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그림 오희선 작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충청 감사 김육(金堉)이 보고를 올리기를, "선혜청(宣惠廳)의 대동법(大同法)은 실로 백성을 구제하는 데 절실합니다. 경기와 강원도에 이미 시행하였으니 본도(本道)에 무슨 행하기 어려울 리가 있겠습니까. (가운데 줄임) 지금 만약 시행하면 백성 한 사람도 괴롭히지 않고 번거롭게 호령도 하지 않으며 면포 1필과 쌀 2말 이외에 다시 징수하는 명목도 없을 것이니, 지금 굶주린 백성을 구제하는 방법은 이보다 좋은 것이 없습니다." 하였다. 위는 《인조실록》 37권, 인조 16년(1638년) 9월 27일의 기록입니다. 김육은 대동법의 시행이 백성을 구제하는 방편이면서 나라 재정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시책이라 생각하였던 것이지요. 물론 처음에는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지만, 효종을 설득하여 효종 2년에는 호서지방, 효종 9년(1658년)에는 호남지역에도 대동법이 시행되도록 했습니다. 그런 그가 죽자, 효종은 “어떻게 하면 국사를 담당하여 김육과 같이 확고하여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을 정도였지요. 직접 농사를 지은 경험으로 진정 백성을 위한 정책을 고집스럽게 펼쳤던 김육 같은 사람은 지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넘차 너화넘 어너 어허 너엄 어이 가리 넘차 너화넘 북망산천이 멀다더니 저 건너 안산이 북망이로구나. 어넘차 너화넘 인제 가면 언제나 올라요, 오시만 날을 일러 주오. 어넘차 너화넘 물가 가재는 뒷걸음치고 다람쥐 앉아서 밤을 줍는다. 원산 호랑이 술주정을 허네 그려. 어너 어너 어너 어너 어허 어이가리 넘차 너화넘. 아이고 마누라, 날 버리고 어디 가오.” 상여꾼들이 구슬프게 상엿소리를 부른다. 곽씨 부인이 죽어 상여가 나가는 것이다. 무대에서 상여꾼들이 부르는 소리건만 객석은 숨을 멈추고 소리 없이 오열한다. 마치 서양 클래식 포레의 ‘레퀴엠’이 울려 퍼지는 듯하다. 어제 9월 26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는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의 창극 <심청가>가 무대에 올려졌다. 2018년 초연과 2019년 재연 당시 격조 높은 판소리의 멋과 정제된 무대 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은 작품으로,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는데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손진책이 극본과 연출을,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을 맡았다. 거기에 독보적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9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습니다. 이번에 세계유산에 오른 「가야고분군」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는 7개 고분군으로 이루어진 연속유산입니다. 7개 고분군은 ▲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 ▲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 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군, ▲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이지요. 그런데 고분이 1,700여 기나 있는 상주 함창 오봉산 고분군 곧 고녕가야 고분군은 낙동강 상류지역에 있는 것으로 가히 가야를 대표하는 정도 이상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런데도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올린 학자들과 문화재청은 이를 외면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목록에서 빼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고분들이 분명 존재하는데도 정부가 방치한 틈을 타서 대규모 도굴이 이루어져 1,700여 기나 된다는 고분들 가운데 현재 온전한 고분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만큼 훼손되었습니다. 왜 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갈 같 날 - 한밝 김리박 낮때와 밤때가 똑 같다 하느니 오면 앗 읽고 달 돋으면 임 생각고 고요히 깊어가는 갈 선비는 졸 닦고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서서히 음의 기운이 커지는 24절기 열여섯째 추분(秋分)이다. 《철종실록》 10년(1859) 9월 6일 기록에 보면 “추분 뒤 자정(子正) 3각(三刻)에 파루(罷漏, 통행금지를 해제하기 위하여 종각의 종을 서른세 번 치던 일)를 치면, 이르지도 늦지도 않아서 딱 중간에 해당하여 중도(中道)에 맞게 될 것 같다.”라는 내용이 보인다. 여기서 중도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바른길’을 말하고 있는데 우리 겨레는 추분이 되면 더도 덜도 치우침이 없는 중용의 도를 생각하려고 했다. 세상일이란 너무 앞서가도 뒤처져도 안 되며, 적절한 때와 적절한 자리를 찾을 줄 아는 것이 슬기로운 삶임을 추분은 깨우쳐 준다. 또 추분 무렵이 되면 들판의 익어가는 수수와 조, 벼들은 뜨거운 햇볕, 천둥과 큰비의 나날을 견뎌 저마다 겸손의 고개를 숙인다. 내공을 쌓은 사람이 머리가 무거워져 고개를 숙이는 것과 벼가 수많은 비바람의 세월을 견뎌 머리가 수그러드는 것은 같은 이치일 것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고려 후기 학자 이곡의 《가정집(稼亭集)》에는 《화엄경》 속 담무갈보살(금강산에 머무는 보살)이 1만 2천 보살을 이끌고 금강산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렇듯 예부터 이 금강산을 사람들은 신성한 영역으로 여겨왔습니다. 또 그 비경에 푹 빠진 조선 시대 화가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붓을 들고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한 폭에 그림으로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진경산수화로 잘 알려진 겸재 정선의 <정양사>가 있습니다. <정양사>는 금강산에 있는 유명한 절인 정양사에서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보고 그린 작품입니다. 정선은 능숙한 솜씨로 정양사가 있는 왼쪽 토산의 부드러운 모습은 둥긋한 산의 형태로 잡아내고 수풀이 울창한 모습은 붓을 뉘어 그린 미점(米點)으로 빽빽하게 찍어 표현했습니다. 암봉이 서려 있는 오른쪽 화폭은 강한 필세를 가진 수직선으로 그렸는데 소향로봉, 대향로봉, 비로봉 따위 봉우리 모습을 날카롭고 각지게 표현해 왼쪽의 토산과 대비되게 그렸습니다. <정양사> 왼쪽 위에는 ‘정양사 겸노(正陽寺 謙老)’라고 써두었는데 이를 보아 이 그림은 노년기의 정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대한민국의 국가무형문화재에 <조선왕조궁중음식(朝鮮王朝宮中飮食)>이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궁궐에서 차리던 음식으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대표합니다. 특히 임금이 드시는 것에는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과 이른 아침의 초조반상(初朝飯床), 점심의 낮것상 등 네 차례 식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초조반상은 이른 아침에 죽과 마른찬이며,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은 12가지 반찬이 올라가는 12첩 반상차림으로 원반과 곁반, 전골상의 3상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여기서 사람들은 궁중요리 하면 12첩 반상을 생각하고 기름진 것들로 그득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임금과 왕비의 수라상에 올릴 생채음식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신선한 푸성귀(채소)를 수라상에 올리려고 서울 뚝섬에 ‘농푸꼬지기’라는 일꾼을 두었고, 창덕궁 후원에는 궁중에서 필요한 푸성귀를 기르는 내농포(內農圃)를 만들었지요. 그뿐만이 아니라 수라간에는 채증색(菜蒸色)이라는 푸성귀 요리 전문가 6명을 별도로 두었을 정도입니다. 또 수라상에는 숙채(熟菜)라 하여 푸성귀를 익혀 조리한 반찬과 푸성귀를 날것으로 조리한 생채를 올렸는데, 대표적인 궁중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2020년 8월 20일 광복회와 ‘국가(國歌)만들기시민모임’은 국회소통관에서 오랜 노력 끝에 베를린의 독일 연방 문서보관소(Bundesarchiv)에서 에키타이 안(안익태)의 만주국 건국 10돌 음악회 지휘 동영상을 입수하여 영상 공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영상은 1942년 9월 18일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혼성 합창단을 위한 교향 환상곡 ‘만주국(Mandschoukuo)’>이라는 곡명으로 에키타이 안이 지휘한 것입니다. 이날 공개한 영상의 절정에 해당하는 합창 부분의 대본은 에하라 고이치가 썼는데 그는 주베를린 만주국 공사관의 참사관이었으며, 주독 일본 첩보기관(IS)의 총책으로 경제무역, 문화선동, 첩보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지요. 에키타이 안은 바로 이 에하라 고이치의 사저에서 1941년 말부터 1944년 4월 초까지 살며 그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였습니다. 에키타이 안은 그 대가로 일본제국과 나치독일의 고급 선전원(프로파간디스트)로서 용역을 제공한 것입니다. 만주국을 찬양하고 일본ㆍ독일ㆍ이탈리아 3국의 단결을 노래한 이 합창 부분은 오늘날 <한국 환상곡&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웃 사람 - 허홍구 동네 골목길을 지나다가 가끔 낯선 분의 인사를 받는다 ‘안녕하세요’ 하며 반갑게 웃음꽃 피우며 지나가신다. 어, 내가 아는 사람인가? 누구지 하고 궁금했었다 나는 모르겠는데 저분은 나를 어떻게 알까? 다음 만나면 내가 먼저 인사해야지 그래, 우리 서로 모른다 한들 어찌 이웃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낯설어도 같은 동네 가까운 이웃이다. 예전 농가에서는 한로, 상강 무렵 가을걷이로 한창 바빴다. 〈농가월령가〉에 보면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 마친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라는 구절이 보인다. 이를 보면 이때 가을걷이할 곡식들이 사방에 널려 있어 일손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속담에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 "가을 들판에는 대부인(大夫人) 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라는 말이 있는데, 쓸모없는 부지깽이도 필요할 만큼 바쁘고, 존귀하신 대부인까지 나서야 할 만큼 곡식 갈무리로 바쁨을 나타낸 말들이다. 이렇게 바쁘게 일하다 허기진 농부들에게 기다려지는 게 새참 때였고 이때 빠질 수 없었던 것은 막걸리였다. 막걸리는 이른바 '앉은뱅이 술' 가운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노래 되고 시가 되고 이야기 되고 안주 되고 내가 되고 니가 되고 그대 너무 아름다워요 그대 너무 부드러워요 그대 너무 맛이 있어요 감사합니데이 위 노래는 2002년 발표한 강산에의 7집 음반에 있는 노래로 함경도 사투리가 맛깔나는 ‘명태’입니다. 국민 생선 명태는 지방, 크기, 어획 방법 등등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가장 흔하게 불리는 별명은 북어(北魚)지요. 명태는 북어말고도 이름이 참 많은데 우선 생태(生太), 동태(凍太), 노가리가 있고, 알을 막 낳고 잡힌 명태는 꺽태, 알을 밴 채로 잡힌 명태는 난태, 눈과 바람을 맞으며 낮에 녹았다가 밤에 얼기를 너덧 달 반복하면 해장국의 으뜸 재료인 황태가 됩니다. 재미난 것은 황태를 만들 때 바람이 많이 불면 육질이 흐물흐물해진 찐태가 되고, 너무 추우면 꽁꽁 얼어붙은 백태가 되며, 너무 따뜻해지면 검게 변해서 먹태가 돼 상품 값어치가 떨어지고 서자 취급을 받습니다. 그런가 하면 명태를 잡을 때 따라 봄에 잡은 것은 춘태, 늦봄 마지막에 잡은 것은 막물태, 가을에 잡은 것은 추태라고 부르며, 어획시기에 따라 일태, 이태, 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