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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굿

[뜻] 2)그물이 가라앉지 않도록 벼릿줄에 듬성듬성 매는 가벼운 몬=뜸
[보기월] 마음이 그래서 그랬는지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보굿이 있었던가 봅니다. 
 
 
생각지도 않은 일 때문에 가슴 아픈 날이었습니다. 제가 간수를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만 여러 날 해 놓은 일이 담긴 것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새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남한테 말을 하기도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도 아파서 바람을 쐬러 갔습니다. 일이야 새로 하면 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던 다른 것들까지 없어져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날씨는 흐렸지만 앞이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차가운 바람을 맞으니 좀 시원해졌습니다. 겨울 바닷바람이 저를 보고 얼을 차리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마음을 추스리며 바다 구경을 했습니다. 갈매기도 날고 고깃배들도 오가는 게 보였습니다. 
 
배 하나가 제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에 서더니 뭔가를 건져 올렸습니다. 뭔가 했는데 바로 그물이었습니다. 마음이 그래서 그랬는지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보굿이 있었던가 봅니다. 눈 앞에서 그물을 올리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여러 가지 물고기가 걸려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좋은 구경을 한 셈입니다. 
 
 바람을 쐬러 갔던 바닷가에서 좋은 구경을 하면서 마음을 달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해야 한다는 바쁜 마음에 발길을 돌려 집으로 달려 와서 일을 했습니다.^^
 
 '보굿'은 1)(소나무와 같은)굵은 나무줄기에 비늘 모양으로 덮여 있는 겉껍질'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게 물에 잘 뜨기 때문에 그물에 달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뜻이 위와 같이 번졌다고 하겠습니다. '한자말'로는 '부표'라고 하고 다른 토박이말로는 ''이라고도 한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네요.
1) - 보굿을 들춰 보니 그 속에 벌레 알들이 숨어 있었다.(표준국어대사전)
2) - 그 선원은 그물에 달린 보굿을 손보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