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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의 생체실험 지휘자 이시이시로

[맛 있는 일본이야기 269]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도저히 그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흑룡강성 평방 지역의 731부대는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전율이 느껴진다. 일본이 패전 뒤에 이 부대를 폭파하고 떠나기 전에는 교도소를 능가하는 담장이 둘러쳐져 있었을 뿐 아니라 이곳의 모든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이곳은 철저히 외부 세계와 차단된 하나의 거대한 왕국이었다.

731부대에 들어선 139개의 건물에는 각종 세균실험을 할 수 있는 시설물들과 함께 이곳에 근무하는 일본군의관의 숙소와 군인가족 사택, 학교, 세탁소, 예배당을 비롯하여 심지어는 부대 안에 비행장까지 갖추고 중국내 세균전을 위한 생체실험이 이뤄진 곳이다.

현재 중국정부는 731부대를 복원하여 이곳에서 자행한 일본군의 만행을 그대로 재현해놓고 있다. 이곳에서는 모든 실험대상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팔에 세균을 주입하는 밀랍인형을 비롯하여 잡아온 여성의 배를 가르는 모습 등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천인공로할 일이 벌어졌음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 중국 하얼빈 731부대유적지 전시관의 이시이시로 모형(왼쪽), 악명높은 생체실험의 대부 이시이시로의 731부대 시절 모습

그 가운데서 눈에 띄는 곳은 731부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이시이시로(石井四郞,1892~1959) 등 일본 군의관들의 활동 모습이다. 이시이시로는 일본 교토대학에서 세균학을 전공한 의사로 그는 731부대에서 일본이 세균전을 할 수 있도록 그 토양을 마련한 인물이다. 지하 전시실 한 구석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시이와 그 부대원들의 흑백 사진은 끔찍한 생체실험을 한 인물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쑥해보였지만 그들은 인류역사상 씻을 수 없는 잔인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인물들이다.

“전후 일본은 중국 침략 전쟁에 있어서 화학무기의 대규모 사용에 대해 징벌과 심판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화학무기의 피해를 입은 중국 인민에 대하여 사죄도 하지 않았다. 중국 땅에서 일본이 폐기하고 간 화학무기 처리에 관한 문제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일본정부는 일본이 폐기한 화학무기 문제에 관해 성의를 갖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하며 정치, 도덕, 법률적인 책임을 지고 이 문제를 해결 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 흑룡강성 하얼빈 731부대 유적지에서 필자


이는 중국인민해방군화학원, 하얼빈시사회과학원 이름으로 731부대 역사박물관에 내건 성명문이다. 눈이 있어도 볼 수 없고 귀가 있어도 다 들을 수 없는 비참한 생체실험의 현장 731부대 전시실을 다 돌고 나오다 마주친 일제국주의 군복 차림의 이시이시로 모형은 살갗에서 소름이 끼치게 만든다. 패전 뒤 731부대의 자료를 미국 측에 넘기는 조건으로 이시이시로 등 전범 등이 살아남아 말년에 병사 할 때까지 호화호식하며 일본 땅에서 안락하게 살다가 죽기 전에 기독교에 귀의하였다는 소식을 들으니 천국을 구걸한 일 치고는 너무나도 씁쓸하다. 이시이 손에 의해 비명에 죽어간 이들을 일본은 어떻게 처리 할 것인지 아직도 침묵 중이니 이 역시 갑갑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