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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각

[뜻] 다시마, 김, 깻잎 따위에 찹쌀풀을 발라 말렸다가 기름에 튀긴 건건이(반찬)
[보기월] 여러 가지 건건이 가운데 김부각이 제 입에 딱 맞았습니다. 
 
설은 잘 쇠셨습니까? 저도 잘 쇠고 왔습니다. 설 다음날 큰애가 아파서 잠을 설친 것 말고는 걱정 없이 잘 지냈습니다. 잇쉼(연휴) 마지막날을 뜻 깊게 보냈습니다. 미처 인사 드리지 못한 분들께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와서는 집가심을 했습니다. 콩켸팥켸가 되어 있던 책상을 깔끔하게 치웠습니다. 버릴 것들을 가려서 버리고 갈무리할 것은 챙겨 넣고 나니 기분까지 맑아졌습니다. 
 
저녁밥은 가시집에 가서 먹었습니다. 큰애가 아픈 바람에 밥도 한 끼 같이 먹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었는데 그런 제 마음이 가 닿았던가 봅니다. 설날 장만했던 먹거리에 가시언니가 사 온 과메기까지 입맛을 당겼습니다. 여러 가지 건건이 가운데 김부각이 제 입에 딱 맞았습니다. 늘 그렇지만 그렇게 배가 부를 때까지 먹고 배를 두드리며 뒤늦게 뉘우쳤습니다. 참아야 했다고 말입니다.^^
 
'부각'하면 생각나는 게 '튀각'입니다. 둘 다 기름에 튀긴 것이지만 '부각'은 '찹쌀옷'을 발라 튀긴 것이고 '튀각'은 그냥 튀겨서 다른 이름을 가졌나 봅니다. 어릴 때 어머니께서 해 주시던 가죽 부각이 생각납니다. 다시는 먹을 수 없어서 더 그리운 맛입니다. 
 
엊그제 21날은 온누리 어머니말날(세계 모국어의 날)이었습니다. 설잇쉼에 묻혀서 새기는 사람이 거의 없이 지나가 버려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저는 마음 속으로 이날을 '토박이말날'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글을 기리는 날은 있는데 그 글을 낳은 우리말을 기리는 날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우리말 가운데 가장 우리말다운 토박이말을 기릴 수 있는 더 좋은 날이 나올 때까지 이날을 '토박이말날'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