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째인 ‘대설(大雪)’입니다. 소설에 이어 오는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원래 역법(曆法)의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과 맞춘 것이기에 우리나라의 경우 반드시 이때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틀 전엔 수도권에 눈이 내려 길이 얼어서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 동짓달이라(時維仲冬爲暢月) 대설과 동지 두 절기 함께 있네(大雪冬至是二節) 이달에는 호랑이 교미하고 사슴뿔 빠지며(六候虎交角解) 갈단새(산새의 하나) 울지 않고 지렁이는 칩거하며(不鳴蚓結) 염교(옛날 부추)는 싹이 나고 마른 샘이 움직이니(乃挺出水泉動) 몸은 비록 한가하나 입은 궁금하네(身是雖閒口是累) ... 아래 줄임) ... 위 시는 열두 달에 대한 절기와 농사일 그리고 풍속을 기록한 김형수(金逈洙)의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로 호랑이가 교미하고 사슴뿔이 빠진다고 합니다. 이때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 대비해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을 챙겨 먹는 지혜도 돋보입니다. 특히 제철 음식으로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 예방에 탁월한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은 2025 국립국악관현악단 청년교육단원 결과 발표회 <청풍국악(靑風國樂)>을 12월 26일(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청년교육단원 45명이 1년여 동안 쌓아온 기량과 성과를 선보이는 무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예술단체 청년교육단원 육성’ 사업의 하나로 1년여 동안 청년교육단원 사업을 진행했다. 청년 예술가들에게 공공 무대 참여기회와 전문 교육을 제공해 차세대 연주자를 발굴·육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25년 2월 공모와 내·외부 전문가 심사를 거쳐 45명의 청년교육단원을 뽑았다. 뽑힌 단원들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다양한 공연에 객원 연주자로 참여하는 한편,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적 역량을 향상해 왔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수석 단원으로부터 직접 연주법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지도, 지휘자ㆍ작곡가로부터 곡을 분석하고 표현하는 비법을 익히는 연구회, 공연기획ㆍ악보 읽기(스코어리딩)ㆍ연주 평론까지 폭넓은 주제의 교육으로 실무와 이론을 두루 익혔다. 또한 내부 실기시험을 통해 11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서울 강서구(구청장 진교훈)는 오는 12일(금)부터 14일(일)까지 강서아트리움(가로공원로 195) 아리홀에서 창작뮤지컬 '도연'을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광복 80돌을 맞아 지난해 초연했던 뮤지컬 '도연'을 재공연해, 독립운동의 의미와 역사적 값어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도연'은 1919년 2월 8일 도쿄 YMCA에서 실제 벌어진 2·8 독립선언을 배경으로, 상산 김도연 선생을 중심으로 한 조선 청년 유학생들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공연은 2ㆍ8 독립운동 당시 조선 청년 유학생들이 겪은 시대의 아픔과 고민 그리고 희생정신에 대해 노래한다. 독립의 꿈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무엇을 향해 가야 하는지 고뇌하는 모습을 깊이 있게 그렸다. '도연' 공연은 강서구립극단 전순열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아, 극단 단원 8명과 객원 단원 2명의 출연으로 완성됐다. 공연 시간은 12일(금) 저녁 7시 30분, 13일(토) 낮 2시와 저녁 6시, 14일(일) 낮 3시로 모두 4회 진행된다. 관람료는 1만 원이며, 강서구민은 50% 에누리가 적용된다. 관람권 수령 시 신분증 등과 같은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공연 입장권은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70대 어르신들로 구성된 소단샘문화예술극단(단장 김명호)의 '옹달샘'이 오는 12월 26일 금요일, 세미갤러리 전시 2관에서 특별한 낭독극 공연을 선보인다. 2026년 5월 본 공연에 앞서 공개되는 이번 낭독극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번 무대에는 1년 차 신예부터 10년 차 이상의 베테랑 실버 생활 연극배우인 김복실, 황명숙, 이건, 이윤철, 신정숙, 송인기, 정선희, 김은숙 배우가 출연하여 열연을 펼친다. 또한, 시낭송가이자 7년 차 80대 생활 연극배우인 강민자 배우가 발성 및 낭독 지도를 맡고 7년 차 생활연극연출과 극작을 하는 70대 김명호 작가가 연출을 맡아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처럼 70대의 생활 연극배우들은 삶의 지혜와 경험이 응축된 연기로 실버세대의 진솔한 애환과 희망을 그려낸다. 연극 '옹달샘'은 작고 보잘것없는 샘물이 지친 나그네에게 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용기를 불어넣듯,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던 어르신들이 연극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감동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 특히 '옹달샘'은 연극 속의 연극이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펼쳐진다. 배우들 각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구려의 산성과 요샛길 풀섶에 서린 주몽의 발자취 (빛) 여기도 전쟁은 스쳐 갔으리 (돌) 북소리 말발굽 소리 들리듯 (달) 달빛 속에 개구리 개골개골 (심) ... 24.11.11. 불한시사 합작시 불한시사의 고구려 유적 답사 여정은 국내성과 환도성을 품은 집안에서 시작되어 통화(通化)를 향해 나아갔다. 오녀성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은 끝내 마음에 남았다. 늦가을 산은 이미 입산금지령으로 닫혀 있었고, 우리는 그 산허리에 잠든 세월을 뒤로한 채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유하(柳河)에서의 하룻밤을 지나, 우리는 고구려의 옛 성곽이 온전히 남아 있는 라통산(羅通山)의 능선을 올랐다. 사방이 탁 트인 일망무제의 요새 위에서 바라다본 옛 고성(古城)은 놀라우리만큼 잘 보존되어 있었다. 산정의 사방을 따라 성채가 둘러 있고, 병영의 훈련장과 지휘부의 집터, 그리고 말 먹이던 연못까지 그 시대의 숨결을 지닌 채 고요히 남아 있었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어 산성 안에는 도교의 도사들이 머무는 도관(道觀)이 자리하고 있었고, 먼 옛 장수들의 숨결과 새 주인들의 청정한 기운이 한자리에 어우러져 묘한 정취를 이뤘다. 국내성을 뒤로하고 통화를 향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지난 11월 18부터 19일까지 서울 자문밖아트레지던시 팔각정에서 열린 이지현 안무가의 〈CREW〉는 몸과 공간, 빛과 텍스트가 서로를 넘나들며 하나의 흐름으로 응축된 공연이었다.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흰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만들어낸 장면들은 단순한 군무가 아니라 서로의 숨과 무게가 맞물리며 형성한 움직임의 연합이었다. 움직임과 움직임이 지탱하고 스치는 경계에서 하나의 흐름이 생성되는 순간들—그 순간들이 〈CREW〉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CREW〉 : 크루는 ‘같은 목적을 위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흔히 무대 퍼포먼스에서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무용수들은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축을 확인하며 미세한 균형을 교환했고, 다시 모이고 흩어지는 반복 속에서 관계가 다시 쓰이는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는 단순한 안무 설계의 결과라기보다, 인간이 타인의 무게와 시선을 어떻게 감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풀어낸 ‘관계의 풍경’이었다. 이 흐름의 안쪽에는 언제나 조용히 스며드는 한 사람이 있었다. 작고 단단한 체구의 이지현 안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여자들도 모두 남자 꿈을 먹고 사는 것 아닌가요? 하하하.” K 교수가 역습했다. “글쎄요, 그건 아닐 거에요. 여자들은 아마도 예쁜 옷을 입고 싶다는 꿈을 먹고 살지 않을까요? 병상에 누운 80살 할머니도 예쁜 옷을 선물하면 좋아할 거에요. 그런데 교수님은 당신입술 말고 어떤 술을 좋아하세요?” “저도 소주나 맥주보다는 좀 비싸서 그렇지 양주를 좋아합니다.” “양주 중에서도 어떤 브랜드?” “올드파라는 양주를 아세요? 할아버지 그림이 그려있는 양주 말이에요. 저는 올드파가 맛이 좋던데요. 조금 비싸서 그렇지.” “네 올드파 알아요. 그 할아버지 그림을 루벤스라는 화가가 그렸다고 하죠.”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몇 살까지 살았는지 아세요?” “아이 참, 교수님도... 그걸 어떻게 알아요?” “올드파 할아버지는 제가 환경공학개론을 강의하면서 대기오염 설명할 때 소개하는 할아버지입니다.” 그러면서 K 교수는 올드파에 얽힌 일화를 미스 K에게 재미있게 설명하였다. 올드 파(Old Parr)라는 양주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 산 인물로 추앙받는 토마스 파(Thomas Parr)를 기리기 위해 1871년에 처음 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11월 25일부터 오는 2028년 12월 3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우석로 70. 국립춘천박물관 상설전시실 브랜드 2에서는 ‘강원의 불교미술, 깨달음을 찾는 길’ 전시를 열고 있다. 강원의 청정한 자연은 괴로움을 씻어내고 깨달음을 구하는 불교 수행에 적합하다. 372년 고구려에서 불교를 수용한 이래 온 나라에 불교 건축물과 미술품이 제작되었다. 강원 지역 불교 관련 가장 이른 기록은 신라와 관련이 있다. 신라시대의 유명한 승려들이 금강산, 오대산, 낙산사 등에 행적을 남겼다. 통일신라의 경주와 인근 지역 다음으로 강원에서 불교문화가 융성했다. 고려시대에는 원주를 중심으로 규모가 큰 절들이 건립되었다. 원주의 철과 돌로 만든 큰 불상, 금강산의 티베트 불교 양식 보살상으로 강원 불교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월정사, 유점사 등 지역의 중심 절들은 조선시대에도 명맥을 유지했다. 이러한 불교미술의 자취를 강원 곳곳과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새롭게 조성된 이 전시실에서는 불교의식구와 불교조각으로 ‘깨달은 자’ 부처가 무엇을 깨달았고, 이를 어떻게 실천하며, 깨달음의 세계는 어떠한지를 깊이 탐색하고자 한다. 깨달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성북구립미술관은 2025년 2월 26일(수)부터 2026년 6월 30일(화)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로 134. ‘2025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조각가 이길래의 《생이 깃든 소나무》전을 열고 있다. 미술관 옆 복합문화공간 ‘거리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기존 연작을 포함하여 신작 <생이 깃든 소나무>(2025) 등 모두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길래는 지난 30여 년 동안 자연의 생명력과 생성 원리에 관해 탐구해 왔다. 일찍이 절단된 동파이프 조각들로 자연의 형상을 빚어낸 작가는 2000년대 말부터 나무 연작을 이어왔으며, 이후 한국인의 정신을 표상하는 소나무를 주요 창작 동기로 삼아 작품 세계를 심화시켜 왔다. 수백, 수천 개의 동파이프 단면들은 작가의 끈질기고 집요한 노동의 시간을 통해 생성과 응집을 반복하며 영원히 ‘죽지 않는 소나무’의 형상으로 재탄생되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길래는 소나무와 그 뿌리, 돌 등의 형상을 통해 성북의 자연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오래전부터 울창한 소나무 숲이 우거진 성북동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던 화가들, 성북의 돌산에서 직접 캐낸 바위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는 전국에 퍼져있던 의병 세력을 모아 13도 의병 연합군을 조직하여 서울진공작전을 펼친 <13도창의군 결성>을 ‘2025년 12월의 독립운동’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13도창의군은 1905년 이후 일제의 국권 침탈이 본격화되자 전국에서 확산한 의병항쟁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결성된 전국적 연합의병부대였다. 대한제국 정부가 외교권을 빼앗기고 군대까지 강제로 해산되자, 해산 군인과 각지의 의병이 결집하며 투쟁이 확대되었다. 강원ㆍ경기에서 활동하던 이인영과 허위를 중심으로 전국 의병 지도자들이 연합하여 1907년 말 13도창의대진소를 조직했고 이인영이 총대장, 허위가 군사장으로 추대되었다. 이들은 일제 통감부를 공격해 일제와 강제로 맺은 조약을 파기하고 국권을 회복하며 친일 관료를 처단한다는 목표로 서울진공작전을 계획하였다. 1만 명 규모의 의병이 지평과 양주에 집결해 여러 전투에서 일본군과 치열하게 싸웠으나, 후속부대의 본진 도착 지연과 탄약 부족 등으로 서울까지 진공이 어려워졌으며, 일본군의 대대적 탄압이 이어지면서 민긍호(1962년 대통령장)ㆍ이강년(1962년 대한민국장)ㆍ허위(1962년 대한민국장)