 세곳 정도 좌판을 벌이고 있었으나 값은 제 각각 이었다.
새벽시장에서 해장국으로 요기를 하면서 도다이쿠코 작가와 기자는 7박 8일간 항일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는 여정을 마무리했다. 시장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북한산이라고 쓴 도라지를 파는 아저씨의 물건을 팔아 줄겸 우리는 고향집에 선물할 산더덕과 말린 도라지 약간을 샀다.
시장 입구로 나오다 보니 개를 통째로 잡아다 부위별로 파는 모습이 보여 사진을 찍으려 하니 손사래를 친다. 기자가 2~30년 전 한국의 시골에서 흔히 보던 정경을 연길의 수상시장에서 다시 보자니 여러 감회가 느껴진다. 한 시간 여 시장 구경을 하고 국밥 한그릇을 먹고 시장을 나서면서 새벽시장에서 훈훈하고 아름다운 인심을 파는 연길 동포들의 삶이 더 여유롭고 건강하길 빌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